•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대권행보를 위한 기지개를 폈다. 박 전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 개인사무실을 열고 실무진을 투입,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박 전 대표의 근황과 최근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유 의원은 "당대표직을 마친 6월 이후 휴식과 상처치유, 개인일정등으로 공식일정을 자제해왔지만, 대외인사 접촉과 외부행사 등을 위한 기능을 수행하기위한 확대비서실 개념의 사무실을 열게됐다"고 밝혔다.

    활발한 대권행보를 잇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비해 박 전 대표는 지나칠 정도로 눈에 띄지않았느냐는 지적에 유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당대표를 지낸 사람으로서 내년 대선과 관련해 조기과열이라는 부작용을 가져와서도 안되고, 당이 지도부 중심으로 정상운영돼야한다는 생각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날 개소한 사무실역시 '대선캠프' '선거대책본부'의 의미가 아니라며 실무적으로 필요한 인력으로만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또 "박 전 대표는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두 유력주자들과는 정치환경에서 차이가 있다"면서 "내주 독일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만나고, 유렵연합(EU)와 나토(NATO)도 방문해 현안을 논의하게되며, 이후에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에 충실하게 된다"고 향후 일정을 전했다.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의 '청계천 복원', 손 전 지사의 '일자리 창출'과 같은 '실행업적'이 부족하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지난 2004년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상황에서 현재 한나라당이 국민으로부터 지지받는 정당으로 만든 것으로 그동안 박 전 대표의 역할을 설명할 수 있다"며 "박 전 대표의 정치철학과 정책적 견해는 지금부터 밝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타 경쟁주자들과의 비교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 얘기하기 이르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유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최고의 매력으로 "누구보다 원칙과 약속을 지키며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 점"을 꼽았다. 그는 "국민들이 이런 점에서 가장 애국적이고 사심없이 국민을 위해 일할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전효숙 헌법재판소장후보자 인준문제를 둘러싼 당 지도부내 갈등, 특히 강재섭 대표의 당권장악력 부족에 대한 정치권의 시각에 "직전 대표를 지낸 박 전 대표는 지도부 중심의 정상적이고 발전적인 운영이 되도록 후원하고 있으며, 또 역할을 해야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의 발언으로 촉발된 '한-민 연대'가능성에 대해서는 "곧바로 양당의 정치연대로 예단하는 것은 성급하지만, 지역중심의 정치구도 타파를 위한 정책과 정서적 연대는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인터넷공간에서 이 전 시장 지지자와 박 전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 벌어진 상호비방전과 관련, 유 의원은 개인적 생각이라는 전제하에 "유력 대권주자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컸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며,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한나라당이 승리해야한다는 마음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다만 지나친 비방과 과열은 자제해 지지자들의 애정만큼 대권주자들이 각기 열정을 다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방향으로 진전해야한다"며 "크게 걱정할 상황을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