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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정,노무현,또 다른 노씨들

입력 2006-08-25 15:23 수정 2009-05-18 14:46

요즘 이 나라가 노씨의 나라가 아닌가 할 정도로 노씨들이 온 나라를 뒤 흔들고 있다. 노현정 아나운서가 재벌가의 청년과 결혼을 함으로서 온 나라를 뒤흔들어 놓더니만 이번에는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노무현, 노혜경, 노지원 씨 같은 또 다른 노씨들이 온 나라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노씨들 때문에 속 터지는 사람들

그나저나 이들 노씨들 때문에 속 터지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평소 강남 혐오증에 몸부림치던 사람들은 노현정 아나운서가 재벌가의 청년과 결혼을 하니 배 아플만도 하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여성들 역시 질투심으로 짜증이 날 게다.

좌우간 요즘 세상이 희한하게 바뀐지라 잘 나가는 사람이 뭐든지 얻는다. 예전에는 미모가 최고라면 학력이 좀 떨어졌고, 학력이 높으면 미모가 처지거나 집안에 돈이 없어서 다른 사람들의 질투심을 잠재웠는데 요즘은 ‘만능녀’시대가 되서인지 몰라도 잘난 여자, 잘난 사람들이 모든 것을 손에 쥔다.

일반 시민들 입장에서는 그들 잘 나가는 사람들이 배 아파 죽을 만도 하다. 사실 일반 시민들 입장에서는 그들을 따라 간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누구나 일류대학을 가는 것이 아니듯 말이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대중들은 반드시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또 다시 노 대통령(이하 노씨) 비슷한 후보에게 많이들 표를 던질 것이다. 일부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다음 대선은 마치 한나라당이 당연히 이길 것처럼 생각하고 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을 것이란 것을 보여주는 명확한 근거다.

이렇게 한국 사회의 비주류들이 힘 모아 그들의 분신 격인 노씨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놓았으나 그가 집권한 기간에도 이 사회의 메이저그룹은 굳건히 살아 버텼다. 어떻게 보면 메이저그룹 가운데 상당수는 오히려 노씨 시대에 더 살찌고 더 잘 살게 되었다. 오히려 힘들게 노씨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놓은 비주류들이 사는 것이 더욱 고단하고 힘들게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역설이다. 마찬가지로 차기 대선에서 지금 정권보다 약간 더 진보적인 정권이 나와도 1% 기득권층은 있다. 지금의 소위 기득권층이 그때도 거의 대부분 이어질 것이다. 중도좌파 사회가 된다고 해서 엄청난 신분변동이 따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전에 노무현 후보 지지하던 사람들 가운데는 노씨가 당선되면 세상도 신분도 다 뒤집힐 것처럼 주장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세상은 뒤집혔어도 신분은 별로 바뀌지 않았다. 즉, 2007년 대선에서 노씨 비슷한 후보가 이긴다 해도 대체로 부자는 부자고, 빈자는 빈자다. 평등주의 정책을 많이 써서 아무리 퍼주기를 많이 해도 그래봐야 1% 기득권층은 있는 법이고 다수의 빈자는 그래도 못 산다.

미워도 다시 한번(?)

이러니 1% 기득권층을 교체하겠답시고 나서봐야 헛고생이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1% 기득권층은 중도좌파 정권이 들어서도 거래와 타협, 협력을 통해 대개 버틴다. 여기에 새로 편입되는 사람들은 새로 권력을 잡은 이들 가운데 엘리트 계층인데 일반 시민들이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면서까지 이런 신흥 기득권층을 만들어 줄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이런 것이 사실이니 여당 지지하는 이들 가운데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강남만 잘 산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진작에 생각을 바꾸기 바란다. 강남은 어차피 지금보다 더 진보적인 정권이 들어서도 일반 시민들보다는 어차피 잘 산다. 더 잘 살 수 있는 능력과 정보와 조건을 모두 갖고 있는 것이 강남인들이다.

강남인들과 일반 시민들의 차이를 더 좁혀 보겠다는 것도 부질없는 짓이다. 강남인 평균과 일반 시민들의 평균이 10억 차이가 나는 것에서 5억 차이로 줄어든다고 해봐야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강남인들의 재산이 크게 줄 정도의 사회면 그 사회 일반 시민들의 생활수준은 어떻게 되겠는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할 것이다. 이 말이 이해가 안되면 지금 현실을 잘 생각해보라.

이런 강남을 잡자고 현 정권과 유사한 세력을 또 선택하는 것은 그야말로 우둔한 일이다. 일반 시민들 입장에서는 정권을 교체해 정치세력 간 경쟁구도를 만드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경쟁 속에서 좋은 정치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여권세력 일부에서는 세대교체 내지는 주도세력 교체를 해야 한다고 맞받아 칠 수도 있지만 그 세대교체와 주도세력 교체를 한 결과가 지금의 상황이다. 나는 지금의 상황에 만족할 수 없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위해 내 표를 던질 생각이다.

노씨의 과거 지지세력들은 노씨에게 대해 애증 비슷한 것을 갖고 있다. 그들은 노씨에게 공격을 퍼부어댄다. 진보적인 비판도 있고 보수적인 비판도 있지만 그들이 노씨에게 퍼부어대는 저주와 비난 속에서 나는 아직도 그들이 대부분 노씨를 사랑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들에게 있어 여전히 노씨는 현존하는 최선의 대안이며 그들의 자랑이다. 노현정 씨처럼 잘 나가는 메이저들 때문에 속 터지는 이 시대에 그들이 대리만족용으로 만들어 놓은 노씨는 그래도 그들에게 위안을 주기 때문이다.

솔직히 노씨를 지지한 사람들 가운데 노씨와 그 일파들이 국정운영을 신통치 않게 할 것이라고 미리 짐작한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른바 그들의 ‘개혁’으로 온 나라가 소란스러워 질 것이라고 믿었던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들은 내심 노씨의 시대에 먹고 살기 힘들 것이라고 짐작을 했을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지금 노씨를 공격하는 사람도 있고 그냥 노씨를 지켜보기도 한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런 이들이 다음 대선에서도 노씨 비슷한 후보가 나오면 또 그를 선택할 것이란 사실이다. 이런 이들에게 있어 나라 운영은 잘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이다. 오직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노현정 씨 같은 소위 메이저그룹이 ‘몽땅 다 먹는 것’을 막는 것이다. 그냥 그것만 달성해도 본전은 뽑는 것이다. 사실 2002 대선에서 노씨를 선택한 이들 가운데는 그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당선을 막았다는 것으로도 만족했다는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노씨의 주요 지지층인 마이너그룹 입장에서는 국가운영이 잘 되든 안 되든 의외로 관심이 없을 수 있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삶이 별로 달라질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들은 이래도 마이너고 저래도 마이너다. 대체로 그들이 그러하다. 물론 그들 속으로 차기 정권에도 노씨 같은 사람만 당선되면 반칙과 부패로 메이저그룹에 속해있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을 무찌르고 자신이 메이저그룹에 속할 수 있다는 야무진 꿈을 꾸고 있는 이들도 많겠지만 결국 메이저그룹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만큼 나머지 마이너들은 그냥 마이너들로 계속 살아갈 뿐이다.

일 못하는 노씨를 보면 위안얻는 마이너(?)

세상에는 항상 역설적인 현상이 존재하는 법이다. 노씨를 지지하는 마이너그룹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는 오히려 실수를 연발하고 갈등을 양산하는 참여정부와 같은 정권이 좋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만만해 보이고 차라리 속 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이런 참여정부를 보며 자신의 팍팍한 삶에 위안을 얻는다. 먹고 살기 힘들고 안 되는 일이 있으면 대통령이 ‘개혁적’이지 못해 그렇다거나 ‘극우수구기득권 계층’의 저항이 심해서 안되는 것으로 치부하면 그만이다.

마이너그룹 입장에서는 차기 개혁정권에서 노씨보다 못한 대통령이 나오더라도 한나라당이 집권하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악몽이다. 가뜩이나 메이저그룹을 이겨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다 무서운 정치보복은 물론이요, 노현정 씨와 같은 잘 나가는 이들이 더 잘 나갈 것을 생각하면 배 아파 죽을 판이다. 만일 민생경제가 안정성장기조로 들어간다고 가정해보자. 부동산 가격도 더욱 오를 것이고 가진 자들은 자신이 가진 정보와 능력을 이용해 더 많이 엄청난 돈을 벌어 들일 수 있다. 반면 마이너그룹들은 생활이 좀 나아진다고 해봐야 사실 거기서 거기다.

그리고 더욱 무서운 것은 경제력 상위 20%와 격차가 더 벌어지고 그 격차는 심리적 격차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는 사실이다. 못 가진 자들 가운데 열등감이 많은 이들은 상위 20%가 자신들을 무시한다고 스스로 믿을 것이다. 마이너그룹에 속한 시민들이 많은 인터넷 웹사이트의 기고문들을 보면 유난히 무시당했다고 불평하는 시민들이 많다. 물론 살면서 이런 저런 다툼 때문에 무시를 당하거나 억울하게 무시를 당하는 일도 많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럴 것 같지만은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자신의 피해의식과 열등감 때문에 사소한 일도 참지 못하고 무시당했다고 불평하는 마이너그룹의 시민들도 많을 것이란 생각이다.

이런 마이너 시민들 입장에서는 좌우간 한나라당 집권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한나라당이 국가를 잘 경영할 능력이 있건 없건 그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그저 한나라당은 안된다. 무조건 안된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자신들은 더욱 초라해지고 궁핍해진다고 믿을 것이다. 실제로 그들의 생각이 맞을 수도 있다.

마이너그룹에 속해 있는 것은 사실은 다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 우리 사회의 경제 하위 60%에 속한 국민들은 대개 세 부류로 나눠질 것이다. 가난할 수 밖에 없는 사람, 가난하지 않을 수 있는데 주변의 영향 등의 요인으로 인해 가난한 사람, 위 두 부류 가운데 이것도 저것도 아닌 중간쯤에 있는 사람이다. 주로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찌들어 있는 마이너그룹의 시민들은 ‘가난할 수 밖에 없는 사람’ 부류에 많이 속해있을 것이다.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찌들어 사는 사람들은 그들의 일상에서 그들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당연히 이런 이들을 일반 시민들이 가까이 할 턱이 없다. 그러니 더욱 이들은 가난의 궁지에서 헤어 나오질 못한다.

남 탓부터 하는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찌든 사람들

가난의 궁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들은 대체로 문제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지 않으려 한다. 그 책임을 남에게 돌린다. 노무현 대통령이 개혁성이 없어서, 강남만 잘 살아서, 한나라당이 가진 자들만 편 들어서 등등 온갖 핑계를 대며 책임을 회피하려 든다. 사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한나라당 지지자들 가운데도 많이 있다. 그저 자기가 못 살고 생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무조건 노씨 때문으로 치부하는 이들이다. 그러나 냉정히 말하면 대체로 자기 자신이 못 사는 이유는 바로 그 자신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을 직시하지 못하면 영원히 빈곤의 구렁텅이에서 헤어날 수 없다.

열등감과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는 이들은 걸핏하면 ‘남들이 자신을 무시한다’, ‘남들이 건방지다’라는 말을 되풀이한다. 미안하지만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는 법이다. 남의 입장을 헤아릴 줄 아는 여유와 생각하는 능력이 있다면 꼭 세상이 그렇게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찌든 사람들이 권력을 잡으면 위험하다. 이런 사람들은 매사 일을 처리할 때 자신의 이익에만 맞춰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 되어 있다.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사회나 공동체 적으로 봤을 때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도 하지 않는다. 또한 매사를 자신의 이익에 맞게 처리하려니 남의 말은 전혀 듣지 않으려 한다. 이런 이들은 그렇게 일을 다 망쳐놓고는 책임은 남에게 전가한다. 그리고 자신의 주변에서 자신을 견제하려는 이들이나 직언하는 이들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거한다. 이런 부류의 인간들이 많은 정부나 기업은 반드시 망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노사모 대표 노혜경 씨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바다이야기 파문에 있어 근원적 책임이 한나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이 오락장 허가제를 신고제로 바꾸는 통에 이런 일이 터졌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그러나 노혜경 씨의 주장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간에 지금 중요한 것은 그녀가 ‘싸움’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노혜경 씨 입장에서는 그냥 이 참에 보수정당이나 보수언론과 싸움이나 한 판 해보자고 생각했을 수 있다. 서로 책임 떠 넘기기나 하며 싸우면 결국 게임은 5:5가 된다. 보수세력과 반 보수세력의 대결구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렇게 되면 노혜경 씨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게 없다. 차기 대선에서 또 이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제해결보다 책임소재 가리기식 정치싸움으로 문제를 비화시키면 대중들이 금방 식상해하고 무관심해 한다는 점도 생각했을 지 모른다.

끝으로 본의 아니게 ‘노씨’를 많이 들먹여 죄송한 마음이다. 노씨 성 쓰는 분들이 무슨 죄인도 아닌데 요즘 공교롭게도 대중들의 심기를 불편케 하는 이들 가운데 유난히 노씨가 많아 이런 글을 쓰게 되었다. 노씨 성 쓰는 분들의 이해를 청한다. 그러나 아마 나는 노씨 성 쓰는 시민들 스스로 요즘의 정국을 보며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Oh, No!

<시민기자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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