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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단행된 새 법무부 장관 인선에는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아닌 김성호 국가청렴위 사무처장이 내정됐다. 김병준 교육부총리는 취임 후 12일 만에 낙마했다. 인사권 문제를 둘러싼 당․청간 갈등이 정면충돌 직전에서 일단락됐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이번 인사권 문제를 직접 진두지휘했었다. 겉으로 보면 김 의장의 요구가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다. 그러나 인사권 갈등 문제로 빚어진 김 의장의 상처가 너무 깊은 모습이다. ‘회복불능’이라는 말까지 당내에선 나오고 있다.
인사권 문제를 놓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 의장 간에 벌어진 그간의 과정에 대해 당내에선 우선 “노 대통령의 건재함이 과시됐다”는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김 의장에 대해서는 “오버했다” “역시 대통령감은 아니었다”는 등의 차기 여권 내 대선주자로서의 김 의장의 행보에 대한 우려감을 내보이고 있다. 평소 신중한 행보로 ‘햄릿’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김 의장이 이번에서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인데, 당내 김 의장계로 분류되는 재야파 의원들의 이탈이 올 지도 모른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래저래 김 의장이 입은 상처가 심각하다는 말들이다.
“김 의장이 오버했다. 너무 성급했다”는 등의 당내 목소리는, 그 근거로 김 의장이 법무부 장관 인선문제를 놓고 ‘문재인 불가’카드를 꺼내든 것을 들고 있다. 인사청문회 이후 논문 논란이 인 김병준 교육부총리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임명도 되지 않은 문재인 전 수석에 대한 ‘불가’ 카드를 꺼내 당․청간 정면충돌 양상으로까지 몰아갔다는 것은 성급한 면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문 전 수석의 법무부 장관 기용 여부는 노 대통령도 그다지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었는데, 김 의장의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는 당내 일각의 설명이다. 당 한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인선과 관련, “당내 모 의원을 염두에 놓고 처음부터 지속적으로 장관직을 제의했는데, ‘당내에서 정치적 역할이 있다’는 그 의원의 의견을 존중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김 의장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불가’카드로 끝까지 맞선 데에는 천정배 의원의 당 복귀와 함께 여권내 차기 대선 구도를 감안, 노 대통령을 들이받고 나갈 수 밖에 없는 당내 분위기 때문이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천 의원의 당 복귀 이후 당내 정동영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의 합류 조짐이 보였으며, 천 의원쪽에 의원들의 가세 조짐이 보이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노 대통령이 당 지도부와의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권의 당․청 갈등 양상을 권력투쟁의 모습으로 언급한 점도 이와 맥이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극도로 신중해야 할 시기에 김 의장답지 않은 성급함으로 “역시 대통령감은 아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김 의장 측근들의 ‘판단미스'라는 말도 나온다.
아울러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도 노 대통령이 김 의장을 겨냥, 사실상 면전에서 공개면박했던 것도 이런 측면이 감안돼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당초 청와대 오찬 간담회는 열린당 지도부만을 초청하려 했으나, 노 대통령이 당내 대선 후보군들도 다 초청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제시해 그런 방향으로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결국 노 대통령이 인사권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 양상을 빚은 김 의장의 행보에 대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면서 당내 친노 그룹의 중심으로 한 건재함을 과시하는 방안을 염두에 뒀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당내 한 핵심 의원측근은 “당시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선 노 대통령이 김 의장만 빼고 천정배 한명숙 정세균 유시민 등을 언급하면서 ‘우리당의 대선 후보군들도 좋지만 외부에도 좋은 분들이 많다’는 의견을 내보이기도 했으며 당시 참석자들 대다수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김 의장계로 분류되는 재야파의 한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언급을 꺼려하면서 "(당․청관계가) 상당히 진전된 것 아니냐.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이고 당은 민심을 전한 것 아니냐”면서도 적잖이 곤욕스러운 말투를 내보였다.
이번 인사권 문제로 당․청간 갈등의 불씨와 완전히 소진된 것이 아닌 만큼, 일단 1차 당․청간 갈등에선 김 의장이 ‘완패’한 모습인데, 김 의장의 이런 '완패' 학습효과는 천정배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당내 일각의 분위기다. 여권 내 '제3의 대선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천 의원 또한 본격적인 대선 국면을 앞두고 청와대와의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천 의원은 연말까지는 당분간 조용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