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공석인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상임감사 내정과 관련, 노무현 정부가 강금실 전 서울시장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를 내정하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밀실∙보은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 노동조합은 18일 ‘청와대 밀실∙보은인사 총력저지 및 규탄결의대회’를 열고 “청와대가 386 운동권 출신의 회계사 김영환씨를 거래소 상임감사에 내정하려는 부당한 인사 개입으로 거래소의 경영지배구조를 파탄시키려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김씨는 지난 5.31 지방선거 때 강 전 후보 캠프에서 정책팀장을 역임했다.

    거래소 노조 박종식 부위원장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용희 전 감사가 지난 5월 한국신용정보 대표이사로 가는 바람에 감사 자리가 공석이 됐고 그 후 한달 남짓 지난 6월 28일 공정한 감사 선임을 위해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됐다”며 “감사 추천일인 25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위원회가 구성된지 열흘도 안된 시점에서 부산지역 386 운동권 출신인 김영환씨가 감사에 내정됐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전 감사는 재경부 1급 출신이고 거래소 이사장이 장관급인데, 43세로 비교적 젊고 증권시장에 대한 경험과 전문지식이 전무한 사람이 단지 여당인사의 선거 캠프에 있었다는 이유로 감사에 내정됐다는 데 의구심을 떨칠 수 없어 투쟁에 돌입했다”며 “감사 인사가 보은성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은 거래소 직원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작태”라고 비난했다. 또 “김씨가 언론과의 통화과정에서 ‘감사를 할 생각이 없지 않다’는 식으로 대답해 내정 사실을 자인했다”며 “청와대쪽에서는 경영진을 압박하고 경영진은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임감사 ‘선임 내정설’이 들리자 노조는 총파업을 선언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3일 서울 증권선물거래소 1층 로비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이날부터 노조 집행부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결의대회에는 사무금융연맹, 증권업종본부, 공공기관투쟁위원회도 연대해 참여했다.

    이와 관련, 김영환씨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의향이 있다고 표현한 것은 사실이지만 ‘감사 내정사실을 자인했다’는 표현은 억지”라며 “노무현 선거 캠프에 참여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다. 강 전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 참여해서 일개 정책팀의 한 사람에 불과했던 나를 놓고 밀실∙보은인사라고 하는 주장은 논란거리가 될 만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노 정부는 권위주의적 정부가 아니다. 후보추천위가 구성되면 추천위에서 근거를 갖고 판단할텐데 내정 운운하는 노조의 주장은 결국 추천위에 있는 분들이 이런 문제 자체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할 수 없다고 치부하는 것”이라며 “운영상 직원이 회사 경영에 참여해 이들의 입장이 반영되는 것은 옳지만 노조의 이 같은 주장은 추천위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노조가 자신에 대해 ‘경험과 전문지식이 전무한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데 대해서도 “팀장으로 간다면 거래소 내부 문제를 알아야 하고 전문성이 필요해 내가 부적합하겠지만 임원은 그런 위치가 아니다”며 “감사라는 자리가 경영진의 경영 전반에 대해 견제역할을 할 수 있는 시각이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