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지난 7일 ‘운동권 출신 보수정치인 감동없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데안토 논객 무궁화사랑의 칼럼에 대해 반론했다. 이번에는 무궁화사랑의 칼럼 내용반론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부분이 있어 그 부분을 추가로 첨부하고자 한다.

    무궁화사랑은 지난 6월 29일 칼럼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소장파에게’에서 이렇게 말했다.

    ①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과 같은 정체성으로 가면 범 보수가 한나라당을 지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중도를 끌어 들이기 위해서는 강한 선명성이 필요하다

    ③ 기존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보수의 대안을 제시해 중도층을 잡아야 한다

    ④ 소장파나 이재오 의원 같은 이들은 보수대연합론을 주장할 자격이 없다
    - 소장파나 이재오 의원 같은 이들의 정체를 보수층이 다 알고 있다

    ⑤ 전여옥이 보수적 가치를 몸으로 보여줘 보수층이 그녀에게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⑥ 소장파나 이재오 의원 같은 운동권들에게는 이런 감동과 설득력이 없다

    ⑦ 보수대연합, 호남연대 등을 이야기하고 싶으면 보수적 가치를 갖춰라

    한나라당의 중도층 잡기 전략

    나 역시 소장파들의 모든 논리에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무궁화사랑 식 논리 가운데 기존의 한나라당 노선에서 좀 더 유연하게 자세를 바꾸면 곧 한나라당의 정체성이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으로 변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고 본다.

    소장파 의원 개개인의 주장에 대해서는 알 수 없으나 한나라당은 무조건 열린우리당보다는 오른편에 있게 된다. 아무리 중도로 가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분명히 말하건대 소장파 의원 가운데 중도로 가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한다.

    보수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극우보수가 있다면 보수도 있을 것이고 보수보다 좀 더 온건한 중도보수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중도로 가자는 이야기는 중도보수보다도 좀 더 온건한 입장을 취하자는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는데 나는 한나라당의 노선은 중도보수 정도면 적절하다고 본다.

    나는 ‘작은 정부, 낮은 세금, 법의 존중’이라는 3대 원칙을 준수할 의사가 있다면 누구든 보수우익으로 보고자 한다. 이는 무궁화사랑과 같은 보수성향이 강한 이들의 입장과는 다를 것이다.

    내가 생각할 때 특히 보수색이 강한 기성세대들은 ‘보수’나 ‘우파’의 조건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잡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나는 보수우파의 수레에 더 많은 사람을 태워가기 위해 과감히 그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본다.

    ‘작은 정부, 낮은 세금, 법의 존중’, 이 3대 원칙을 따를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한국 사회에서 엄청나게 많은 수의 국민이 보수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사실 한국에서 이른바 중도를 표방하고 있는 국민들도 상당수는 이 3대 원칙에 공감하리라 믿는다.

    나는 이 3대 원칙만 보수의 기준으로 제시해 보수의 문턱을 낮추고 60만에서 100만으로 보이는 부동층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서로의 눈높이를 맞춰나가면 이들의 한나라당-보수공동체 편입은 별 어려움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한 고조 유방의 관대한 통치

    중국 역사를 보면 한나라가 일어설 때 한 고조 유방은 진나라의 가혹한 법제를 대폭 철폐해 가장 중요한 법 3장만 남기고 나머지 법은 모두 없앴다. 그로 인해 고통에 허덕이던 백성들은 비로소 평안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나는 우리 보수사회가 관대한 기준을 베풀어 보수사회로 누구나 편입할 수 있도록 과감히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본다. 작은 정부, 낮은 세금, 법의 존중이란 원칙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한미동맹을 거부할 이유가 없고 이승만 전 대통령이 건국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외면할 이유가 없는 사람이다.

    무궁화사랑은 강한 선명성을 말하고 있다. 나는 강한 선명성이라면 ‘작은 정부, 낮은 세금, 법의 존중’이라는 세 가지 원칙에 충실하면 된다고 본다. 오히려 보수사회에는 아직도 과거 큰 정부 시대의 구습에 젖어 2007 대선에서 승리하면 영남 출신 인사들이 온갖 정부 감투를 독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종종 눈에 띈다. 오히려 이런 사람들은 아무리 반공을 강조하더라도 선명성이란 문제에 있어 지적받아야 할 것이라고 본다.

    ‘강한 선명성’이란 것은 꼭 무궁화사랑이 주장하는 ‘햇볕정책에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양극화가 해소안된다’는 식의 경직된 보수논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작은 정부, 낮은 세금, 법의 존중’이란 세 가지 목표에 대한 열정만으로도 충분히 강한 선명성을 가질 수 있다. 이 세 가지 목표만 해도 열린우리당과 얼마든지 차이가 난다.

    만일 무궁화사랑의 경직된 논리를 일일이 지켜가며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세력과 제휴하려 한다면 그것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당장 민주당의 경우 햇볕정책의 원조 아닌가. 그런데 햇볕정책에 적대적인 스탠스를 한나라당이 갖고 있다면 어떻게 민주당이 손을 내밀겠는가.

    전여옥 의원도 민주화운동했다

    사소한 표현 상의 트집을 잡는 것 같지만 마치 앞서 나온 무궁화사랑의 글에는 전여옥 의원(이하 전씨)은 민주화운동 경력이 없는 것처럼 나와 있어서 그 문제에 대해 더 이야기하고자 한다.

    무궁화사랑은 소장파나 이재오 의원 같은 운동권 출신들에게는 감동과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하고 마치 소장파나 이재오 의원이 운동권 경력이 있기 때문에 지금도 보수성향이 아니거나 보수성향의 정도가 매우 약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소장파 개개인에 대해서는 일일이 알 수 없으나 소장파와 이재오 의원 등 보수사회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의 성향에 대해 한데 모아 문제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리고 정작 무궁화사랑이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는 전씨 역시 민주화운동 경력이 있다. 전씨는 2004년 6월 14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 1980년 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을 할 때, 서울지역 대학 학보사 편집장들이 모여서 집회와 관련한 회의를 했다. 그런데 행동의 순간에 주요 대학 편집장 중 전 대변인만 안보였다고 하던데.」-오마이뉴스 측 질문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똑같이 행동했다. 누가 그런 거짓말을 하나. 당시 회의를 우리 학교에서 했다. 나는 학교에 있다가 연행돼 경찰 버스로 끌려갔고, 그 모습을 외신 기자가 사진으로 찍은 것도 있다. 오히려 옛날에 운동했던 저 같은 사람들은 많은 것을 겪으면서 합리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서 이렇게 됐다. 반면 그 당시에 학생운동과 관계도 없이, 학도호국단 후보에 오르려고 운동했던 사람들이 민중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그때 그 사람이 뭐했는지 내가 다 안다. 그런 얘기하는 사람들은 도덕성이 있어야 한다. 왜 그런 거짓말을 하나."」- 전씨 답변

    전씨의 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 경력에 대해서는 조기숙 전 청와대 수석이 확인해주고 있다. 작년 2월 21일 데일리안 기사를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조 수석은 “전 대변인을 친구의 친구로 잘 알고 지냈으며, 학보사 편집장을 하는 등 실력 있고 똑똑했다”고 기억했고, 전 대변인은 “조 수석은 조용한 성격으로 워낙 눈에 띄지 않아 이름만 아는 정도였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

    위 내용에 근거하여 전씨 역시 민주화운동을 했음이 증명되었으므로 무궁화사랑은 앞으로 마치 전씨는 민주화운동을 한 적이 없었던 것처럼 생각하도록 글을 쓰는 것을 피해줬으면 한다.

    운동권 출신이거나 소장파 소속이라고 해서 보수시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재오 의원은 지난 기간동안 저격수로 한나라당을 위해 헌신해왔고 소장파 의원들 가운데도 한나라당에 힘이 되었던 의원들이 대부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시민기자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