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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오세훈 전 의원을 서울시장으로 당선시킨 한나라당이 40대 당 대표로 세대교체를 이뤄낼 수 있을까.
7월 전당대회를 앞둔 한나라당에 세대교체 움직임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박형준 의원 등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소장파 모임 '새정치수요모임'(수요모임)이 다음달 11일에 있을 전당대회에 중도개혁성향의 독자후보를 내기로 방향을 잡으며 '세대교체'움직임이 점차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특히 이들은 단순히 수요모임 차원의 독자후보가 아닌 지난 1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한 초선 의원들과 일부 재선 의원들까지 세를 규합하는 독자후보를 내기로 잠정 결정했다. 수요모임이 독자후보를 낼 경우 자칫 중진 의원들의 견제움직임을 확산시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아래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수요모임은 7일 오전 회의를 열고 2시간여 토론을 거친 끝에 당내 인사 중 중도개혁성향의 독자후보를 추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수요모임 대표인 박형준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의 변화와 개혁을 이끌 수 있는 인물이 당 대표로 선출돼야 한다는 대원칙 하에 대선주자간 대리전 양상과 지역주의, 줄세우기를 지양하려면 범중도세력의 독자후보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김희정 의원도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수요모임 독자후보가 아닌 중립적인 인사가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 하는 의원들간 합의를 이뤄 독자후보를 낸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출마의사를 갖고 있는 의원들도 중립적 인사가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말해 현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초·재선 의원들간 단일화 작업도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형준 원희룡 의원 등은 수요모임 회의 직후 중도성향 모임인 푸른모임 대표 임태희 의원과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 대표 심재철 의원, 초선모임 '초지일관'의 대표를 맡고 있는 진영 의원과 권오을 권영세 박계동 박재완 원희룡 의원 등이 모여 전당대회와 관련한 논의를 했다. 이들 중 박계동 박형준 박재완 의원을 제외하곤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의원들이다. 이들은 이날 모임을 통해 중도개혁성향의 독자후보를 낸다는 데 동의 한 것으로 알려졌고 8일 오전 다시 모임을 갖고 기자회견을 통해 최종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모임에 참석한 박형준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중도개혁성향의 독자후보를 내자는)기본원칙에 동의했고 이에 동의하는 의원들과 운영위원장들과 함께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박재완 의원도 "후보문제는 논의되지 않았지만 전당대회가 어떤 성격으로 치러져야 하고 지도부가 어떻게 구성돼야 할지에 대해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수요모임과 푸른모임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동의하는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내일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며 "(참여하는 의원들도)40여명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외부영입카드' 역시 배제하지 않고 있다. 수요모임 측 한 관계자는 "가능성은 낮지만 여전히 외부영입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아직 이들의 움직임이 얼마만큼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출마를 준비중인 의원들간 교통정리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와 인지도가 높은 중진의원들과 맞설 수 있을 만큼 경쟁력있는 후보를 낼 수 있을지 여부가 가장 큰 관건이다. 수요모임 측에서도 누가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 후보에 대한 의견을 나누지 않았다고 하지만 대략 출마자들이 손에 꼽히고 있는 만큼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외부영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점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초·재선 의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 역시 쉽지 않다. 앞서 거론된 의원들 외에도 상당수 초선 의원들이 상당기간 동안 전당대회 출마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독자후보를 내기란 힘든 상황이다. 확실한 세규합 없이 독자후보를 낼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고 결과에 따라 소장파의 힘도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내에서 '속도조절'의 필요성이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때문에 당 일각에선 특정 대선주자와 친분관계가 적고 소속 의원들의 거부감이 없는 중진 의원을 내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