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정연주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KBS 내부의 반발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KBS 노동조합은 29일 ‘낙하산 인사’, ‘공공적 사장추천의 제도화’, ‘공영방송의 정체성’ 과 ‘정치적독립성’ 등을 이유로 정 사장의 연임을 반대한다면서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릴레이 1인 시위를 전개한다고 밝혔다. 정 사장의 임기는 내달 말까지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갖춘 KBS 노조는 이날 노보를 통해 “정 사장은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훼손했다”고 전제한 뒤“KBS 개혁은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며 과거처럼 낙하산 사장이 취임하고 그로 인해 정치적 독립성이 또 다시 훼손된다면 개혁도 불가능하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노조는 또 정 사장 취임 이후로 KBS가 상업주의와 조직갈등이 심화됐다며 정사장의 지난 3년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비대위는 우선 사장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요구하면서 2003년 KBS 노조와 시민단체를 주축으로 결성됐으나 미완으로 그친 ‘사장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의 공식화’를 주장했다. 방송독립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는 논리다. 노조는 그 동안 공공적 사장 선임을 위한 제도적 장치였던 사추위가 ‘밀실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이사회에 맞서 별다른 진전을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면서 “이사회도 사장을 제청할 때 임명제청 이유와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KBS 노동조합 강경철 홍보부장는 29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KBS는 공영방송이므로 일단 공공적 사장이 선임돼야 하는데 연임체제로 가게 되면 이사회를 거쳐 이사회에서 제청한 사장이 선임되면서 정치적 독립성이 없어진다”며 “사장 선임제도를 정관 개정을 통해 제도화해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조합원 82.2%가 불신임한다는 의견을 나타낸 설문조사만으로도 정 사장 연임을 반대하는 이유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KBS 노조는 정 사장의 연임을 막기 위해 이미 돌입한 사내집회 외에도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당사와 방송위원회 앞에서 릴레이 집회를 가질 계획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또 30일 사장선임에 대한 절차를 논의하는 사내∙외 토론회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