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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 또 조심하라” “정부·여당이 사냥개처럼 눈에 불을 켜고 작은 비리라도 찾으려 하고 있다. 걸리면 끝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5·31지방선거 관련 당내에서 일고 있는 ‘공천 잡음’에 대해 다시 한 번 강력히 경고하며 집안 단속에 나섰다.
그동안 당 최고위원회나 의원총회 등을 통해 소속 의원들에게 경고메시지를 꾸준히 보내왔던 박 대표는 이번엔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들까지 모두 불러 “공천 과정에 부정부패가 개입된다면 그동안 뼈를 깎은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된다”며 ‘공천 비리=일벌백계(一罰百戒)’임을 거듭 경고했다.
한나라당은 17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천막정신 초심으로 5·31지방선거 승리!’라는 기조로 ‘한나라당 국회의원-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연석회의’를 갖고 ‘투명한 공천’을 다짐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공천심사위원회에 대한 7대 윤리강령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공천신청자에 대한 ‘7대 준수사항’까지 채택해 ‘공천 잡음’을 확실히 잡겠다는 당 지도부의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다시 전투복 입은 박근혜 “공천비리, 사법당국보다 먼저 당 차원에서 엄중처벌”
사립학교법 무효 장외투쟁을 접고 등원하면서 벗었던 '전투복'(바지)을 다시 꺼내 입은 박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한 표정으로 공천 비리와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엄벌 하겠다며 소속 의원들과 당원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박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 ‘정치실험의 성공에 의한 공천 혁명’ ‘정권교체의 디딤돌’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부여하며 그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는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정당 사상 초유의 정치 실험이 성공해 공천 혁명을 꽃을 피울 수 있느냐, 나라를 바로 세우고 정권 교체의 디딤돌을 마련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혁신안 통과로 바뀐 당헌·당규에 의해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에 대한 공천권이 중앙당에서 각 시·도당으로 넘어간 공천 방식을 “민주적이고 분권적인 공천 혁명”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는 당내에서 일고 있는 공천 잡음의 원인이 이 같은 ‘상향식 공천 방식’에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방자치의 취지를 살려 지역 일꾼은 지역에서 정하도록 시·도당이 공천 심사한다. 모든 것이 민주적이고 분권적이다”며 “과거 중앙당에서 모든 후보를 공천했던 것에 비하면 공천 혁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천혁명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지역 발전을 이룰 수 느냐 없느냐, 좋은 인재를 찾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지켜보고 있다”며 “성공한다면 민주적인 정치가 뿌리 내릴 것이고 실패한다면 어렵게 이룩해온 것마저 뒤로 후퇴하게 된다. 역사의 기로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의 하나라도 공천 과정이 투명하지 않거나 부정부패가 개입된다면 그동안 뼈를 깎는 노력을 해온 것이 모두 물거품이 된다”며 “공천과정에서부터 선거가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 공천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생긴다면 사법당국보다 먼저 당 차원에서 엄중히 처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재오 “부패정당 이미지 이번 선거 통해 깨자”
이재오 원내대표는 “정권 창출의 디딤돌은 열린우리당보다 한나라당이 깨끗하고 도덕적인 선거를 치를 때만 가능하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비록 몇 개의 자리를 잃더라도 깨끗하게 잘 했다는 소리를 들을 때만이 2007년 국민들의 환영 속에 정권을 잡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가 무엇을 이야기해도 밖에서는 한나라당을 볼 때 배부른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이 선거를 치르면 적당하게 부정을 저지르고 적당하게 돈을 주고받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며 “이것을 이번 선거를 통해 깨자”고 강조했다.
그는 “16개 시·도 지역에서 선거 혁명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중앙당은 감당할 길이 없다”며 “한나라당이라는 조직이 힘을 가지려면 도덕성이 기초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윤상림 게이트, 황우석 사건 국정조사 하자는 것도 이 정권이 형편없기 때문인데 우리가 불법 부정을 저지른다면 이 정권에 어떻게 국조를 하자고 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연석회의에서는 한나라당이 천막당사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동영상 ‘천막정신의 초심으로 돌아가자’가 상영됐으며 행사장에 모인 한나라당 의원들과 운영위원장들은 ‘공정하게!’ ‘정정당당!’ ‘깨끗하게!’라고 적힌 손수건을 흔들며 “천막정신 초심으로 5·31지방선거를 승리하자”고 외치기도 했다.<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 7대 윤리강령>
<한나라당 공천신청자 7대 준수사항>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 일동은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할 공직후보자를 추천함에 있어 사심없이 임할 것을 다짐하면서 다음과 같이 ‘7대 윤리 강령’을 채택한다.
하나, 공천심사기준을 준수하고 양심에 따라 성실하게 심사한다.
하나, 당으로부터 부여받은 공천심사의 권한과 책임을 다한다.
하나, 모든 후보신청자에게 균등한 기회를 보장하고 특히 양성평등의 이념을 존중한다.
하나,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를 위해 일체의 압력과 청탁을 배격한다.
하나, 국민여망에 부응하는 깨끗하고 능력 있는 인물을 추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나, 후보신청자와 가족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일체의 심사내용을 누설하지 않는다.
하나. 심사위원 상호간의 의견을 존중하고 치열하고 건건한 토론을 통해 의사를 결정한다.
2006년 2월 17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위원회 위원 일동5·31지방선거에 입후보할 한나라당 공천신청자 일동은 공정경쟁, 깨끗한 승부를 생명으로 알고,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공천배제 등 어떠한 조치도 감수할 것을 엄숙히 다짐하면서 다음과 같이 일곱 가지의 준수사항을 약속한다.
하나, 공직선거법을 준수하고 정책으로 승부한다.
하나, 지지를 얻기 위해 금품·향응제공 등 기부행위를 절대로 하지 않는다.
하나, 상대후보자를 근거 없이 비방하거나 허위사실을 공표하지 않는다.
하나, 당비대납, 입당강요 등 민주적인 정당활동을 침해하지 않는다.
하나, 지역주민간의 갈등을 조장하거나 단합을 해치는 일체의 행동을 삼간다.
하나, 여성, 장애인, 외국인노동자 등 소수자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비하하는 일체의 행동을 하지 않는다.
하나, 공천신청자로서 품위를 유지하고 최종 선정된 공천자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2006년 2월 17일
한나라당 공천신청자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