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20만 달러 수수 폭로’ 사건의 주인공인 설훈 전 민주당 의원이 결국 ‘근거 없는 사실 유포’로 1억원을 손해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한나라당은 10일 즉각 “100배인 100억원을 배상받는다고 해도 여전히 분하다”고 분개하며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노무현 정권의 총체적 실정 규명’을 벼르고 있는 한나라당은 설씨에 대한 법원 판결을 계기로 노무현 정권의 부도덕성을 부각시키며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한층 높일 태세다. 한나라당은 ‘20만 달러 수수 의혹’과 더불어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측에서 제기한 ‘김대업의 병풍(兵風)’ ‘기양건설 10억원 수수 의혹’을 ‘3대 정치공작 사건’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관련된 이 세 가지 사건 중 ‘김대업의 병풍’에 이어 ‘20만 달러 수수’도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구상찬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당시 노 후보는 2002년 5월 15일 6·13지방선거 선대위 발대식에서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하라’고 다그쳤다”며 “노 대통령 말대로 수사를 해보니 노 후보측 의원의 폭로가 허위였다. 이제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이회창 후보와 한나라당 당원 그리고 국민 앞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한다”며 “일말의 양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스스로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설훈 사건 뿐만이 아닌 병풍, 기양, 주가조작, 원정출산 등 이회창 후보를 흠집 내 온 인신공격들이 전부 허위로 밝혀졌다”며 “이렇게 해서 집권한 현 정권에 대해 퇴진하라고 외치고 싶다”고 일갈했다. 그는 “노 대통령과 열린당은 정치개혁을 말할 자격이 없다”며 “가장 먼저 개혁되고 청산돼야 할 집단이고 가장 지저분한 방법으로 집권한 세력”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현 부대변인도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노 후보는 당시 검찰에 ‘야당 정치공세에 밀려 검찰이 민주당만 몰아붙인다’며 중립적·독립적 검찰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그말을 요즘은 민주당이 한다”며 “노 후보측 의원의 폭로가 새빨간 거짓말이고 허위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27부는 이날 설씨에게 “정치적인 이유로 근거 없는 사실을 유포했다”며 “한나라당에 8000만원, 윤여준 전 의원에게 2000만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회의원은 공직자의 자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사실무근의 폭로로 인해 발생한 명예훼손은 회복이 불가능한 점을 고려할 때 신중해야 한다”며 “명예훼손당한 원고들의 피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설씨는 대선을 앞둔 지난 2002년 4월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씨가 2001년 12월 이 총재의 측근 윤여준 의원에게 ‘이 총재의 방미활동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며 2억5000만원(20만 달러)을 건넸고 이 대가로 최씨가 당 국제특보로 내정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과 윤 전 의원이 즉각 “허위 사실을 퍼뜨려 명예를 훼손했다”며 설씨를 고소했고 10개월간의 검찰조사 결과 폭로 내용은 허위인 것으로 밝혀졌다.

    설씨는 2003년 2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및 선거법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2004년 11월 2심 재판에서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 상고 취하로 형량이 확정돼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