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대세론' 김근태 '선전' 

    2·18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진출자 8명을 선출하기 위한 예비선거에서 정동영 후보가 김근태 후보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이종걸 후보는 9명의 당의장 입후보자 가운데 꼴찌를 기록(본선 당연 진출 여성몫 조배숙 후보 제외) 예선 탈락의 수모를 겪게 됐다.

    정 후보는 2일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실시된 예비선거에서 406표를 얻어 325표를 받는데 그친 김근태 후보를 81표차로 누르고 예비선거 최고 득표를 기록했다.

    김두관(231표) 김혁규(229표) 후보가 정·김 두 후보에 뒤를 이어 각각 3·4위를 차지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임종석(200표) 김부겸(183표) 김영춘(124표) 이종걸(122표) 조배숙(116표) 순으로 득표했다.

    이종걸 후보는 전체 9명의 당의장 입후보자 가운데 8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조배숙 후보에게 여성 후보 2인까지는 순위와 무관하게 본선진출 자격이 주어진 만큼, 이종걸 후보가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됐다.

    이날 예비선거는 국회의원, 중앙위원, 시도당 선출직 상무위원, 여성 상무위원 등 총 492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결과와 당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30% 반영된 만큼 일부 후보자의 경우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이기고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뒤지는 상황도 나타났다.

    우선 492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467명이 투표에 참여한 선거인단 투표결과(무효 12, 기권 3)에서는 정동영(248표) 김근태(182표) 김혁규(179표) 김두관(164표) 임종석(161표) 김부겸(140표) 김영춘(104표) 이종걸(102표) 조배숙(76표) 순으로 나타났다. 당원을 대상으로 두 곳의 여론조사 기관이 각각 1000개의 샘플씩 합산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정동영(1627) 김근태(1481) 김두관(696) 김혁규(517) 김부겸(448) 조배숙(408) 임종석(403) 이종걸(211) 김영춘(209) 순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 치러지는 열린당 전당대회에는 1만여명의 대의원을 상대로 정동영 김근태 김두관 김혁규 임종석 김부겸 김영춘 조배숙 후보가 출전, 당의장 자리와 최고위원 4자리를 놓고 막판 경쟁을 벌이게 된다. 

    이번 예비선거 결과를 놓고 당 안팎에서는 정동영 후보와 김근태 후보간의 표차가 81표에 그친데 대해 “정동영 후보의 압승을 예상했었는데 김근태 후보의 막판 선전이 주요 했다”면서 김근태 후보의 선전을 인정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정동영 후보 진영의 막판 '대세몰이'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김근태 후보는 개표결과 발표 직후 기자실을 찾아 “결과가 좋게 나왔다. 국민과 당원들에게 고맙다”면서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열심히 해서 전당대회에서 대이변을 발생시키고 그것을 토대로 해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근태 후보 캠프 대변인 우원식 의원은 예비선거 논평을 통해 “예비선거 막바지에 네가티브 선거가 있어 배제투표가 있었던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하다”면서 정 후보 측의 배제투표가 있었음을 간접 내비쳤다. 배제투표가 일어날 경우 어느 정도의 표차를 예상했는데 그 정도의 표차가 실제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우 의원은 그러나 “대의원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 (정 후보와의) 2.3%P 차이는 대의원들이 열린당의 변화를 바라고 있는 것이며, 김근태 후보가 태풍의 눈을 만들었다는 점이 확인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5분씩 주어진 후보자 연설에서 각 후보자들은 현재의 당 위기 상황에 대한 원인과 나름의 해법을 제기하면서 5·31 지방선거 필승 전략을 언급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마의 영남 공략 성공하겠다. 제게 최고위원 명함하나 달라”

    첫 연설주자로 나선 김부겸 후보는 “‘개혁만 요란했지 해 놓은 게 없지 않느냐’ ‘책임감 부족했고 교만하지 않았느냐’고 국민들이 질책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당 위기 해결을 위해 “우리 모두가 하나 되는 화합과 단결의 전도사가 되겠다”며 한 표를 당부했다. 김 후보는 또 “(전대에서 정동영·김근태) 이전투구는 공멸”이라면서 “(당이) 망한 다음 당의장이 무슨 소용 있느냐. 치열하게 경쟁하되 서로의 가슴에 비수를 꼽는 못난 일은 그만하자”면서 정동영·김근태 두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지방선거 지금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마의 영남공략 성공하겠다. 제게 명함하나 달라. 영남지역주의에 깃발 꽂을 텐데 그냥 가면 신뢰가 없다”면서 “제게 적어도 최고위원 명함 하나 주고 (판을) 엎자면 당의장 명함 달라”며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다음 연설에 나선 김두관 후보는 지금의 당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국민의 마음을 받는 정치를 통해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우리 당을 지지했던 국민들과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의지를 다졌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흔들리지 않고 가겠다. 동지와 함께 가겠다. 참여정부와 운명을 같이 하겠다”면서 “한나라당 10년의 지방권력을 반드시 교체해 내겠다. 온 몸이 깨져도 사즉생의 각오로 당을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내보였다. 

    “대책없이 전장에 내몰아서는 안 된다. 중도개혁세력통합 이뤄야”

    임종석 후보는 “우리 당은 정권창출이 개혁중의 개혁이다. 다시 뭉쳐야 한다”면서 중도개혁세력대통합을 재차 강조했다. 임 후보는 “대통합은 5·31 지방선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대책없이 (지방선거)전장에 내몰아서는 안 된다. 열린당 배지를 달고 눈에 눈물나지 않도록 하는 개혁을 해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이기는 것이야말로 당 지도부가 꼭 해줘야 하는 개혁이다. 제가 선봉에 서겠다”고 열변을 토했다.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서도 ‘NO'라고 말할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들겠다”

    김영춘 후보는 “불과 2년만에 지지율이 절반으로 토막나는 아픔의 원인은 무원칙과 무소신 때문이다. 민주당 합당론, 한나라당 대연정론같은 오락가락 정체모를 정당에 누가 지지를 하겠느냐”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또 “이상적 급진주의 조급함, 국민과 함께 하려는 노력도 부족했다. ‘대통령은 21세기에 국민은 독재시대에 산다’는 오만과 가벼운 말들이 국민을 돌아서게 했다”면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서도 'NO'라고 말할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호소했다.

    ‘좋은 사람 이종걸’을 구호로 내걸로 후보자연설에 나선 이종걸 후보는 “당이 흔들리고 뼈를 깎는 성찰이 필요하다”면서 “최근 우리 당의 모습은 마치 외길 철도에서 한 기관차가 다른 기관차를 향해서 전속력으로 달려드는 모양새다. 그것은 이적행위”라면서 “두 기관차는 같은 방향으로 힘을 합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이 (정치적으로) 크기 위해 자기의 허물을 남에게 떠넘기기, 잘못된 당청관계 심각하게 생각하는데 ‘당을 떠나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결국 누가 책임지고 나섰느냐.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개혁을 관철해 나가자는 것이 국민과 당원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필승 일궈내겠다. 가슴 가슴에 승리의 장미꽃 달아 드리겠다”

    정동영 후보는 첫 말문부터 김근태 후보와의 격한 당권경쟁을 의식한 듯 “(여러분들의) 얼굴에 수심이 보인다. 당내 선거인데 심하게 치고 받으니 걱정이 되시는 것 같다”면서 “걱정마시라, 정동영이와 함께 하는 사람은 어떤 후보에 대해 네가티브는 없을 것임을 공개적으로 천명한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정 후보는 이어 “지지율 재탈환 약속했다. 되찾아 오겠다”며 “몽골기병식 기동성 속도성으로 국민속을 파고 들어, 지난 2년 동안 사공없는 나룻배 처럼 흔들렸던 과거를 청산하고 새 당의장을 중심으로, (당·정·청)한 몸 공동체를 만들어서 당이 선두에 나서 정부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정 후보는 이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격랑 속에서도 정동영이는 단 한번도 위기와 도전을 회피한 적이 없다”면서 “정동영이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몸을 던져 돌파했다. 당의장 되면 필승전략을 갖고 50만당원과 함께 5·31 지방선거를 일궈내겠다. 가슴 가슴에 승리의 장미꽃을 달아드리겠다”고 했다.

    “우리당 지지율 10%이상 올려 놓겠다”

    김근태 후보는 “우리당이 어렵다. 중산층과 서민의 당인 우리 당이 창당의 그 정신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당 위기 상황을 진단하면서 “이 상황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와 다르지 않다”며 정동영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이어 “여러분과 함께 국민이 합의한 것을 빼놓고 노선과 간판도 인물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의 생사여부가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있다”면서 “만년 2등을 하던 저를 당의장으로 선택해 달라. 우리당의 지지율 10%이상 올려 놓겠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또 “대변화와 대이변이 일어나면 즉시 대연합을 추진하겠다”면서 “고건 강금실 포함한 모든 양심세력 참여하면 오늘의 난관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조배숙 후보는 “이 시대는 화해와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한 새로운 시대 정신이 (외국의 여성 대통령·총리 배출) 반영된 결과”라면서 “남성 후보자와 당당하게 경쟁해서 지도부에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조 후보는 이어 “당이 어렵다. 당의장으로 만들어 주신 다면 제가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진짜 성공할 수 있도록 당원들의 정확한 뜻을 파악하는 당이 되겠다. 국민과 어깨를 같이 하는 개혁. 그리고 할말은 하고 지방선거 승리하는 필승구도를 만들어 보이겠다”고 했다.

    “당의장 되면 김대중 전 대통령 모시고 금년 봄에 북한을 가겠다”

    마지막 후보연설에 나선 김혁규 후보는 “(이번 전대는)민심을 찾아가는 전대가 돼야 한다. 이번 전대는 대선 후보를 뽑는 대회가 아니고 당의 지도부를 뽑는 대회다”라면서 정동영·김근태 두 후보를 중심으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을 비난했다. 김 후보는 이어 “문제는 경제다. 경제가 살아야 나라가 살고 우리당도 산다. 출마자 가운데 실물경제를 아는 사람은 김혁규박에 없다”면서 “제가 당의장이 되면 김대중 전 대통령 모시고 금년 봄에 북한을 가겠다. 막힌 물꼬를 트고 개성공단을 활성화시켜 경제를 일으키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또 “김혁규가 있어야 우리당이 전국정당이 된다”며 “당의 전국 정당화를 위해 5·31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지방선거 3전 3승의 노하우를 여러분께 드리겠다. 한나라당의 영남을 뿌리채 흔들어 놓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