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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평당원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1일 내달 18일 치러질 전당대회 당의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당권 장악을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전대 당의장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위기에 처한 당의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 한 몸 던져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면 그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당의 지지율 1위 재탈환과 지방선거 필승을 다짐했다.
자파 소속 박명광 채수찬 박상돈 의원을 대동하고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정 전 장관은 “신규 소비자는 물론 오랜 단골 소비자도 등을 돌렸고 주가는 폭락해 바닥을 해매고 있다”며 최근의 당 상황을 회사에 빗대면서 출마 선언에 앞서 비장한 각오를 내보였다.
정 전 장관은 “우리가 겸손한 마음으로 민심을 하늘처럼 받들고 국민이 원하는 대로 내부에서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융합해 나간다면 국민이 우리를 다시 쳐다볼 것”이라면서 “5월 지방선거에서 기적을 만들어 내자”고 열변을 토했다. 정 전 장관은 “모두가 5월 지방선거는 해보나마나라고 말하고 실제로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지방선거는 견제와 균형, 분권이라는 참여정부 국정 철학에 대한 국민의 평가이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지방선거 필승을 재차 다짐했다.
정 전 장관은 또 “중산층과 서민의 행복 추구는 당의 기본 정체성이자 존재이유다. 성장이 복지를, 복지가 성장을 돕는 정책개발과 실행에 힘쓰겠다”며 “일자리가 최고의 인권이자 복지라는 사실은 여전히 유효하고 중산층과 서민의 희망 설계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당이 당·청 소통 적극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정 전 장관은 특히 최근의 당·청 관계 재정립을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를 의식한 듯 “이번 전대에서는 올바른 ‘소통의 리더십’을 갖춘 지도부가 구성돼야 한다”면서 “당내의 소통과, 당과 국민 사이의 소통, 당과 정부, 당과 청와대의 소통을 원활하게 이끌어 내겠다”고도 했다.
정 전 장관은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와 당은 정당 사상 초유의 수평적 당·청관계 구조를 가져왔다. 그러나 지도부가 7번 교체되는 현실에서 수평적 구조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내부 대화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당이 민심 현장에 뿌리박고 있기 때문에 당·청 소통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당 주도의 당·청 관계 재정립을 거론했다. ‘유시민 입각 파문’으로 불거진 당내 일부 소장파의 당·청 관계 재정립 요구와 맞물려 귀추가 주목된다.
정 전 장관은 이어 ‘파문(破門)’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설명하며 “소통하지 못하게 하는 것, 대화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중벌이라면, 스스로 문제가 있어 대화를 못하는 것은 재앙”이라면서 “이런 것들이 연초 개각 파동의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사실상 당·청 관계의 근본적인 문제가 당이 제대로 된 소통구조를 짜지 못하고 소통을 원활하게 하지 못한 게 핵심인 만큼, 힘 있는 당이 돼서 당·청 관계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그러면서 한발 더 나아가 “당이 이렇게 2년 반만에 무너진 데는 국민의 눈에 당이 사분오열 하는 모습으로 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돈으로 그리고 보스가 공천권을 가지고 굴림하던 구태정치, 계보정치가 당 내부를 갈라먹고 있는 것처럼 오도되고 있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간당원제, 근본부터 뜯어 고쳐야”
정 장관은 아울러 ‘유령 당원’ 논란 등 기간당원제 문제에 대해서는 “당이 이런 문제로 지탄받아, 창당 주역으로서 매우 부끄럽다”면서 “근본적인 문제부터 뜯어 고쳐야 한다. 시간을 갖고 연구해 보겠다”며 매우 강경한 의지를 내보였다. 그동안 논란이 돼 온 기간당원제 문제의 손질 필요성을 피력한 셈이이서 기간당원제 고수 입장으로 강력히 맞서왔던 유시민 의원이 좌장격으로 있는 참여정치실천연대 등의 움직임에 촉각에 곤두서고 있다.
“‘당권파가 당을 망쳤다’는 것은 모욕”
정 전 장관은 이와 함께 ‘당권파가 당을 망쳤다’는 지적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일순간 표정이 '일그러'(?)지며 단호한 목소리로 “내게 당권파라는 얘기를 가지고 뭔가 덮어씌우려고 하는데 이는 정동영과 당원들의 관계를 갈라놓고 반사 이익을 취하려는 정치적 의도”라고 발끈했다. “‘당을 망쳤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의도에 의심이 간다. 내가 지도부에 있었던 것은 지난 총선을 전후한 4개월 이었으며 그때가 지지율이 가장 높았었다”며 즉각 반박했다. 정 전 장관은 이어 “나는 당을 떠난 이후 그동안 남북관계 6자회담에 노력의 100%를 쏟아 부었다. 당을 배후 조정할 여력이 전혀 없었다”면서 “‘당권파’라는 말은 그동안 당의장을 지낸 분들에 대한 모욕”이라며서 떨리는 목소리로 강변했다.
정 전 장관은 개헌 논의와 관련, “무슨 문제든 시기가 중요하다”면서 “지금 국민의 입장에서 개헌얘기는 와 닿지 않는다.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애기할 입장이 아니다. 적절한 때가 도래하면 그때 말하겠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일각에서 ‘대권’ 운운하는 데 대해서도 “당이 살기 전에는 개인의 미래를 말하지 않겠다. (지금 상황에서) 개인적인 포부에 대해 꿈꾸고 말하는 것은 헛된 일이다. 우선 당을 살리는데 내 자신을 던지겠다”고 일축했다.
정 전 장관은 당권 경쟁의 유력 후보자인 김근태 의원에 대해서는 “훌륭한 지도자다. 좋은 경쟁, 좋은 협력으로 당을 살리는 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냈으면 좋겠다”고 짧게 평했다.
“한나라 장외투쟁은 내부 대선후보경쟁과 지방선거를 위한 사전선거운동”
정 전 장관은 사립학교법 강행 처리에 반발해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을 겨냥해서도 한 마디 잊지 않았다. 정 전 장관은 "한나라당이 아이들을 볼모로 장외투쟁을 벌이는 진짜 이유는 한나라당 내부의 대선후보경쟁과 지방선거를 위한 사전선거운동 때문"이라면서 완고하고도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정 정 장관의 이날 공식 기자회견장에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타 후보에 비해 그가 당내 세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듯 100여명의 취재기자는 물론 이상호 청년위원장을 비롯한 당직자들이 다수 참석했으며 일부 당직자는 회견을 시작할 때부터 “왜 이렇게 사람이 많느냐”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정 장관은 참석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당직자들에게 그간의 노고를 치하했다. 정 전 장관과 동행했던 일부 의원들은 당내의 괜한 시선을 우려한 듯 “시간이 남아 잠시 들러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