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사학법 반대 장외집회가 연이어 성공하자 박근혜 대표가 이번엔 집안단속에 나섰다.

    반대여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속 의원들의 이탈을 막고 남은 지방장외집회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이날 당 지도부를 포함한 당직자, 각 상임위원회의 위원장과 간사들을 총집합시키고 사학법 반대 장외집회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박 대표는 이날도 전투복인 검은색 바지와 빨간색 폴라티셔츠, 쥐색코트를 입고 회의에 참석했고 전날 집회의 성공 탓인지 매우 밝은 표정으로 당직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등 매우 고조된 모습을 보였다.

    이계진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표의 표정이 매우 밝아 보였다"고 말했다. 회의를 진행한 박 대표는 먼저 장외투쟁에 많은 참여를 하고 있는 소속 의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박 대표는 "연일 계속되는 투정일정때문에 여러분들의 노고가 많다"며 "앞으로 우리 투쟁 방안에 대해 좀더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사학법 개정안의 심각성을 더 많은 국민들에게 알려드릴 수 있는 방안 등에 논의해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바로 사학법 반대장외집회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박 대표는 "저쪽(열린우리당)안은 지배구조를 바꾸는데 온통 관심을 갖고 있다"며 "반면 우리가 내놓은 개정안은 말 그대로 사학의 비리척결을 위한 단호한 의지를 담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개정안은 재정의 투명성을 대폭강화하고 모든 사학의 비리척결을 위한 장치가 담겨져 있다"며 "이런 우리안을 무시하고 열린당은 온통 지배구조만 바꾸는데 관심을 갖고 있으니 그 의도가 어디 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박 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단합을 촉구하며 사학법 반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박 대표는 "지금은 힘을 모아야 할 때고 우리는 칼을 뽑았다"며 "이제 다른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고 일사불란하게 목표를 향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 뒤 '이게 우리의 결단이며 딴 생각하지 말고 투쟁의지를 갖고 우리의 의지가 관철될 때까지 나가자"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에게 저들이 원하는 이념을 주입시켜 정권을 연장하는데 아이들을 도구로 쓰는 무서운 일들을 저들이 하고 있다"며 "이를 막아내지 못하면 대단히 부끄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칼은 뽑아들었고 이제는 적당히 하지 않겠다"며 "끝까지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가져달라"고 거듭 소속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오늘 회의의 결론은 박 대표께서 분명하게 맺었다"며 "대표가 내린 결론이 곧 회의 결론"이라고 밝혔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더욱 강경한 태도로 소속 의원들의 '이탈방지'를 단속했다. 강 대표는 "의원님들 고생이 많다"고 먼저 감사를 표한 뒤 "이럴 때 일수록 서로 생각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당이 투쟁본부를 만들어 투쟁을 하고 있는데 원내대표로서 원내전략과 바깥전략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모든 지원을 계속할 각오"라며 "우리가 다소 원내대책에 희생이 있더라도 일을 시작했으면 끝을 본다는 각오로 임해야 하고 적어도 역사에 이런 순간 한나라당이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확실한 태도로 임했다는 것을 반드시 기록해야 하고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의 방침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선명하게 대처하는 것"이라며 "이번 문제는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고 이런 문제일 수록 더욱 선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해 소속 의원들의 이탈을 사전에 차단했다.

    이어 "한나라당에는 좋은 학교를 나온 분도 많고 지식도 풍부한 분들이 많은 당이기에 장점도 많지만 반면 이런 문제를 많이 생각하다 보면 오히려 슬기롭지 못할 수도 있다"며 "눈을 질끈 감고 선명하게 대처하자"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국보법이 우리나라의 현재를 지키는 법이라면 사학법은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근본이 되는 법"이라며 "이 법은 다른 법과 연계할 사항도 아니고 한나라당의 감세법안 등에 대해 협조를 받는다는 명분으로 (여당과)빅딜을 해 처리할 생각이 전혀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정권이 사학법 개정안을 원천무효하든지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확실히 하겠다는 (약속)것이 없다면 우리도 국회에 들어갈 생각이 전혀없다"며 열린당의 등원요구를 단호히 거부했다.

    그는 "여당이 앞으로 10년 간 더 집권해야 한다는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사학법이 그런 것과 연계돼 있다"며 "이번 주에 자기들끼리 (타정당과)공조를 해서 임시국회를 진행하겠다고 하는데 우리는 상임위부터 일체 거부한다"고 밝혔다.

    평소 의원들과의 친화력이 좋고 성격이 온화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강 대표는 이날 회의 말미에 "제가 평소에는 상당히 부드럽다고 소문이 나 있는지 모르겠는데 저도 한번 물면 잘 놓지 않는다"며 "사학법에 강경하던 분들은 강경하게 뒷받침을 해달라"고 말해 '이번 사학법 반대 투쟁으로 이미지 변신을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들게 만들었다.

    한나라당은 향후 장외투쟁과 함께 인터넷과 소속 의원들의 지역활동 등을 통해 사학법 개정안의 부당성을 널리 홍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박 대표는 향후 진행될 장외집회에 한나라당의 모든 인력, 중앙당 사무처 직원 지방의원 사무실 직원과 의원 보좌진들까지 모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