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사학법 반대 촛불집회를 '대흥행'으로 이끈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9일 부산에서 열린 첫 지방 장외집회마저 '흥행'에 성공하며 기분 좋은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이날 오전 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의 등원요구에 "사학법 원천무효조치 없이는 국회로 돌아갈 수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천명한 박 대표는 1만여명이 모인 부산역 광장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재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이날 집회 규탄사에 10분 이상의 시간을 할애했다. 지난 16일 서울 시청앞 광장 집회에서 5분이 조금 넘는 시간을 할애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시간 연단에 선 것.

    지난 촛불집회의 '대흥행'을 첫 지방집회에서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부산 집회의 성패여부가 향후 진행될 지방집회 성공의 분수령이 될 수 있기 때문. 이날 연단에 오르는 박 대표의 표정은 매우 밝았고 한층 여유로워 보였다.

    16일 촛불집회의 성공에 이어 첫 지방집회 역시 성공했다고 판단한 듯 했다. 1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는 부산역 광장을 사학법 반대 집회 참석자들이 가득 메웠고 일부 참석자들은 장소가 부족해 집회 내내 부산역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서 있는 등 집회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때문에 한나라당의 장외집회도 당분간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집회에 참석한 한나라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이제 사학법 반대 장외집회는 탄력을 받았고 사학법이 원천무효가 되거나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 국회에 등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사학법에 강력히 반대하며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학법 개정안의 거부권행사를 요구한데 이어 천주교도 이날 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고 만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법률 불복종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종교계의 반발이 점차 거세지고 있어 박 대표의 장외집회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근혜 "우리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며 우리는 결국 승리할 것"

    박 대표의 목소리 역시 평소와 달리 비장했다. 박 대표는 먼저 "추운 날씨에 이렇게 많이 참석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이에 1만여명의 참석자들은 일제히 '박근혜!'를 연호하며 화답했다.

    박 대표는 이어 "이 추위는 우리 국민들을 힘들게 하는 열린당의 심보와 같다"며 "이 추위에도 우리의 애국심은 활활 타오르고 있고 아마 열린당의 간담이 서늘해졌을 것이다. 그렇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참석자들은 더욱 큰 목소리로 '박근혜!'를 연호했고 "노무현 정권은 물러가라"등을 외치며 박 대표 연설의 흥을 돋궜다.

    박 대표는 이런 분위기를 이끌며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그는 "오늘은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에 당선된 지 3년째 되는 날"이라며 "이 정권은 미래보단 과거, 긍정보단 부정, 통합보단 갈등을 부추기고 있고 국민의 일자리 보단 청와대 일자리만 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게 현 정권의 참 모습"이라고 주장한 뒤 "이게 그들이 말하는 개혁이란 말인가요?"라고 되물었고 참석자들은 "가짜개혁 저지하여 대한민국 지켜내자"라고 외쳤다. 그는 "이 정권은 참여정권이 아니라 파괴정권"이라며 "그것으로 모자라 이제 아이들까지 망치려 한다"고 성토했다.

    박 대표는 이어 "지금부터 정부·여당이 국민을 얼마나 속여왔는지 말씀드리겠다"고 말한 뒤 "여당에서 민생이 중요하다고 장외투쟁을 그만 하라고 하는데 그렇게 민생이 중요하다면 민생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사학법을 처리했으면 됐을 것 아니냐"며 "민생법안은 다 제쳐두고 사학법 부터 날치기 처리했을 때는 이유가 있었을 것 아니냐"고 외쳤다.

    그는 "이런 결과를 불러올지 몰랐겠느냐"며 "이제 와서 여당이 민생을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생이 정말 중요하다면 날치기 사학법부터 무효화시키면 된다"며 "사학법 날치기 처리로 이 정권의 속셈은 다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여당의 기획위원장이 사학법을 처리했으니 이제 국가보안법도 없애야 겠다고 분명히 얘기했다"며 "한나라당의 장외집회가 옳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었고 참석자들은 일제히 "옳소!"라고 화답하며 "노무현 정권 물러가라" "박근혜 화이팅!"등을 외쳤다.

    이에 박 대표는 "여당은 과거사법, 언론법, 사학법 날치기 처리에 이어 사학법의 여론조작까지 하고 있다"며 "이제 국보법까지 없애겠다고 하는데 우리가 그냥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느냐?"며 거듭 청중의 호응을 이끌었다.

    박 대표는 이어 "이번 정기국회에선 하고 싶은 일이 많았다. 국민 주머니 사정을 좋게 하고 싶었고 싸우지 않는 정치를 하고 싶었다"며 "그러나 이 무도한 정권이 날치기를 하면서 이런 소망은 물거품이 됐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의 상생정치는 정부·여당을 위한 상생이 아니었다. 바로 국민을 위한 상생이었다"며 "이제 국보법까지 날치기를 한다는 데 어떻게 거리로 나오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말한 뒤 "장외투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고 국민들이 불같이 일어나 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사학법 처리를 색깔론으로 덮어씌우고 있다'는 열린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여당에서 장외투쟁을 색깔론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간첩이 민주화 인사로 둔갑될 때 장외투쟁을 했느냐?, 강정구씨 사건으로 정부가 검찰에 상처를 줄 때 장외투쟁을 했었느냐?"며 "여권의 색깔론 주장은 진실을 감추기 위한 녹슨 방패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여러분 이대로 두고만 보겠느냐"며 거듭 참석자들의 참여를 촉구했고 "이제 우리가 들고일어나야 하며 노무현 정권의 음모로부터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승리감에 도취해 나라를 무너뜨리고 있는 노무현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며 "우리 투쟁의 시작은 작을 지 모르나 결과는 엄청날 것이다. 다 같이 일어나 국민의 힘을 보여주자"고 외쳤다.

    박 대표는 "정부·여당의 차가운 가슴도 우리의 애국심으로 뜨거워질때까지 우리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며 우리는 결국 승리할 것"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의 이 같은 규탄사에 참석자들의 열기는 절정에 달했고 곳곳에서 '박근혜!' '박근혜!'가 터져나왔다.

    조용기 "이 정권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

    조용기 한국사학법인 연합회장도 이날 집회에 참석해 노 정권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조 회장은 "이 악법은 사학의 간판을 내리고 교원노조의 간판을 올리는 법"이라며 "이 나라가 방향을 잘못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왼쪽으로 가고 있다"며 조 회장의 규탄사에 힘을 보탰다.

    그는 "국민소득 40달러도 안될 때 천막학교가 들어설 때 사재를 털어서 학교를 세웠다"며 "이제 나라 형편이 나아지니 엉뚱한 짓을 하려한다. 남이 설립한 학교에 돈 한푼 안내고 경영권에 관여하려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겠냐"고 성토했다.

    그는 "교육부 장관에게 묻겠다"며 "교육부 장관은 얼마전 TV에 나와 교원노조의 힘이 별거 아니라고 했지만 교원노조는 정부의 교원평가제 실시요구를 힘으로 막았고 결국 정부는 실시하지 못하고 말았다"며 "이래도 교원노조의 힘이 만만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어 "사학법 날치기 처리로 이 정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며 "여러분이 이 정권을 심판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규택 "원천무효 안되면 대한민국 방방곡곡에서 곡(哭)이 터질 것"

    당내 사학법 무효화 투쟁기구 본부장인 이규택 의원도 규탄사를 통해 "우리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지키고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친북·좌파세력과 불순세력으로 부터 우리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나왔고 만일 사학법이 원천무효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방방곡곡에서 학교가 죽어가는 곡(哭)이 터질 것"이라고 외쳤다.

    그는 "개정된 사학법은 아이들에게 친북좌파 이념을 가르쳐도 상관없는 법"이라며 "우리가 하나로 뭉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지키고 친북좌파세력으로 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노무현 정권과 투쟁하자"고 참석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전여옥 "친북·주사파의 사탕발림에서 아이들을 지켜내자"

    촛불점화를 위해 연단에 오른 전여옥 의원은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서 두려운 게 많다. 그래서 무슨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 아이들을 지킬 것이다"라며 "우리 아이들을 전교조의 친북·좌파 홍위병으로부터 반드시 지켜내야 하고 우리 아이들을 평생 친북 주사파로 반미 시위에 앞장서게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의 목소리가 1만여 청중들을 앞도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환호했고 곳곳에서 "잘한다"라는 추임새가 터져나왔다. 전 의원은 이어 "어떻게 낳아 기르고 어떻게 만든 대한민국이냐"며 "우리 아이들을 친북·주사파의 사탕발림에서 지켜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이 대통령 당선 3주년 축하공연이나 할 때냐"

    경남도당위원장인 김학송 의원도 규탄사를 통해 "집권당은 100년 동안 쌓아온 사학을 단 10분만에 날치기로 통과시켰다"며 "이젠 한나라당 없이 국회를 강행한다고 하는데 열린당이 민생경제를 운운할 자격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전교조가 사학에 들어오면 앞으로 우리 아이들은 친북·좌경화 될 것"이라며 "이는 노무현 정권의 장기집권 의도가 담겨있고 국보법 폐지 의도도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독립운동은 나라를 찾기 위한 것이었지만 오늘 집회는 대한민국을 지키고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이를 위해 한나라당이 앞장서고 있고 박근혜 대표가 앞장서고 있다"고 말한 뒤 "여러분이 도와주십시요"라며 참석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부산시당 위원장인 김병호 의원도 "모든 사학을 비리집단으로 보는 열린당의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며 "오늘이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 3주년이라고 축하공연까지 한다는데 이 시점이 축하하고 공연할 시점이냐"고 성토했다.

    "노무현 정권은 대한민국이 망하길 원하는 집단"

    울산시당 위원장인 최병국 의원도 "우리는 오늘 노무현 정권의 반인륜적인 폐륜정치를 바로잡기 위해 모였다"며 "우리나라를 건국한 인사들을 독재·부패세력으로 몰아붙이고 있고 주사파를 민주인사로 둔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아이들에게 친북·반미사상이나 주입시키고 선동하는 세력들이 학교재단에 들어가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매일 운동만 한다고 생각해 봐라. 섬뜩하지 않겠느냐"며 "이런 노무현 정권의 음융한 장기집권 음모를 분쇄하자"고 주장했다.

    자유시민연대 김상철 상임의장도 규탄사를 통해 "노무현 정권은 대한민국을 매도하려 하고 있고 6.25전쟁때 대한민국이 망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강정구를 보호하기 위해 검찰에 지휘권을 발동한 이 정권은 대한민국이 망하길 원하는 집단"이라고 맹비난을 쏟아냈다.

    김 의장의 이 같은 발언에 참석자들은 "노무현 정권을 몰아내자" "빨갱이 집단이다"라고 외치며 많은 호응과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는 이어 "열린당이 사학법 개정안을 날치기 통과시키는 것을 보면서 국보법도 폐지시킬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는 여기서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천주교도 사학법 철회 안하면 '법률 불복종 운동 전개'

    사학법 개정안에 대한 종교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한기총이 사학법 철회를 강하게 주장하며 노 대통령에게 법률안의 거부권 행사를 요구한데 이어 이날 천주교도 사학법에 대한 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요구를 주장했다.

    가톨릭사학법인회는 이날 집회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천주교의 입장을 대독한 이재웅 의원은 "개정 사학법의 부당성과 위헌성을 감안해 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톨릭사학법인회는 ▲천주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계가 이번 사학법 개정안이 사학의 건학이념을 훼손시키고 사학운영의 자율성을 위협하고 있는 점, ▲교육계와 사학관계자들의 여론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은 점, ▲기존의 사학법으로도 충분히 비리를 정화할 수 있던 점, ▲사학존재 이유를 원천 부정하고 있는 점, ▲부당성과 위헌성에 반하는 점 등을 지적하며 반대입장을 천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헌법재판소의 위헌소송 제기 ▷관련단체와 적극적인 연대를 모색해 적극적인 대처 등을 주장했고 만일 이 같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법률 불복종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경고했다.

    집회 이모저모


    ○…당의 텃밭인 부산지역에서 열린 첫 지방장외집회는 날씨도 많이 풀려 많은 시민들을 참여했고 부산역으로 올라가는 계단까지 집회참석자들로 꽉 차는 등 서울시청 앞 장외집회 만큼 뜨거운 열기속에서 진행됐다.

    ○…박 대표는 이날도 '전투복'이라 불리는 바지정장을 입고 집회에 참석했다. 박 대표는 빨간색 폴라티셔츠에 짙은 녹색계열의 롱코드에 검은색 바지정장을 입었고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 끼고 있던 장갑마저 벗고 연단에 오르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의 흥행성공에 이어 이날 첫 지방집회 역시 흥행에 성공한 박 대표의 표정은 자신감에 넘쳤고 연단에 올라 규탄사를 낭독하기 전 참석자들에게 환한 웃음과 함께 두 팔을 번쩍 올려 크게 손을 흔들어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박수갈채와 호응을 이끌어 냈다.

    ○…부산에서 열린 집회였음에도 불구 소속 의원들도 상당수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폭설피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전남지역을 방문한 서병수 정책위의장을 제외한 16명의 부산지역 의원들이 모두 참석했으며 당 지도부를 비롯, 소속 의원 40여명이 집회에 참석했고 행사 내내 준비한 피켓을 흔들며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1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부산역 광장은 집회참석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만큼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특히 부산역으로 통하는 계단까지 참석자들로 꽉 들어찼고 역안에서 창밖을 통해 집회를 구경하는 인파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촛불점등을 위해 연단에 선 전여옥 의원의 청중 흡입력은 이날 집회의 하이라이트. '우리의 마음을 담은 글'을 낭독하는 전 의원의 목소리는 1만여 참석자들이 가득 메운 부산역 광장을 한 순간에 압도했고 청중들은 일제히 '전여옥!'을 연호했고 대다수 참석자들은 "정말 잘한다" "역시 전여옥이다"라고 극찬했다.
     
    ○…박근혜의 대중적 인기도 실감. 박 대표의 대중적 인기는 이날 집회에서도 입증됐다. 박 대표가 연단에 서자 부산역 광장을 지나가던 시민들도 박 대표의 연설을 듣기 위해 발걸음을 멈췄고 집회가 끝나고 박 대표가 미리 준비된 차량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수많은 인파가 박 대표의 뒤를 쫓아가며 '박근혜!'를 연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