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연합시민사회 측 상임위원 전원 사퇴시민회의 "차별적 기준 세워 합의정신 훼손"민주연합, 임태훈 비례후보 재차 부적격 판정시민회의 "임태훈 재차 추천" … 연대 파기하나
  • ▲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이 지난 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 지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이 지난 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 지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야권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추천할 비례대표후보 심사를 맡았던 연합정치시민회의(시민회의) 측 인사들이 전원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부적격자로 공천에서 배제된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을 비례대표후보로 재추천했지만 더불어민주연합이 또 부적격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지도부로 구성된 더불어민주연합과 인선문제를 놓고 충돌하면서 선거연대 파기 가능성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시민회의 추천 인사로 구성된 '더불어민주연합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는 15일 성명을 통해 "오늘 심사위원회가 재추천한 임 후보를 더불어민주연합이 또다시 부적격 판정했다"며 "임 후보에 대한 부적격 판단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 상임위원들은 김상근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10명 전원이 그 직위를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심사위원회는 이어 "부적격 판단은 독립적 심사기구인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 위상을 훼손한다"며 "국민의 눈높이를 저버린 부적격 판단은 연합정치정신을 훼손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심사위는 또 더불어민주연합을 주도하는 민주당을 향해서는 "차별적이며 퇴행적 기준을 앞세워 국민후보를 부적격 판단한 것은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의 합의정신을 훼손한 것이며 윤석열정권 심판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이날 "심사위에서 재추천한 임 후보자에 대해 판정을 번복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지 않기에 부적격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지난 13일 시민회의가 비례대표후보로 선출한 임 전 소장에게 '병역기피' 이력을 이유로 부적격 처리했다고 통보했다. 임 전 소장은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임 전 소장은 양심적 병역 거부를 선언해 2004년 병역법 위반으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기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이에 심사위는 이날 오전 "임 후보에게 '국민후보'가 될 수 없는 어떤 결격사유도 발견할 수 없었다"며 "심사위원 전원회의의 위임을 받은 상임위원회는 임태훈 후보 외에 다른 후보를 추천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고 임 후보를 다시 추천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연합이 임 전 소장 재추천을 거부하면서 시민회의 측 인사들이 총사퇴라는 맞불을 놓은 것이다. 시민회의가 더불어민주연합 대주주인 민주당에 반기를 든 셈이다. 

    박석운 심사위원은 14일 더불어민주연합을 향해 임 전 소장을 대상으로 한 부적격 결정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연합과 선거연대 파기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다.

    양측의 후보 인선을 둘러싼 갈등은 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4명의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후보 추천권을 가진 자칭 시민회의는 임 전 소장과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 정영이 전 전남 구례군 죽정리 이장, 김윤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를 추천했다.

    그러나 전 위원과 정 전 이장의 '반미 전력'이 논란이 되면서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연합에 후보 재추천을 요청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전 위원과 정 전 이장은 결국 자진사퇴했다. 시민회의 추천 후보 4명 중 3명이 낙마한 것이다.

    이에 후보 공모와 심사를 맡은 심사위는 "이런 사태를 초래한 민주당의 부화뇌동에도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민주당에 책임을 묻기도 했다. 민주당이 후보를 끝까지 감싸주지 못한 데 항의한 것이다.

    시민회의 측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계속 임 후보자를 재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연합 관계자는 "오늘 오후 4시까지 후보자 재추천을 받을 것"이라며 "임 후보를 다시 내는 것은 자존심싸움이다. 그러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