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과정 겪는 민주당, 안타까워…자멸할 것""與 공천 과정 민주당서 볼 수 없는 젠틀한 모습"
  • ▲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지난달 국민의힘 소속이 된 이상민 의원이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초심자의 마음'을 강조했다. 5선의 중진 의원이지만 국민의힘 소속으로는 처음 선거에 도전하는 만큼 승리를 자신하는 것이 아닌, 진심을 담아 선거에 임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민주당 소속이던 이 의원이 탈당 선언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을 향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쏟아내며 대립각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24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이재명 사당'으로 전락해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도저히 같이 할 수 없을 정도로 민주당이 망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공당으로 역할을 못할 정도"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 의원은 공천을 둘러싼 작금의 민주당 상황에 대해서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일은 아니다"라며 "그간 수많은 경고와 시그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상민 의원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상민 의원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국민의힘에 입당하신지 한 달 반 가량 됐다.
    "마음이 편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이나 지도부, 당원들이 많이 환대해주고 따듯하게 대해줘서 그런 것 같다. 지역 주민들의 격려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또 하나의 배경이다."

    -더불어민주당과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나.
    "오랜 기간 몸담았던 민주당을 뒤로 하고 떠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도저히 같이 할 수 없을 정도로 민주당이 망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당으로서 역할을 못할 정도로 망가진 것이다. 종전의 민주당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의 사당, 개딸(개혁의 딸) 당으로 변질돼 버렸다. 현재 민주당은 어느 특정인의 사법리스크에 대항하기 위해 방패막이로 쓰이는 정당이 됐다."

    -국민의힘 입당은 언제부터 고민했나.
    "정치를 계속 한다는 것은 일을 하려고 하는 것 아니겠나. 국민을 위해 아직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러려면 힘이 있어야 하고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돼야 한다. 신당을 모색해보기도 하고, 기존에 있는 당을 살펴봤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거취를 고민했다. 하지만 내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곳을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국민의힘이 내 마음에 든다, 안 든다 이런 차원이 아니다. 6선으로서 그냥 선수 하나 늘리는 것도 목적이 아니다.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하고 싶었다. 국민이 바라는 정당을 만들어 가는 데 역할을 하고, 국민의힘이 민생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어 입당을 결심했다."

    -공식 제안은 한동훈 위원장이 직접한 건가.
    "김기현 전 대표 때부터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이 왔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직접 만나 입당해 달라고 요청을 했다. 지역에서도 요청이 있었다. 국민의힘에 와달라며 내 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하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여러 채널을 통해 제안이 왔다."

    -오랜 기간 몸담았던 민주당의 현 상황을 진단해 본다면.
    "최근 민주당의 공천 파열음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이미 1년 전부터, 이재명 대표 체제가 들어선 때부터 예견된 일들이다.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컷오프 등에 해당되는 의원들이 지금 자신들에게 너무 억울하다고 하는데, 이런 일들이 벌어질 거라는 걸 다 예상했다. 다만 그들은 이재명 대표와 적절히 타협하면 살아날 것이라는 헛된 기대를 한 것 같다. 그야말로 냄비 속에 개구리처럼 물이 뜨거운 줄 모르고 안일하게 생각했다가 큰코 다친 거다."

    -지금 집단 탈당 등 단체행동 분위기도 감지된다.
    "글쎄.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지는 모르겠다. 아까 말한 대로 냄비 속에 개구리처럼 물이 이미 뜨거워져 있는 상황에서 뛰쳐나올 용기가 있을지 의문이 든다. 모든 불이익을 각오하고 허허벌판 광야에서 춥고 배고프게 지낼 각오가 돼 있을까. 자기는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헛된 기대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민주당을 바라보면서 많이 안타까울 것 같다.
    "오랫동안 있었던 민주당이 붕괴되는 과정을 겪고 있으니 많이 안타깝다. 아마 자멸할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으로는 첫 출마인데 지역주민 반응은.
    "물론 비판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나를 지지했던 분들은 오히려 잘했다고 격려해준다. 국민의힘 입당 결정에 대해 '너무 잘했다' '속이 시원하다' 이런 말들을 오히려 더 많이 듣는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처음처럼 겸손하게 의정활동 목표와 비전에 대해 설명하면서 꾸준한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 목표다."

    -4월에 국민의힘이 웃을 수 있을까.
    "승리를 자신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의 혼란으로 국민의힘이 잠깐 반사적 이득을 얻을 수 있을지라도 궁극적으로는 좋은 후보를 내세우고, 당이 혁신하는 것이 우선 돼야 한다. 윤석열 정부도 민심을 보다 섬세하게 챙기고 제대로 된 국정을 펼쳐야 한다. 민주당이 망하고 무너지는 것으로 반사이득을 얻겠다는 건 너무 위태로운 생각이다."

    -현재까지 국민의힘 공천 진행 과정 평가해 본다면.
    "불협화음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해관계가 다르기에 공천 과정에서 파열음이 날 수 있지만 최소화시키고 있다. 또 중진 의원들을 재배치하고 그것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의힘에 온 것이 흡족스러웠다. 기존 정당에서, 민주당에서 볼 수 없는 젠틀한 모습이다."

    -향후 정치 행보는 어디에 방점을 찍을 건가.
    "총 세 가지다. 우선 깨끗하고 상식에 부합하는 정치판을 만들고 싶다. 한동훈 위원장이 제시한 정치 개혁 공약을 포함해 국회 개혁이나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내고 싶다. 두 번째는 우리 사회 곳곳에 포진된 격차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포용적인 사회로 가도록 역할을 하고 싶다. 예컨데 요즘은 디지털 격차로 인해 많은 문제가 양산되고 있다. 평생교육 시스템 도입을 통해 해소해 나가고 싶다. 마지막으로 과학기술 중심 국가가 되는데 힘이 되고 싶다.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국가적 정책 뒷받침이 이루어지도록 과학기술인들이 신명나게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정책으로도 힘을 보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