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 남긴 녹음파일에 "아빠 딸이 잖아" 내용 담겨친부는 반성도 없이 "마녀사냥" 반발 후 항소·상고
  • ▲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대법원 정면 출입구에 '자유 평등 정의'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대법원 정면 출입구에 '자유 평등 정의'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친딸을 강제로 추행해 죽음으로 내몬 친부가 징역 5년을 확정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대법관 오경미)는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친족 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57)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에서 선고된 징역 5년을 확정했다.

    가정폭력 등으로 이혼했던 A는 2022년 1월 당시 21세였던 딸 B씨에게 갑자기 "대학생도 됐으니 밥 먹자"며 만난 뒤 자기 집으로 데려가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신체접촉을 거부했으나 A는 반항하는 B씨를 때리며 속옷을 벗고 성폭행까지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전한 녹음 파일에는 "아빠, 아빠 딸이잖아, 아빠 딸이니까"라고 애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A가 범행을 부인한다는 이유로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혐의가 아닌 강제추행 혐의만 적용됐다.

    B씨는 2022년 11월 "직계존속인 아버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해 세상을 떠났다.

    법원 "다른 성범죄 전력 없고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점 고려"

    1심 재판부는 "범행 내용이 대부분 사실로 인정되고 피해자인 딸이 받은 정신적 충격이 클 뿐 아니라 용서받지도 못했다"면서도 "다른 성범죄 전력이 없고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당시 법원이 법정형 하한선에 그치는 형량을 선고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성폭력범죄 특례법상 친족관계인 사람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제추행한 경우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돼있다.

    피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음에도 음주 상태 심신미약을 인정해 솜방망이 수준의 처벌을 내렸다는 지적이다.

    2심 재판부도 "피해 사실을 뒷받침하는 다른 증거들과 함께 경찰 수사 과정에서 B씨의 진술 등을 살펴보면 강제추행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원심을 유지했다.

    이에 A는 항고심 선고 직후 "나는 절대 그런 적이 없다. 이건 재판이 아니라 마녀사냥"이라고 외치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법원도 상고 내용에 항소심을 뒤집을 만한 사항이 없다고 판단해 변론 없이 2심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