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객석'으로 만나는 '스카팽' …대중성·작품성 갖춘 12개 작품 공개
  • ▲ 연극 '햄릿' 공연 장면.ⓒ국립극단
    ▲ 연극 '햄릿' 공연 장면.ⓒ국립극단
    국립극단이 고전, 레퍼토리, 근현대극, 창작신작, 해외신작 등 대중성과 작품성을 갖춘 2024년 시즌 라인업을 공개했다. 국립극단은 고(故) 차범석의 희곡 '활화산'을 50년 만에 무대에 올리는 등 12개 작품을 선보인다.

    명동예술극장에서는 △제11회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3월 22~24일) △제7회 중국희곡 낭독공연(3월 27~31일) △스카팽(4월 12일~5월 6일) △활화산(5월 24일~6월 17일) △햄릿(7월 5~29일) △간과 강(9월 27일~10월 19일) △사일런트 스카이(11월 29일~12월 28일)가 이어진다.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는 △창작공감: 연출 '천 개의 파랑'(4월 4~28일), 제목 미정의 김연민 신작(7월 11일~8월 4일) △청소년극 '슈퍼 파워'(5월 9일~6월 1일) △창작공감: 작가 '은의 혀'(8월 15일~9월 8일), '모든'(10월 3~27일)이 공연된다.

    '스카팽'(임도완 각색·연출)이 전 회차 '열린 객석'으로 찾아온다. '릴랙스드 퍼포먼스(relaxed performance)'라고도 불리는 '열린 객석'은 공연 중 관객이 자유롭게 입·퇴장할 수 있다.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등 보다 폭넓은 관객층이 열린 환경에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취지다.

    차범석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활화산'이 5월 개막한다. 1974년 국립극단 제67회 정기 공연으로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초연됐으며, '한국 연극의 거인' 故 이해랑이 연출했다. 이번 공연은 극단 그린피그 상임연출인 윤한솔이 맡았다. 1960년대 말 경상북도 벽촌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당시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 ▲ 국립극단 2024 시즌 라인업.ⓒ국립극단
    ▲ 국립극단 2024 시즌 라인업.ⓒ국립극단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의 '햄릿'(정진새 각색, 부새롬 윤색·연출)이 돌아온다. 2020년 제작 당시 배우 이봉련을 '햄릿'에 캐스팅해 화제가 됐으나 팬데믹 여파로 온라인 극장을 통해서만 몇 차례 공개된 바 있다. 무대디자인, 의상 등 전체적인 비주얼 콘셉트를 변경해 새 미장센과 더 날카로운 시대성을 선사할 예정이다.

    2020년 차범석희곡상을 수상한 '간과 강'(동이향 작, 이인수 연출)이 초연된다. 일상에 지치고 무감각해진 주인공 'L'이 의학적으로 판명되지 않은 자신의 통증과 대면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인수 연출이 작품을 이끌어 새로운 무대 미학을 펼쳐낸다.

    해외신작 '사일런트 스카이'(로렌 군더슨 작, 김민정 연출)가 연말을 따뜻하게 채운다. 여성은 투표조차 할 수 없었던 19세기, 하버드 천문대 소속 천문학자 헨리에타 레빗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과학에 대한 열망과 개척정신으로 천문학을 바꿔버릴 만한 발견을 한 강인하고 총명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극장 무대는 '창작공감: 연출'과 '창작공감: 작가'가 책임진다. 천선란 SF소설 '천 개의 파랑'이 연극으로 재탄생된다. 장한새 연출이 2023년 '창작공감: 연출'을 통해 7개월 간 '과학기술과 예술'이라는 주제 아래 리서치, 스터디, 특강, 자문, 워크숍 과정을 거쳐 완성했다. '왕서개 이야기', '붉은 낙엽'의 김도영 작가가 각색에 참여했다.
  • ▲ (왼쪽부터)장한새 연출, 김연민 연출, 신효진·박지선 작가.ⓒ국립극단
    ▲ (왼쪽부터)장한새 연출, 김연민 연출, 신효진·박지선 작가.ⓒ국립극단
    '김연민 신작'은 장한새와 마찬가지로 작품개발 과정을 거쳤다. 과학기술을 어떻게 이야기와 접목시켜 드라마를 만들 것인가에 주목했다. 인구 감소로 폐쇄조치가 내려진 소멸 지역에 전기 공급 중단이 시작된다는 설정 하에 전기망으로 표현한 '소멸일기'를 소재로 기술 문명의 이기가 사라져가는 마을의 모습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창작공감: 작가'의 작품 '은의 혀'(박지선 작, 윤혜숙 연출)는 '돌봄 연대'를 키워드로, 기댈 곳 없이 살아가는 정은과 은수가 만나 서로의 보호자가 되어주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어 관객과 만나는 '모든'(신효진 작, 김정 연출)은 인류 인구가 20만여 명밖에 남지 않은 디스토피아적 근미래를 다룬다.

    국립극단은 지역 협력 방식을 다각화한다. 기존에 참여 기관을 공개 모집해 선정하던 방식으로 '스카팽' 4개 지역,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2개 지역 방문이 예정돼 있다. '햄릿'은 2개 지역문예회관과 공동제작 방식으로 추진하고, 어린이·청소년 공연 축제 '한여름밤의 작은극장'은 올해부터 '우리동네 작은극장'으로 확장한다.

    36개월 이하 영유아 및 보호자 대상 쇼케이스 '더 어린 관객을 위한 극장'은 다채로운 무대에서 더 많은 관객과 만난다. 2021년 11월 개관해 누적관람자 1만2757명(2023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순항하고 있는 온라인 극장은 '벚꽃 동산'과 국립극단 인기 청소년극 레퍼토리 '영지', '활화산' 등의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