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 내전 곧 터질 듯 …'짜고치기'·밑장빼기' 점입가경동료 뒤통수 친 윤영찬, 토사구팽 당하나
  • ▲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본회의 중 이재명 대표와 문자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데일리 제공
    ▲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본회의 중 이재명 대표와 문자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데일리 제공
    <민주당의 비열한 공천>

    공천 내전을 앞두고 민주당 내 ‘짜고치기’  ‘밑장빼기’ 가 점입가경이다.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황운하, ‘뇌물수수’ 노웅래 모두 예비후보 검증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그 뻔뻔함에 새삼스레 놀랄 지경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하 존칭 생략)은 금고의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세비를 반납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선언했다.
    설령 민주당이 그 법안 발의에 반대하더라도 국민의힘 당규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실천적인 쇄신책이다.

    게임이론 시각에서 보면, 실효적인 ‘부패-방지 메카니즘’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게임이론은 상호작용을 헤아려 사회과학의 예측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부패 방지를 위해선, 부패가 저질러지지 않도록 유인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인간의 도덕심에 호소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도덕심에만 호소하면, 민주당 586의 모습이 나타난다.
    민주주의와 윤리는 조선 시대 백수 양반들처럼 ‘공자왈 맹자왈’ 외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실천하는 것이다.

    후진국에선 실천이 ‘선택’이다.
    선진국에선 실천이 ‘필수’다.
    실천할 수밖에 없도록, 제도를 설계해놓기 때문이다.

    제도는 민주주의와 윤리가 동시에 실천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 시각에서 볼 때, 한동훈은 실천적 쇄신책을 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한동훈의 견해처럼, 국회의원이 잘못을 저질렀으면 세비를 반납하게 하는 것이 옳다.
    비대위원장이 ‘옳은 일’ 하자고 나서는 마당에, 일부러 ‘그른 일’ 하자며 나설 사람은 없다.
    그게 바로 ‘메카니즘’인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정치인들이 사익 추구를 자제할 수밖애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한동훈 '실천'을 '강제'하겠다고 한다.
    이재명 대표(이하 존칭 샐략)의 사당이 된 민주당은 '실천'하지 않고 외치기만 한다.

    그중에 누군가는 도리어 한동훈의 쇄신책을 비꼰다.
    속임수가 드러난 마당에 속임수를 고집하는 바보들이다.
    그들이 바로 양심과 도덕심을 가장해 부당이윤을 챙길 사람들이다.
    안 봐도 안다.

    정성호 휴대전화 화면, 당한건가 흘린건가

    정치 쇄신을 향한 국민적 열망이 뜨거운 가운데, 민주당 내 황당한 사건이 터졌다.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하 존칭 생략)이 성희롱 발언을 한 것이다.
    그로 인해 큰 소동이 벌어졌다.

    한 편의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더니 현근택 망언으로 온 나라가 뒤집힐 판에 이재명 은 병상에서 일어났다.
    이재명 이 가덕도에서 피습 받고, 부산대병원을 ‘패싱’하며 서울대병원 병상에 눕게 된 과정은 어딘가 어색한 ‘드라마’였다.

    ‘드라마’의 끝이 바로 ‘현근택 구하기’ 였다.
    ‘드라마’치고는 너무 허무한 결말이었다.
    ‘독재 타도’를 외쳐온 야당 대표가 ‘정치 테러’를 받고 사경(?)을 헤맨다는 소식은 ‘드라마’였지만, 성희롱 발언자를 두둔하며 정치 활동을 재개한 건 ‘코미디’였다.

    이재명 은 병상에서 일어나자마자, ‘좌장’ 정성호 의원(이하 존칭 생략)에게 직접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현근택 을 당장 자르라고 목에 핏대를 세워도 모자랄 판에, 이재명 은 오히려 현근택 을 감쌌다고 한다.
    이재명정성호 가 주고받은 문자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재명 : 현근택 은 어느 정도로 할까요?
    정성호 : 당직 자격정지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공관위 컷오프 대상.
    이재명 : 너무 심한 것 아닐까요?
    정성호 : 그러면 엄중 경고. 큰 의미는 없습니다.

    보는 눈을 의심케 한다.
    하지만 위 대화 내용은 가짜뉴스가 아니다.
    사실이다.

    민주당은 반-시스템적이다.
    이재명정성호 에게 문자를 보내 현근택 징계 수위를 흥정했다는 게 바로 그 증거다.
    모든 당은 윤리감찰 시스템이 있을 것이다.
    민주당도 윤리감찰 기구가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가 징계 수위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사적 의견을 낸 것이다.

    민주당은 당 대표가 사적 의견을 낸 게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할 것이다.
    누군가는 그러한 민주당의 주장을 놓고 도의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할 것이다.

    게임이론 시각은 다르다.
    당 대표의 사적 의견이 큰 ‘신호’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명 의 메시지는 매우 노골적이었다.
    독재는 다른 게 아니다.
    그렇게 권력을 쥔 이가 타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신호’를 활용하는 것도 독재의 모습이다.
    이원욱 의원은 그걸 두고 ‘사당화의 증거’라고 표현하는데, 실은 ‘독재의 증거’라고 말할 수 있다.

    ■ 술수 난무 민주당 ··· 짜고 치고, 밑장 빼고

    당 대표와 측근들 간에 ‘짜고치기’ 는 미수로 끝났다.
    그 문자 대화 내용이 한 언론의 카메라에 포착되고 논란이 거세지자, 이재명현근택 에 대해 윤리감찰을 지시했다.
    하지만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지적할 건 또 있다.
    그 문자 내용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경위다.
    주도면밀한 정성호 가 언론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하게 여겨질 뿐이다.
    고의였을 수도 있다.

    현근택 이 노리는 지역구는 ‘원칙과 상식’윤영찬 과 겹친다.
    성남 중원이다.
    문제는 현근택 의 징계가 그 지역구 공천 경쟁에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윤영찬
    현근택 과 전략적 대체관계에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현근택 에 대해 윤리감찰을 지시하자, 윤영찬 은 돌연 민주당 잔류를 선언했다.
    그 이유는 뻔하다.
    공천 때문일 것이다.
    물론 윤영찬 은 아니라며 둘러댈 것이다.

    조응천 이원욱 김종민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했다.
    하지만 윤영찬 의 민주당 잔류 선언으로 인해, 그들의 탈당 명분이 부분적으로나마 퇴색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윤영찬 이낙연 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이후 친명계 주도 ‘이낙연 따돌림’ 과 그들에 의한 ‘이낙연 활용법’ 을 폭로한 바 있다.

    하지만 이재명정성호 간 문자 대화 내용이 보도되며, 엉뚱하게 윤영찬 이 당에 잔류하는 결과가 만들어진 것이다.
    오비이락으로 포장된 인과관계라고 볼 수 있다.
    문자유출이 이낙연 신당의 힘을 빼기 위한 술수였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정성호 ‘짜고치기’ 에 이어 한술 더 뜬 것이다.
    바로 ‘밑장빼기’ 다.
    은근슬쩍 그 문자 내용을 언론에 흘려, 윤영찬 에게 ‘공천’ 신호를 날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현근택 에 대해 ‘컷오프’까지 언급하며 '밑장빼기' 신호를 뚜렷하게 했다.
    그 신호는 활자화되어 전국으로 발송됐다.

    ‘사익추구자’
    이자 ‘공천추구자’윤영찬 에겐 그보다 더 좋은 신호가 없었을 것이다.
    역진귀납법에 따라, 정성호 는 그 점을 간파했을 수도 있다. 
    윤영찬 은 화답했다.

    ■ 공천에 눈 멀어 동료 배신 윤영찬 의 말로는?

    누차 강조했지만,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공천 받고 완장 차는 게 목표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 내에 부당사익 또는 지대추구를 막는 제어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윤영찬 은 페북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
    지금까지 함께해온 '원칙과 상식' 동지들에게 미안하고 미안할 따름이다··· 
    민주당을 버리기에는 그 역사가, 김대중 노무현의 흔적이 너무 귀하다.
    그 흔적을 지키고 더 선명하게 닦는 것이 제 소임이라 생각한다”

    윤영찬 은 솔직하지 못하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황당하다.
    지금 야권에서 김대중노무현의 흔적이 가장 많이 묻은 이는 이낙연이고, 그 흔적이 가장 덜 묻은 이가 바로 이재명 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영찬이낙연을 따르지 않고, 이재명 을 따라가기 위해 다짐한 격이다.
    윤영찬 의 자기모순이다.

    윤영찬 이 알아채지 못한 게 있다.
    그 지역구에 현근택 말고도 공천을 노리는 사람들은 쌔고 쌨다.
    민주당 내 친명계 원외위원장 모임은 윤영찬 을 향해 ‘배신과 반칙의 정점을 찍었다’‘제명 및 출당’을 요구하고 나섰다.
    동시에 그들은 탈당 3인을 향해선 ‘정계 은퇴’를 요구했다.

    친명계가 비명계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친명계 눈엔, 비명계가 민주당을 탈당하건 당에 잔류하건 그저 타도 대상일 뿐이다.
    전략적 대체관계이기 때문이다.

    친명계의 지배전략은 민주당이 폐쇄성으로 인해 망하더라도 당에 눌러 붙는 것이다.
    반면 비명계의 지배전략은 탈당일 수밖에 없다.
    이런 민주당의 소동을 보고 파악할 수 있는 건 바로 공천 때문에 사람의 소신이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곧 민주당은 공천 내전에 접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