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방장관, 기자간담회 통해 북중러 동향 상세 설명"북한 영변 경수로 내년 여름쯤 정상가동될 것으로 관측""우리 전투기도 차디즈 진입… 중국 침범에 비례 대응"
  • ▲ 신원식 국방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서성진 기자
    ▲ 신원식 국방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서성진 기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러시아로 보낸 컨테이너가 10월 말까지 2000개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하역하는 솜씨가 늘었는지 지금은 5000개로 늘었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지난 28일 열린 국방부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 지원을 설명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로 보낸 컨테이너) 양을 추정하면 120㎜ 방사포의 경우 40만발 이상, 152㎜ 곡사포는 200만발을 상회하는 정도의 수량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152㎜ 곡사포탄 기준 200만발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4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평가된다.

    국제사회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라 부족해진 재래식 무기·탄약 등을 공급받기 위해 북한과 접촉해왔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한 정황이 식별된 것은 지난해 중순부터다. 최근에도 북한 나진항에서 다수의 컨테이너를 적재한 화물선이 러시아 두나이항까지 운항한 모습 등이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포착됐다.

    핵무기용 플루토늄(Pu) 생산 우려가 제기되는 북한 영변 핵단지 내 실험용 경수로(ELWR)에 대해선 "내년 여름쯤 정상가동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장관은 "올해 여름 냉각수 식별을 통해 (북한 영변) 경수로 시험가동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2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영변에 있는 경수로에서 활동 증가가 관측됐다"고 했다. 그는 "특히 지난 10월 중순 이후 경수로 냉각 시스템에서 배수가 관측됐다"고 덧붙였다.

    IAEA보다 몇개월 앞서 우리 당국이 영변 실험용 경수로의 가동을 포착했다는 것이 신 장관의 설명이다.

    신 장관은 영변 경수로 가동 단계와 관련해 "일부 극소량 핵물질을 장전해 원자로 시험가동을 한 것"이라며 "시험가동해서 장비나 시설을 보완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영변 경수로 가동에 따른 북한의 핵무기 원료 증산 우려에 대해서는 "경수로를 통해 플루토늄을 생산해 핵무기를 만든 나라는 현재까지 없다"며 과도한 우려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영변 지역 내 전기 공급을 위한 가동이라는 북한 주장은 전혀 엉뚱한 말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중국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무단 진입에 대한 입장도 내놓았다. 

    신 장관은 우리 군이 최근 중국 군용기의 카디즈 무단 진입에 맞대응해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차디즈)에 공군 전투기를 진입시키는 등 맞대응 조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장관은 "(중국 군용기가) 연 평균 60회 정도 카디즈에 진입했는데 올해 133차례로 부쩍 늘었다"며 "지금까지 항공기가 넘어오면 경고하고 수세적 대응만 했는데 몇개월 전부터는 우리 항공기도 똑같이 차디즈(CADIZ)로 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통보를 안하지만 우리는 국제규범에 맞게 통보를 하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중국과 러시아만 어기고 있다. 답답하지만 계속해서 문제 제기를 하면서 비례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신 장관은 우리 군이 초정밀 고위력 탄도미사일 시험개발을 완료함에 따라 계획대로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신 장관이 언급한 미사일은 '현무-Ⅴ'로 추정된다.

    현무-Ⅴ는 사거리 3000~5500㎞ 수준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이상으로 탄두 중량이 최대 8~9톤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현무-Ⅴ는 '괴물 미사일'로 불린다. 이 미사일은 유사시 북한 지하 핵시설과 지휘부 등을 타격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