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언련 "지상파 뉴스, 친민주 성향‥ '편파보도' 여전해""YTN·연합, '김만배 인터뷰' 허위 드러나도 사과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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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수와 윤석열을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해결했다"는 취지의 김만배 육성파일을 공개한 뉴스타파 보도 화면. ⓒ뉴스타파 공식홈페이지
    20대 대통령선거 직전 소위 '김만배 허위 인터뷰'를 내보내 "대선 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기문란행위'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은 뉴스타파 기자가 최근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보도행위가 반역행위라면 앞으로도 계속 반역하겠다"며 여전히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매주 4대 공영방송사(KBS·MBC·연합뉴스TV·YTN) 뉴스·시사프로그램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공정언론국민연대(이하 '공언련', 공정감시단장 이홍렬)는 지난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이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가짜 인터뷰' 기사를 작성한 당사자를 단독으로 불러 일방적인 주장을 늘어놓도록 판을 깔아줬다"며 "공영방송이 대선을 불과 사흘 앞둔 민감한 시기에 '가짜뉴스'를 이용해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를 받는 형사 피의자를 출연시켜, 본인의 해명 차원을 넘어 여당과 검찰을 장시간 공격하도록 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김만배 인터뷰' 작성 뉴스타파 기자, MBC 나와 '해명'

    공언련에 따르면 지난해 3월 6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의 '허위 인터뷰' 기사([김만배 음성파일]"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를 작성한 뉴스타파 한OO 기자는 지난 8일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해당 기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진행자(김종배)가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 공작은 국기문란으로 사형에 처해야 할 중대한 반국가범죄'라고 비판한 내용을 언급하자, 한 기자는 "그동안 비정파 비당파 그리고 탐사보도를 목표로 달려왔고, 다른 정치적인 이해관계나 이런 것에서 자유롭게 살았는데, 그동안 저희가 해왔던 보도행위가 반역행위라면, 그냥 앞으로도 계속 반역하겠다"며 자신들은 떳떳하고 해당 기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이어 김만배 녹취록 중 '통했지'와 '그냥 봐줬지' 사이에 담긴 28초 분량의 발언이 편집돼 '박OO 검사가 봐준 걸 윤석열 검사가 봐준 걸로 보이게 했다'는 지적에, 한 기자는 본질적인 답변은 회피한 채 "검찰 프레임이다. 어제 검찰 티타임에서 나온 말이고, 그걸 지금 기자들이 전파하고 있는데…, 역병처럼 퍼지고 있다"며 "박OO가 봐줬으면 윤석열 주임검사는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인지, 박OO가 커피를 타 줬으면 윤석열 주임검사는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인지 여기에 대해 검찰과 언론은 답을 해야 될 것 같다. 저희가 필요한 부분에서 편집을 했는데 저는 김만배 씨가 말하고자 하는 취지를 훼손한 것은 없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대선 사흘 전인 일요일 밤에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한 기자는 "사전투표가 이미 끝났고, 월요일로 넘어가면 선거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3월 6일 밤 안에는 보도할 수 있으면 그때까지 해야 된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또 보도 전 사실확인 과정에서 박영수 전 특검 측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을 두고도 한 기자는 "부인하지 않는 답을 저희가 받았다. 누구한테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은 김만배 씨의 주장을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판단했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자신의 보도를 합리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만배 녹취' 24분 방송… 허위 드러났는데, 사과 無

    공언련에 따르면 지난 대선 직전, 뉴스타파의 '김만배 인터뷰'를 검증도 없이 인용보도한 YTN과 연합뉴스는 당시 보도한 녹취록 내용이 허위조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이를 사과하기는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YTN '뉴스가 있는 저녁'은 지난해 3월 7일 방송에서, 전날 공개된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뉴스타파 녹취록 관련 뉴스를 '주요 뉴스 브리핑'과 리포트 2개, 그리고 2명의 평론가를 차례로 출연시켜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날 변상욱 앵커는 뉴스 브리핑에서 "윤석열 후보와 박영수 전 특검을 통해 대장동 사업 대출 브로커 수사를 무마했다는 김만배 전 기자의 육성이 공개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고, 나OO 기자는 "김만배 씨의 육성 내용은 그동안 봐주기 수사가 없었다던 윤석열 후보의 해명과 배치돼 대선을 코앞에 두고 파장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OO PD는 <대선 판 뒤흔든 김만배의 입 "50억"에서 "수사무마"까지>라는 리포트에서 '김만배 녹취록'에 담긴 주요 내용을 일지 형식으로 소개했다.

    이후 최영일 평론가와 5분, 박지훈 변호사와 11분가량 이 내용을 놓고 다시 대담을 나눴다.

    공언련은 "YTN은 라디오를 통해 뉴스타파보다 먼저 '김만배 허위 인터뷰'를 방송했다"고도 주장했다.

    공언련에 따르면 뉴스타파의 첫 보도가 나오기 13일 전인 지난해 2월 22일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윤석열 검사가 커피를 타 주며 사건을 무마했다'는 취지로 '김만배 허위 인터뷰' 내용을 미리 언급했다.

    공언련은 "이렇듯 지난해 3월 뉴스브리핑과 리포트, 대담들에서 다룬 김만배 녹취록이 허위였고, 대선을 코앞에 두고 큰 파장을 몰고 왔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YTN은 아직까지 시청자에 대한 사과는 물론 아무런 입장조차 내놓지 않는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속히 퍼 나른 '김만배 녹취록', 가짜뉴스 드러나도 '침묵'

    공언련에 따르면 연합뉴스 역시 20대 대선 사흘 전 뉴스타파의 '김만배 녹취록'이 공개되자 곧바로 퍼 나르는 신속함을 보였으나, 정작 가짜뉴스로 드러난 뒤에는 사과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는 지난해 3월 7일 새벽 1시 19분 <김만배, '박영수·윤석열 통해 사건해결' 보도…野 "거짓말">이라는 기사에서 뉴스타파 기사의 핵심 내용을 6개 문장으로 자세히 전했다. 뉴스타파의 보도가 의문 투성이인데도, 마치 녹취록이 공개되기를 기다렸다는 듯, 3시간 40분 만에 관련 뉴스를 확대·재생산한 것.

    연합뉴스는 JTBC의 같은 해 2월 21일 자 보도를 인용하며 "주임 검사가 커피를 타 주며 첫 조사와 달리 잘해주더라고 조우형 씨가 말했다"는 남욱 변호사의 검찰 진술 내용까지 덧붙여 파문을 확산시켰다.

    또한 같은 해 2월 25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조우형에게 왜 커피를 타 줬나"라는 이재명 후보의 질문에 윤석열 후보가 "전 그 사람 본 적 없다"고 답한 사실을 추가해 마치 윤 후보가 거짓말을 한 것 같은 인상을 들게 했다.

    단지 기사 말미에 "뉴스타파 보도는 허위이고 윤 후보와 김만배는 아무런 친분이 없다"는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 대변인의 알맹이 없는 해명만 실어 양측의 입장을 균형 있게 다룬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이 전부였다.

    "혼선 드렸다"… 사과는 없고, 기자 고발한 여당에 반발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7일 조작된 뉴스타파의 '김만배 녹취록'을 인용보도한 데 대해 "혼선을 드렸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으나, 시청자들에게 사과는 하지 않았다. 오히려 MBC를 포함한 6명의 기자를 고발한 국민의힘이 문제라며 공격하고 나섰다.

    이날 뉴스데스크는 "'뉴스타파 인용 보도에 대해 말씀드립니다'라는 입장문을 통해 "김만배의 녹취록 원문 제공을 거부당한 상황에서 그대로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시청자 여러분께 혼선을 드렸다"고만 밝혔을 뿐, 끝내 시청자들에게 사과는 하지 않았다.

    이어 국민의힘이 MBC 취재기자 4명을 고발한 것을 두고 "언론 자유를 옥죄려는 재갈 물리기가 아닌지 의심을 거둘 수 없다"며 "정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져야 할 사안에 대해 고발부터 하고 보는 행태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그렇다면 왜 MBC는 지난해 3월 7일 대선 이틀 전에 후보들의 지지율이 요동칠 만한 '김만배 녹취록'을 최소한의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4꼭지의 리포트로 집중 쏟아냈는지 시청자들에게 해명하는 것이 순서로 보인다"며 "마음껏 가짜뉴스를 퍼 날라도 당하는 쪽은 고발도 하지 말라는 것이 MBC 경영진의 뜻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MBC 시사보도 프로그램 제작 준칙과 선거방송 준칙에는 '사실 관계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정보는 방송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특정 후보에 대한 폭로성 주장에 대해서는 정치적 의도를 주의하고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한 뒤 보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돼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특정 후보 위한 허위 인용보도… "혼선 드렸다"는 말뿐


    KBS 역시 '김만배 녹취 원본'이 공개되면서 지난해 대선 직전 자신들이 인용한 녹취의 일부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자 "시청자 여러분께 혼선을 드렸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끝내 사과는 하지 않았다.

    지난 7일 KBS '뉴스9'는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3월 7일, KBS는 전날 공개된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를 일부 인용해 보도했으나 확인 결과 인용한 녹취의 일부가 임의로 발췌 편집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원문 자체를 입수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혼선을 드렸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시청자들에게 사과는 하지 않았다.

    아울러 KBS는 이날 다른 리포트에서 "검찰이 언론보도와 관련해 10명이 넘는 특별수사팀을 꾸린 것은 광우병 PD수첩 이후 처음"이라며 "언론사를 상대로 한 전방위 수사로 언론의 검증 역할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이에 대해 공언련은 "KBS는 원문의 확보 여부보다 녹취물의 진위 검증이 우선돼야 하고,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면 애초에 보도하지 말았어야 했는데도 이를 무시한 채 버젓이 방송했다"며 "대선 이틀 전이라는 민감한 시기에 허위보도가 가져올 파장과 이 과정에서 수억원의 돈이 오간 사안의 중대성에도 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정치 검찰의 조작" 주장 부각… '수사 지연' 행위엔 눈 감아


    공언련은 "지난주에도 공영방송 뉴스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감싸 도는 편파성이 두드러졌다"며 9월 첫째 주에 방영된 지상파 뉴스·시사프로그램의 편파방송 사례를 거론했다.

    먼저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10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정치 검찰의 공작이자 조작"이라고 일갈한 이재명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싣는 보도를 하면서도 이 대표의 '수사 지연' 행위에 대해서는 눈을 감았다.

    이날 A기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늘 5번째 검찰에 출석하면서 입장문을 내놨다"며 '정치검찰을 악용해서 조작과 공작을 하더라도, 잠시 숨기고 왜곡할 수는 있겠지만, 진실을 영원히 가둘 수는 없습니다'라는 이 대표의 '입장'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어 A기자는 "서면 진술로 답변을 대신했던 이전 조사와 달리 이 대표는 일부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6시 30분쯤 조사를 마치고 조서 열람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비슷한 시각 다른 언론은 '방북 비용 3백만 달러를 쌍방울 그룹이 대납하도록 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이 대표가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은 채 '진술서로 갈음하겠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공언련은 "타 기사 보도를 참조하면 이 대표는 2시간 반가량 조서를 검토한 뒤 '진술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진술 조서 서명을 거부한 채 귀가했고, 검찰이 12일 추가 소환을 통보했지만 이 마저도 갖가지 핑계를 대며 확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며 "본인의 진술이 조서에 누락됐다면서 검사에게 첨삭요청도 하지 않고 서명날인 없이 귀가한 것은 수사 지연을 위한 계산된 행동으로 볼 수 있는데, 뉴스데스크는 이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만배 '가짜 인터뷰'에 도 넘는 물타기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는 지난 4일 방송에서 '김만배 허위 인터뷰' 의혹을 다루던 중 진행자(주진우)가 갑자기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집을 김만배 씨의 누나가 구매한 사실을 거론하며, 김씨와 윤 대통령 사이에 마치 부적절한 커넥션이라도 있는 것처럼 몰아갔다.

    이날 출연한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제가 볼 때는 대선일이 3~4일만 더 미뤄졌다면 (김만배 허위 인터뷰로 인해)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에 당선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국기문란, 민주주의 후퇴"라고 비판했다.

    이에 진행자는 "이 인터뷰가 그렇게 영향이 컸나요?" "국기문란까지 가야 되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8일 '김만배 녹취록'이 공개된 이튿날 '주진우 라이브'는 관련 뉴스를 자세히 인용 보도하며 "대선의 변수로 떠올랐다" "이거 김만배 씨의 목소리가 직접 나왔기 때문에 좀 의미가 있다"고 관련 의혹을 부풀렸다. 해당 방송분은 현재 방송심의 대상에 올라와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진행자는 김성태 전 원내대표의 발언을 수시로 끊으며 어이없다는 말투로 여당의 과도한 정치공세인 것처럼 몰아갔다.

    또한 진행자는 "김만배 씨 누나가 윤 대통령 부친의 집을 사 줬잖아요. 이런 부분도 있지 않습니까?" "너무 우연치고는 이상하잖아"라며 민주당과 동일한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공언련은 "'김만배 허위 인터뷰'의 본질과 상관없는 윤 대통령 부친 집 매각 건을 들고 나와 쟁점을 왜곡시킨 보도 사례"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