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범정부 합동 지원위, 2021년 11월 K-팝 콘서트 지원 방안 논의"BTS 팬덤 등 K-팝 인기"… BTS 등 유명 가수 출연 사전 계약 추진국민의힘 '완전체 공연' 원하자, 민주당 "BTS가 봉이냐"… 내로남불 논란
  • ▲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연합뉴스
    ▲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K-팝 콘서트에 'BTS'(방탄소년단) 출연을 희망한 국민의힘 일각을 향해 "BTS가 봉이냐"고 비판했으나, 정작 문재인정부에서 BTS 출연을 위한 사전 계약을 추진했던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국무조정실로부터 제출받은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정부 지원계획(안)'에 따르면, '잼버리 정부지원위원회'(지원위)는 2021년 11월23일 전북도청 회의실에서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주요 국무위원 포함된 잼버리 지원위서 BTS 섭외 논의

    지원위는 새만금 잼버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분야별 정부 지원 방안 등을 심의·확정하고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기구다. 위원장은 국무총리로 여성가족부·기획재정부·문화체육관광부·법무부·행정안전부 장관 등 주요 국무위원을 비롯해 새만금개발청장·전라북도지사 등이 당연직으로 들어가는 범정부 합동으로 조직됐다.

    이날 지원위 첫 회의에는 위원장인 김부겸 국무총리를 비롯해 유은혜 교육부 장관, 정영애 여가부 장관, 법무부·환경부 차관,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 송하진 전북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지원위 부위원장인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과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등은 불참했다. 위촉직 11명 중 7명도 자리했다.

    "BTS 등 사전 계약 추진" 별도 표기하며 강조

    이날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 심의·의결한 정부의 지원계획에는 K-팝 콘서트 개최를 지원하는 방안이 담겨 있었다. 자료에 따르면, 문체부가 담당하는 콘서트 개최 지원 현황에는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가 한국에서 개최되는 만큼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 등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특히 BTS 팬덤 등 K-팝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기와 위상이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관광공사가 주기적으로 개최하는 K-팝 콘서트를 잼버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개최해 '상호 윈-윈(win-win)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향후 계획으로 2022년 10월까지 K-팝 콘서트 개최 관련 세부 업무협의를 마치고 같은 해 12월까지 출연진 섭외 등 콘서트 계획을 확정한다고 명시했다.

    특히 당시 문재인정부는 "BTS 등 유명 K-팝 가수 출연을 위한 사전 계약 추진"이라고 별도로 표기하며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원위는 회의 이후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BTS 섭외를 위한 사전 계약 추진을 논의했다는 내용은 제외한 채 "잼버리를 우리 문화를 널리 알려 국가 위상을 강화하는 계기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유명 가수가 출연하는 K-팝 콘서트 개최"라고만 발표했다.
  • ▲ 지난 2021년 11월23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잼버리 정부지원위원회 1차회의 내용.ⓒ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
    ▲ 지난 2021년 11월23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잼버리 정부지원위원회 1차회의 내용.ⓒ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
    민주당, BTS 부르자던 국민의힘에 "봉이냐" 비판

    이후 BTS 멤버인 진이 지난해 12월13일, 제이홉이 지난 4월18일 입대했다. 민주당은 새만금 잼버리 폐영식 공연 때 BTS '완전체' 공연을 희망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독재적 발상" "BTS가 봉이냐" 등으로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에서도 새만금 잼버리 성공을 위해 K-팝 콘서트에 BTS 등 유명 가수를 부르기 위한 '사전 계약'을 추진한 것이 드러나면서 내로남불 논란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성 의원은 지난 8일 BTS가 잼버리 마지막 일정인 K-팝 콘서트에 군 복무 중인 멤버(진·제이홉)가 출연하게 해 달라고 국방부에 요청했다.

    이에 이형석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정부의 무능으로 전 세계에서 한국을 찾은 청소년들이 소중한 추억을 만들 기회를 빼앗겼고, 전 세계의 비난을 사고 있다"며 "이를 사과하고 제대로 수습하려는 정부의 진정성 있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여당 정책위 의장까지 역임한 중진 의원은 BTS까지 소환하며 대신 수습해 달라고 한다. K-팝을 지원하기는커녕 정부 입맛과 필요에 따라 아티스트를 동원하겠다는 인식은 군부독재의 권위주의를 떠오르게 한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윤석열정권이 잼버리 참사적 대회 실패를 BTS로 무마하려 했던 속셈이냐"며 "이게 반국가주의적 독재적 발상이고 공권력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BTS가 봉인가"라며 세계 최고 아티스트를 한낱 동원부대쯤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공산당식 독재정권식 발상 아니냐"며 "위대한 BTS를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지난 정부에서 BTS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파리 특별공연, 유엔 특별영상과 연설, 첫 번째 청년의 날까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주고 노력해줬다"며 "모든 행사들은 사전에 기획됐고, 소속사는 물론 멤버들 각자들과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며 논의됐고, 그들의 의사를 반영해 형태를 결정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