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공직선거법 재판서 증언… "방 안에서 성남시장과 수차례 통화""이재명과 낚시도 하고 골프도 쳤다는 자랑 들어"… 증언 내내 李 침묵
  • ▲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9차 공판에 우산을 쓰고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9차 공판에 우산을 쓰고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아들이 증인으로 나와 고인이 생전 이 대표와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김 전 차장의 아들 김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검찰은 먼저 김 전 처장이 성남도개공에 입사하게 된 경위를 물었다.

    김씨는 "아버지가 저에게 한자리가 공석인데 그 자리 지원자가 7명이다. 근데 그 자리에 아버지가 가기로 돼있다"라며 "결국 인맥이 전부라고 저에게 말했다"고 답했다.

    채용공고 단계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 등과의 인연을 통해 김 전 처장이 이미 내정됐다는 게 김씨의 증언이다.

    검찰은 2016년도 호주-뉴질랜드 출장과 관련한 질문을 이어갔다.

    검찰은 "당시 부친이 증인이나 가족에게 출장 목적, 동행한 사람 등에 대한 얘기를 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

    김씨는 "예전에 아버지와 산책하면서 이재명씨와 낚시도 하고, 수차례 직접 보고하고, 유 전 본부장과의 일들에 대한 얘기를 하곤 했다"고 했다.

    이어 "성남시장과 골프도 쳤다"는 얘기도 했다"며 "자세한 건 당시 관심이 없어서 따로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 안에서 이재명과 수차례 통화해… 대장동 재판 관련 도움도 많이 줘"

    김씨에 따르면 김 전 차장은 가족과의 식사 자리 등에서 이 대표와 관련한 얘기를 자주 했다고 한다.

    검찰은 "부친이 가족에게 성남시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전화받은 얘기도 했었냐"고 물었다.

    김씨는 "자주 했다. 함께 있을 때 주말이든 평일이든 방 안에서 전화를 받는 일이 있었다"며 "'누군데 방 안에 서 받느냐'고 물었더니 아버지가 '성남시장이다'라고 얘기했다"고 답했다.

    통화 내용과 관련한 검찰의 질문에 김씨는 "당시 대장동 재판 관련해 (이 대표에게) 도움을 많이 줬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고(故) 김문기 전 개발1처장과 함께 찍은 사진. ⓒ팀블로그 고공행진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고(故) 김문기 전 개발1처장과 함께 찍은 사진. ⓒ팀블로그 고공행진
    "정치보복에 가족이 피해 받을까 두려워… 진실이 궁금했다"

    앞서 다른 증인에게는 직접 질문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이 대표는 김씨의 진술이 이어지는 내내 시선을 아래로 둔 채 침묵했다.

    김씨는 김 전 처장의 유품들을 검찰에 임의제출하지 않았던 이유도 설명했다.

    김씨는 "정치보복이 실제로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며 "가족이 피해를 받을까봐 두려워서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전 처장의 휴대전화 등에는 이 대표와 함께 해외출장에서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 이 대표를 '이재명 변호사'라고 저장한 연락처 파일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처장 사망 직후 관련한 자료를 다 확인했다고 밝힌 김씨는 "궁금했다. 진실이 뭔지. 왜 아버지가 돌아가셔야만 했는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선정국이던 2021년 12월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과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핵심 관계자로 알려진 김 전 처장을 "하위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처장은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다 이 대표의 인터뷰 전날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