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합리화 늪에 빠져 '일탈'"… 사실상 혐의 인정대마 등 마약 투약 정황 포착… 공급책까지 수사 확대프로포폴 100회 투약도 의문‥ 병원 과실 여부도 조사
  • ▲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른바 '마약 4종 세트' 투약 혐의로 경찰에 소환된 배우 유아인(37·엄홍식)이 장장 12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지난 27일 오전 9시 20분쯤 유아인을 불러 당일 오후 9시까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를 조사한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유아인을 상대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는 한편, 유아인을 한 차례 더 소환해 여죄 및 공범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유아인이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을 상대로 "저의 일탈 행위들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식의 자기 합리화의 늪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고 말함에 따라, 이날 대마 등 일부 마약류를 투약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 결과, 유아인의 소변과 모발에서 대마·코카인·프로포폴·케타민 등 4종의 마약류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 별도의 공급책 없이 대마나 코카인 같은 마약을 접하긴 힘들다. 따라서 유아인이 이들 마약을 투약한 사실을 인정했다면, 자연히 '마약 유통망'으로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

    마약을 밀수·판매하고 투약하는 과정에서 공범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고, 대개는 마약을 함께 투약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향후 경찰 수사는 유아인이 접한 마약의 입수·유통 경로나 공범을 색출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유아인이 지난 2년간 프로포폴을 100회 이상 상습투약하게 된 과정도 수사 대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프로포폴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시술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할 경우 월 1회를 초과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한편, 의사가 환자의 투약 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마약류 의료쇼핑 방지 정보망'을 운영하고 있다.

    의사들이 프로포폴 처방을 원하는 환자가 내원했을 때 해당 망에 접속만 하면 이 환자가 1년 이내에 처방받은 내역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의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경찰과 식약처에 따르면 유아인은 2021년 1월 4일부터 같은 해 12월 23일까지 총 7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4400㎖가량 투약하고, 지난해에도 1년 동안 프로포폴을 30회 넘게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유아인이 2021년 한 해 동안 한 달에 6번, 지난해에는 한 달에 2번 꼴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유아인은 지난 2021~2022년 사이 서울 강남구와 용산구에 위치한 성형외과 등을 돌아다니며 프로포폴을 상습투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유아인을 진료한 한 병원장은 유아인에게 "너무 많이 수면 마취를 하면 안 된다" "병원을 옮겨 다니면 안 된다"고 주의를 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유아인이 병원을 돌아다니며 프로포폴을 상습투약하고 있었다는 걸 의료진도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경찰은 유아인이 의료진의 도움 없이 프로포폴을 100회가량 투약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당시 프로포폴 처방이 불가피했었는지 ▲진료기록부에 투약 횟수를 줄이는 방법으로 프로포폴 처방 기록을 숨기지는 않았는지 ▲불필요한 상황에 케타민 등 다른 수면마취제를 프로포폴과 섞어 처방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