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우경협 "코인으로 2500억원 조달" 보고서… 北아태 송명철 커다란 관심2019년 우경협→ 아태협으로 바꿔… 우경협 회장·부회장, 아태협 자문위원으로 이동2019년 7월 아태협, 北 김영철에 "향후 모든 결제가 블록체인으로 운영될 것" 편지우경협·北 "태양광·관광사업" 합의서… 아태협 "北 관광·크루즈·항공사 계획"유엔제재 회피 목적, 北 코인에 큰 관심… "아태협·쌍방울, 北에 코인송금 시도""쌍방울, 남북 직항로 위해 이스타항공 인수도 추진… 코인으로 北 대금지급 추진"
  • 경기도와 대북사업을 추진하며 북한에 수십억원을 불법 송금한 혐의를 받는 아태평화교류협회가 유엔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코인으로 돈을 보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5일 JTBC에 따르면, 안부수 아태협 회장은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태국제대회 이후 북한 실세였던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에게 블록체인 연방 시스템을 소개하는 편지를 작성했다.

    이 편지에는 "향후 모든 결제가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듬해 아태협은 대북사업의 핵심이라며 북한 관련 코인을 발행, 100여 명으로부터 10억원 이상을 투자 받기도 했다.

    아태협 내부 문서인 '427 코인 백서'에는 코인으로 투자 받은 돈을 경기도와 함께 옥류관·평화공원 설립 등 남북협력사업에 사용한다고 돼 있다. 또 북한 방문 관광사업, 남북을 오가는 크루즈 사업, 남북한 민간 공동 항공사 설립, 항공료 코인 지급 등 상세 계획도 세웠다.

    당시 사정을 아는 관계자는 JTBC에 "아태협과 쌍방울이 한 대북사업은 모두 코인과 관련돼 있다"며 "모든 사업의 결제 수단을 코인으로 해 대금을 북으로 보내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쌍방울은 평양에 전세기를 보낸 경험이 있는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한 적 있는데, 이 관계자는 "남북 직항로 개발을 위해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한 것이고, 북측에 지불할 대금으로 고려한 것이 코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태국의 한 거래소에 상장된 이 코인의 경우 정확한 거래 내역이 알려지지 않아 관련 자금이 북측으로 흘러들어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 아태협보다 1년 먼저 코인 사업 '눈독'

    JTBC는 2018년 9월 대북단체인 우리경제교류협회(우경협)가 만든 보고서에는 남북 경제협력을 위해 금융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며 2억3000만 달러, 당시 2500여 억원을 코인을 통해 조달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보도했다.

    북측 핵심 인사로 꼽히는 송명철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실장 등도 당시 중국과 평양에서 잇따라 열린 코인 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우경협이 북한과 함께 작성한 합의서에는 코인으로 조성된 자금으로 태양광·관광사업 등을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우경협 관계자는 JTBC에 "당시 대북제재가 심한 상태라 이를 대체할 금융수단인 코인에 대해 북한이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듬해 해당 단체 회장과 부회장은 아태협의 코인 관련 자문위원으로 이름을 올렸고, 북한의 코인 파트너 역시 우경협에서 아태협으로 바뀌었다.

    안부수 아태협 회장은 2019년 쌍방울과 함께 수십억원 상당의 달러를 중국 등으로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로부터 3억2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의 주요 참고인으로 최근 검찰에 출국금지 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