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정영학… "김만배 지시로 남욱이랑 곽상도 보러 갔다"
  • ▲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정상윤 기자
    ▲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정상윤 기자
    정영학 회계사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대장동 개발사업 뇌물수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곽 전 의원 아들 퇴직금 등 50억원은 하나은행 컨소시엄 무산을 막은 대가라고 들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곽 전 의원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정 회계사에게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소리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27일 오전 곽 전 의원과 남욱 변호사,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2회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대장동 재판의 피고인이자 이른바 '대장동 녹취록'을 제출한 정 회계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정 회계사는 검찰이 '증인은 검찰에서 조사 받을 당시에 화천대유 양모 전무로부터 곽 전 의원의 아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 지급하는 것은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깨지지 않게 도와준 대가라고 들었다고 진술했었다'고 말하자 "그렇다"고 답했다.

    곽상도 아들 성과급, 5억→50억… 10배 뻥튀기

    정 회계사에 따르면, 곽 전 의원의 아들이 받을 성과급은 5억원이었다고 한다. 최초 계약서에는 5억원이라고 기재돼 있었는데 이것이 10배인 50억원으로 늘어났고, 이에 양 전무가 '불법적인 것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며 결재를 거부했다고 한다.

    정 회계사는 이날 자신이 곽 전 의원을 만나게 된 계기가 김만배 씨의 권유 때문이었다고 진술했다. '곽 전 의원과 만나게 된 시점 및 경위를 설명해 달라'는 검찰 요구에 정 회계사는 "오래 돼서 가물가물하기는 하지만, 대장동사업이 공모된 초반기에 김만배 회장이 한 번 찾아뵈라고 해서 찾아뵌 것으로 기억한다"며 "남욱 변호사랑 같이 방문했던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또 "남 변호사와 같이 갔다고 생각하게 된 경위는 처음에 (곽상도 사무실) 주소를 남 변호사에게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무실 건물이 오래 돼서 저는 방을 못 알아보고 있었는데, 남 변호사는 과감하게 두들겨보고 열어봤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김만배 씨 지시로 대장동 사업계획 개요서를 가져가 설명했다"고 밝힌 정 회계사는 "사업 방식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고, 이익 규모가 3000억원 정도 되며, 건설사를 빼고 진행한다는 점과, 참여하는 은행들의 이름 정도를 간단하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녹취 배경 및 방법 등 밝힌 정영학

    정 회계사는 자신이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과 관련 "대장동사업과 관련해 내가 하지도 않은 일 때문에 크게 책임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녹음을 하게 됐다"고 녹취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녹음파일이 현장에서 당사자와 직접 대화를 하면서 녹음한 것이고, 상대의 의도와 다르게 답변을 유도하는 등의 방법은 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곽 전 의원은 오전 재판을 마치고 퇴정하는 정 회계사를 향해 "왜 이렇게 거짓말을 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정 회계사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자 항의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곽 전 의원은 2021년 4월, 김만배 씨로부터 아들인 곽병채 씨를 통해 성과급 등 명목으로 약 25억원(50억원에서 세금 공제)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곽 전 의원에게 곽병채 씨를 통해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