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제 사장, 스피커 대표 시절, 스피커 디자인+상표명 특허 등록MBC노조 "브랜드 인지도 상승으로 인한 이익, 특허권자에게 귀속"
  • ▲ 특허청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쿠르베(Courbé)'라는 상표와 스피커 2개의 디자인이 '박성제'라는 이름으로 등록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허청 홈페이지
    ▲ 특허청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쿠르베(Courbé)'라는 상표와 스피커 2개의 디자인이 '박성제'라는 이름으로 등록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허청 홈페이지
    지난 18일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등장한 '하이엔드(최고급) 수제 스피커'가 박성제 MBC 사장이 직접 특허를 낸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허청에 따르면 하이파이 스피커 제조 업체 '쿠르베 오디오(Courbe Audio)'의 대표 모델인 '쿠르베 트리니티(Courbe Trinity)'와 '쿠르베 이클립스(Courbe Eclipse)'의 디자인이 '박성제'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에 나온 '쿠르베 트리니티'는 2014년 4월(등록번호: 3007397620000), '쿠르베 이클립스'는 2016년 9월(등록번호: 3008739430000) 등록됐다. 두 시기 모두 박성제 사장이 '쿠르베 오디오'의 대표를 맡고 있을 때였다.

    '곡선'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회사명도 박 사장이 고안한 것이다. 박 사장은 2013년 6월 '쿠르베(Courbé)'라는 상표를 출원하고 이듬해 3월 등록했다(등록번호: 4010276430000).

    "스피커 방송 노출, 순수하지 않아… 박 사장 개인 이익과 직결"

    지난 29일 박 사장이 만든 스피커가 '공짜 PPL'로 특혜성 홍보 효과를 누렸다는 고발 성명을 발표해 주목받은 MBC노동조합(위원장 오정환)은 30일 "'순수한 기증'이라던 스피커가 알고보니 박성제 사장이 보유한 스피커 브랜드 제품이었다"며 "이 같은 방송 노출은 전혀 순수하지 않고, 박 사장 개인의 이익과도 직결돼 있다"고 MBC의 해명을 재반박했다.

    MBC노조는 "고발 성명으로 논란이 일자 사측은 '박성제 사장은 2017년 복직과 동시에 해당 사업에서 손을 뗐다'며 '순수한 기증을 PPL 특혜나 방송 사유화라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비판'이라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MBC노조는 "그러면서 사측은 '현재 박성제 사장은 쿠르베 오디오와 어떠한 지분 관계도 없고, 퇴임 후에도 스피커 사업을 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으나, 이는 박 사장이 취임 직전 가진 인터뷰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MBC노조가 거론한 기사는 2017년 12월 5일 MBC '복직'이 결정된 박 사장이 오마이스타와 가진 단독 인터뷰 기사("손석희·최승호, MBC가 배출... 정상화되면 JTBC 이긴다")다.

    이 기사에서 박 사장은 '복직하면 쿠르베 오디오를 어떻게 할지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 하는 것 같더라'는 질문에 "'쿠르베 오디오'는 소상공인이기 때문에 가치가 엄청난 건 아니지만 4년 동안 정말 힘들게 키워온 브랜드"라며 "브랜드와 디자인 특허는 내 이름으로 돼 있기 때문에 은퇴하고 돌아와서 스피커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컴백'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스피커 세팅된 다목적 미팅룸, 타 방송 촬영에도 쓰일 가능성 높아"

    MBC노조는 "문제의 스피커가 자리 잡은 MBC 강남 스마트사옥은 연예기획사 사람들이나 연예인들과의 미팅과 간단한 촬영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므로 6층의 다목적 미팅룸이 방송 촬영에 쓰일 가능성은 매우 높다"며 "또한 박 사장은 '쿠르베 오디오'를 이끌던 2014년 JTBC 드라마 '밀회'에 자신이 만든 스피커를 PPL로 노출시키는 등 4건의 드라마 PPL을 주도적으로 협의하고 성사시키는 등 소품의 방송 노출에 대해 일반인처럼 '순수하다'고 주장할 수 없는 경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또한 방송에 노출된 1200만원대 스피커 '트리니티' 등 두 건의 디자인이 특허청에 '박성제'라는 이름으로 등록돼 있고, 'Courbet'라는 상표도 본인 이름으로 등록돼 브랜드 가치가 박 사장에게 귀속되도록 돼 있다"며 "본사의 가장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에 10여 분간 노출돼 올라간 브랜드의 인지도로 인한 이익은 박 사장 본인에게 상당 부분 귀속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미디어본부는 지난 29일 MBC노조 성명과 본지 보도로 박 사장이 만든 브랜드 제품이 MBC 간판 프로그램에 버젓이 노출된 사실이 드러나자 "특정 업체의 고가 물품을 방송에 지속 노출함으로써 방송을 사유화한 박성제 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 2014년 방영된 JTBC 드라마 '밀회'에 등장한 '쿠르베 오디오(Courbe Audio)'의 대표 모델 '쿠르베 트리니티(Courbe Trinity)'. ⓒ쿠르베 오디오 홈페이지
    ▲ 2014년 방영된 JTBC 드라마 '밀회'에 등장한 '쿠르베 오디오(Courbe Audio)'의 대표 모델 '쿠르베 트리니티(Courbe Trinity)'. ⓒ쿠르베 오디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