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MBC 간판 프로그램, 박성제 사장의 '오디오 전시장'으로 전락"
  • ▲ 지난 18일 방영된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MC 유재석과 게스트들이 앉은 자리 뒤편에 '쿠르베 오디오'의 최고가 제품이 놓여 있다. ⓒMBC 방송 화면 캡처
    ▲ 지난 18일 방영된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MC 유재석과 게스트들이 앉은 자리 뒤편에 '쿠르베 오디오'의 최고가 제품이 놓여 있다. ⓒMBC 방송 화면 캡처
    '무한도전'을 연출할 당시 자신의 아내가 운영하는 미용실과 박명수 친동생의 가발회사를 방송에 내보내 물의를 빚었던 김태호 PD가 이번엔 박성제 MBC 사장이 해직자 시절 창업한 스피커 회사 제품을 '놀면 뭐하니?'에 10여 분 노출시킨 것으로 드러나 눈총을 사고 있다.

    MBC노동조합(위원장 오정환)에 따르면 지난 18일 방영된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쿠르베 오디오'의 최고가 제품(1개당 1200만원)인 '쿠르베 트리니티' 스피커가 노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이 제품은 '놀면 뭐하니?'의 오프닝 장면과 중간 브리지 장면, 그리고 하하와 유재석 등이 결성한 트리오 '토요테'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까지 지속적으로 노출됐다.

    특히 MBC 강남 사옥의 홀 소파 뒤에 이 스피커가 좌우로 자리 잡아, 카메라가 연예인들을 잡을 때마다 스피커가 자연스럽게 등장하면서 방송 노출 시간이 길어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만화가 김연승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쿠르베 오디오'는 박성제 사장이 2013년 설립한 '하이엔드(최고급) 수제 스피커' 업체다. 해직자 시절 취미로 목공예를 배운 박 사장이 직접 원목을 깎아 만든 스피커를 오디오 동호회에 팔기 시작하면서 사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재석과 게스트들이 모여 대화하는 장면에 간접 노출"


    29일 MBC노조 관계자 A씨는 "보통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의 PPL은 2분 노출에 2000만원가량을 광고비로 내야 하기 때문에 잠깐 등장하고 사라지는데, 박 사장이 만든 스피커는 무려 10여 분이나 노출됐다"며 "개인이 운영하는 수제 오디오 업체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고, 설사 돈이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A씨는 "한 스피커 전문 사이트에 따르면 이 스피커가 정식 PPL 계약을 맺고 방송에 노출된 것이 아니라 MBC 강남 사옥에 기증된 것이고, 김태호 PD가 주로 활동하는 강남 사옥에 전시돼 있다 보니 김 PD가 이 스피커가 있는 홀에서 방송을 찍은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설된 강남 사옥에서 유재석과 게스트들이 모여 대화하는 장면을 많이 찍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마다 박 사장이 만든 스피커를 노출시켜 홍보한다면 이만저만한 특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박성제 사장은 이 업체의 대표에서 현재 물러나 있는 상황이지만 지분 관계가 어떻게 정리돼 있는지 알 수 없고, 사장 임기가 끝나면 다시 '스피커 깎는 장인'으로 돌아갈지 모르는 일"이라며 "이런 게 바로 '방송의 사유화'라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2016년 박 사장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한 머니투데이는 '어쩌다 명품 스피커 장인이 된 기자… 그의 외도는 무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 사장은) 쿠르베를 잠시 전문가에게 맡겼다가 한 10년쯤 후 다시 복귀해서 그때부터는 명품 스피커를 만들며 여생을 보낼 계획"이라고 쓴 바 있다.

    이처럼 박 사장이 만든 브랜드 제품이 MBC 간판 프로그램에 버젓이 노출된 점을 문제삼은 A씨는 "강남에 연락사무실용으로 빌딩을 사서 특정업체들의 전자제품으로 도배를 해놓고 방송에 노출시킨다는 것이 공영방송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냐"며 "MBC는 해당 프로그램의 PPL 계약 내용을 공개하고, 해당 스피커를 즉각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PPL 계약 맺었다면 편당 최소 4000만원 지급


    MBC에 따르면 '놀면 뭐하니?'는 단순 상표 노출(1회)의 경우 4000만원을 받고, 출연자가 상품 기능을 시연까지 하면 8000만원까지 PPL 비용이 늘어난다. 따라서 '쿠르베 오디오'가 MBC와 정식으로 PPL 계약을 맺었다면 편당 최소 4000만원을 지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MBC노조의 주장대로 2분 노출에 2000만원가량을 광고비로 지급하는 게 일반적이라면, 이날 방송에서 총 10여 분 노출된 이 스피커 제품의 간접광고비는 1억원까지 늘어난다.
  • ▲ 음향기기 전문 쇼핑몰(AV타임)에 공개된 트리니티 스피커의 1개당 가격은 1200만원에 달한다. ⓒAV타임 공식 홈페이지
    ▲ 음향기기 전문 쇼핑몰(AV타임)에 공개된 트리니티 스피커의 1개당 가격은 1200만원에 달한다. ⓒAV타임 공식 홈페이지
  • ▲ '쿠르베 오디오'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쿠르베 트리니티' 스피커 사양. ⓒ쿠르베 오디오 홈페이지
    ▲ '쿠르베 오디오'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쿠르베 트리니티' 스피커 사양. ⓒ쿠르베 오디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