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고용시장 등 소득 여건 개선… 정부 노력이 더해진 결과"1인 이상 가구 월평균 소득 472만9000원… 8.0% 증가 놓고 자화자찬
  • ▲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청와대 제공
    ▲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청와대 제공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놓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국민들이 기쁘게 생각할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년들의 체감경제고통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데다 국내 소비자물가 통계에 자가주거비를 반영하면 실제 상승률이 통계를 크게 웃돌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화자찬'에만 열을 올린다는 지적이다.

    박수현 "소득 증가에 국민들 기뻐서 놀라실 것"

    박 수석은 19일 YTN라디오에 출연 "어제 3분기 가계소득이 발표됐는데 국민들께서도 깜짝 놀라실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씀드리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흠잡을 데 없는 그러한 통계들, 이런 것이 아마 오랜 기간 동안 처음일 것 같고 국민들께서도 기쁘게 생각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3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72만9천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0% 증가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가계 소득은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박 수석은 "경기회복, 고용시장 개선 등 시장 소득 여건이 개선되고 아울러서 정부의 사회안전망 강화 노력이 더해진 결과"라고 평가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페이스북 글을 공유하실 정도로 의미를 많이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근로소득이 6.2% 상승했다는 통계와 관련 "임금근로자가 증가했고, 임금상승 등에 따른 고용개선 영향"이라면서 "정부 정책의 노력들이 종합적으로 된 것"이라고 자랑했다.

    문 대통령도 전날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3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설명한 페이스북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매우 기쁜 소식을 공유한다.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맞장구쳤다.

    문 대통령은 "살아나는 경기에 여러 가지 정책효과가 이상적으로 결합된 성과"라면서 "이러한 좋은 성과가 앞으로 4분기를 넘어 지속되고, 국민들의 삶의 향상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썼다.

    실제 물가상승률은 통계보다 높아

    통계청에 따르면 올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2% 상승했다.

    하지만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를 관리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통계에 자가주거비가 반영되지 않아 실제보다 물가 상승률이 낮다고 보고 있다.

    최근 금융통화위원회의 한 위원은 "올해 8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3%로 우리나라보다 큰 폭 상회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우리나라보다 심각한 것으로 인식되는데, 양국 간 물가지수 구성 품목 차이를 고려하면 한국 물가상승 압력이 미국에 비해 결코 작아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는 "미국과 같이 자가주거비 항목을 포함하고, 우리나라 특유의 관리물가 항목을 제외한 뒤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출해 보면 우리나라의 물가 오름세는 지금보다 상당폭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다른 위원도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식료품 가격 오름세 지속, 외식물가 상승, 전기료 인상 등 2차적 파급효과에 수요측 회복요인도 가세하면서 물가 상승세가 더 많은 품목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자가주거비와 관리물가 동향까지 고려하면 실제 생계비 상승률은 현재의 통계보다 상당폭 높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정부의 통계대로 가계소득이 상승해다 하더라도 체감하는 경기가 나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취업시장이 얼어붙는 바람에 청년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고통이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산출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층이 27.2를 기록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한 의원은 "본인들도 뻔히 아는 문제 아니냐. 청와대가 이재명 후보 말처럼 따뜻한 방안 책상에서 숫자놀이를 한 결과를 가지고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어준 '국민고통수석' 별명이 제격인 것 같다"고 비꼬았다.

    한 국회 보좌관은 "국민들은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청와대에 계신 분들은 '달나라'에 사시는 모양"이라며 "'꼼수'로 '실상'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국민들이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하는 게 안쓰럽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