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50억 제공 방안 논의' 녹음파일 확보… 유동규 "돈을 주면 안 된다고 말한 것"
  • ▲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뉴시스
    ▲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뉴시스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의 '키맨'으로 알려진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른바 '50억 클럽'을 대상으로 구체적 액수와 지급 방법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서울신문은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김만배 씨가 유동규 전 본부장과 함께 주요 정치‧법조인들에게 각각 50억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한 녹음파일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곽상도 현직이니 직접 주면 문제… 정자법 피해 아들에게"

    김씨는 해당 녹음파일에서 "6명에게 각각 50억원씩 총 300억원이다. 정영학 회계사에게도 이미 말했다"면서 "A(박영수 전 특검 딸)는 고문이니 안 되고, 곽상도도 그렇고"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곽상도는 현직(국회의원)이니 정치자금법 때문에 직접 주면 문제가 된다. 아들한테 배당으로 주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곽 의원) 아들은 회사 말단인데 어떻게 50억원을 주느냐"고 반박했다고 한다. 그러자 유 전 본부장은 또다시 "아들한테 주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면서 "(이후에) 알려지면 파장이 상당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해당 매체는 보도했다. '50억 클럽'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지급 방법까지 이미 논의했다는 의미다. 

    유동규 "김만배가 왜 돈 주려는지 몰랐다… '50억 클럽' 일부는 억울할 것"

    서울신문에 따르면, 해당 녹음파일과 관련해 유 전 본부장은 "김씨가 왜 돈을 주려는지 이유는 전혀 모르고, 곽 의원 아들에게도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돈을 주면 안 된다고 말한 것"이라고 검찰에 해명했다. 이 밖에도 "50억 클럽으로 표시된 사람 중 일부는 억울할 것"이라면서 "그냥 (녹음파일에서) 언급된 것일 수도 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장에서 '50억 약속그룹' 명단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박영수 전 특별검사,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모 전 청와대 민정수석, 언론인으로 알려진 '홍모 씨'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50억 클럽' 명단에 포함된 인물들은 관련 의혹을 극구 부인했다. 곽 의원은 지난 13일 "7000억원의 천문학적 수익을 거둔 화천대유 임직원들은 모두 성과급을 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라며 "화천대유 직원 모두에게 배분되는 성과급이 왜 뇌물로 둔갑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특검도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전혀 사실이 아니고,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날 본지는 곽 의원과 박 전 특검에게 관련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