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박한명 칼럼] 양승동 뺨치는 KBS 차기 사장 후보들

무소불위 칼날 휘두른 '적폐청산' 주역
'검언유착 오보' 당시 통합뉴스룸 국장
이런 분들이 KBS 사장 후보 5인이라니

박한명 칼럼니스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21-10-14 10:47 | 수정 2021-10-14 11:39

▲ 양승동 KBS 사장(가운데). ⓒ뉴데일리

언론 관심이 대장동 게이트에 쏠리는 와중 국민 무관심 속에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 사장 선출 작업이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KBS 이사회가 12일 열린 이사회를 통해 서류심사를 거쳐 1차 면접자 5인을 선정했다. 김의철 전 KBS 보도본부장, 서재석 전 KBS 이사, 엄경철 KBS 부산총국장, 이영준 KBS PD, 임병걸 KBS 부사장이 바로 그들이다. 기자 출신 3인, PD 출신 2인으로 모두 KBS 출신이다.

KBS 이사회는 15일 임시이사회 면접을 통해 23일 비전 발표회에 참가할 3명의 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최승호, 박성제 MBC 사장 선임 때도 그랬지만 이제는 공영방송 사장이란 자리의 무게감이 전과 같지 않음을 느낀다. 시청률 등 각종 지표를 통해 드러나는 모습이 국민 시청자에게 실제로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이나 공적 역할 등 다면에서 수준이하가 된지 꽤 오래되어 딱히 신경을 곤두세워 합당한 인사가 임명될 수 있도록 관심을 쏟는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위상이 추락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KBS와 같은 공영방송에 국민이 무관심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잊을만하면 터무니없는 오보로 화병을 돋우고 때마다 비굴한 미소를 흘리며 수신료를 올려 달라 굽실거릴 때는 이 사람들이 또 무슨 수작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탐욕의 밥그릇을 채우려하는가. 속된 말로 긴장을 타야 한다. 어찌됐든 준조세인 수신료로 운영되는 한, 어떤 사람이 KBS 사장이 되고 내부 노조는 어떤 정치적 활동을 하고 있는지 관심을 끊어선 안 된다.

이번에 1차 면접 후보자로 선정된 5인 명단을 보니 오랫동안 KBS에 관심을 갖고 지켜본 필자 같은 사람에겐 정권과 친여세력이 내심 어떤 자를 사장에 앉히려고 하는지 짐작은 간다. 아마도 MBC와 같은 케이스가 되지 않겠는가.

일단 문제의 인사들을 거론하기 전 한마디 하자. 야당 추천을 받아 KBS 이사회 활동을 했던 서재석 이사는 황당하게도 왜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 있나. 편가르기 달인인 정권과 친여세력이 서 전 이사를 사장으로 뽑아주리라 기대하고 사장에 지원한 건가.

그게 아니면 특정 인물을 사장으로 뽑기 위한 정권세력 시나리오의 그럴듯한 데코레이션 노릇을 해주기 위해 자원한 건가. ‘자, 봐라. 야당이 추천해 이사를 지낸 인물도 사장 선임 5인 후보 명단에 있다’ 여야 인사 골고루 뽑았다는 방송장악세력을 위한 명분용으로 활용될 게 뻔한데 그걸 몰랐을리가 없다. 정말 몰랐다면 지나치게 순진한 것이고 알았다면 다른 계산이 있었을 것이다.

어찌됐든 1차 면접 대상 5인 중 필자 눈에 들어오는 이는 두 명 정도다. 김의철 전 보도본부장은 소위 자기 동료 선후배를 대상으로 무소불위 칼날을 휘두르고 보복을 가했던 적폐청산의 주역이었다. 선후배에 칼을 휘둘렀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불법기구를 통해 자의적 잣대로 홍위병식 광기의 난장판이 벌어지도록 만든 주역이라는 게 문제다.

‘진실과미래위원회 ’라는 숙청기구에 당한 피해자들이 아직도 밤잠을 자지 못하고 고통에 시달리는데 무슨 낯으로 KBS 사장이 되겠다고 나섰는지 어이가 없다. 자신으로 인해 인생이 망가진 “권력의 부역자는 사죄하라”는 동료들에게 최소한 진심어린 사과는 해야하지 않나.

무책임하고 편파적인 KBS 차기 사장 후보들


가장 심각한 인물은 엄경철 KBS부산총국장이다. 문재인 정권 들어 거의 모든 KBS발 대형사고는 그가 탄탄대로를 걸을 때 발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오죽하면 KBS노동조합이 그를 비토하고 나섰겠나. KBS노조 지적대로 엄 씨는 아무 연고도 없는 부산총국장으로 영전했다가 불과 5개월 만에 사장직에 도전했다. 부산총국장 자리가 더 높은 자리로 가기 위한 디딤돌로 악용된 것은 아닌지 아무래도 사전 각본을 충분히 의심케 한다.

KBS노조 비대위 성명에 의하면 엄 씨는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 본부노조 초대 위원장을 지냈다고 한다. 양승동 현 사장 실세라는 엄 씨가 보도국 주간, <KBS뉴스9> 앵커 및 통합뉴스룸 국장으로 승승장구할 때 벌어진 사고는 한두 건이 아니었다. 가장 큰 사건은 희대의 검언유착 오보였다. 당시 통합뉴스룸 국장으로 정치공작에 가까운 오보에 책임져야할 당사자 중 한 사람인 엄 씨가 뻔뻔하게도 사장이 되겠다고 나섰다니 이것 자체만으로도 웃지못할 코미디극이다.

2019년 강원도 고성산불 늑장 대처로 KBS가 재난방송주관사라는 사실을 의심케 만들었다. 그때 많은 국민은 수신료의 가치를 배신한 KBS 행태에 분노했다. KBS노조가 비판한 한 대목을 옮긴다.

"엄경철은 재임 중인 2020년 5월 다시 발생한 강원도 대형 산불사건 와중에 보도본부 구성원 모두가 긴장하며 특보를 이어갈 때 밤새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연락 두절이었다. 엄경철은 다음 날 아침에서야 나타났다.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사태에서도 그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 그리곤 그 뒤 재난방송 매뉴얼을 만든다고 회사가 난리법석을 떨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흉내만 내고 엄경철은 책임지지 않았다."

엄 씨는 내부에서 무책임한 인물로 소문이 난 사람이다. 통합뉴스룸 국장 시절 양승동 사장과 자신에 비판적인 기자들을 골라 야근전담체계에 밀어 넣고 야간에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온갖 재난책임 소재를 떠넘겼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런 얄팍한 짓을 사내정치에 이용할 만큼 엄 씨는 아주 교묘한 탄압에 특화된 인물로 보인다.

통합뉴스룸 국장 시절 엄 씨가 지휘한 KBS보도국은 문재인 정권 원전 수사는 단신조차 제대로 보도하지 않을 정도로 정권보호에 철저하게 부역했다. 조국사태 보도 때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말 한마디에 KBS 법조팀이 공중분해가 될 만큼 외풍에 흔들렸다. 뜬금없는 공판중심주의나 무죄추정원칙까지 꺼내들며 조국 일가에 대한 KBS 언론인들의 진실보도를 틀어막으려 노력했다.

올해 4월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때 정권세력을 일방적으로 편들던 KBS의 엉망진창 보도의 책임자였던 건 더 말할 것도 없다. 보도국 총괄책임자였던 엄 씨는 여권에 대해선 공판중심주의 무죄추정원칙 운운하더니 야당에 대해선 온갖 추측보도, 근거없는 폭로보도, 최악의 편파보도를 주도했다 아무 책임도 지지 않고 부산총국장으로 먹튀 영전했다.

이런 짓들을 하고도 그는 후보 5인에 선정됐다. 엄 씨는 최후 3인 후보에 들어 더 나아가 사장이 될 수 있을까. KBS 차기 사장에 누가 될지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정권세력의 특징과 경험상 특정 진영을 위해 영혼을 팔고 충성한 자들이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는 건 사실이다. 또 하나의 비극이 탄생하기 직전이다. 참 한심하고도 암담한 현실이다.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뉴데일리 경제

대구·경북

메인페이지가 로드됩니다.

로고

뉴데일리TV

칼럼

제약·의료·바이오

선진 한국의 내일을 여는 모임. 한국 선진화 포럼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