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만 되면 나오는 공과(功過) 타령… '건국 대통령' 기리는 사람 하나 없어
  • 제철 만난 메뚜기들이다. 뻔질나게 싸돌아다닌다. 어딘들 못 가겠는가. 표(票)될 만하면, 대중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킬 수 있다면... 그럴만한 데만 골라서 찾는다.

    "이 지사는 이어 ‘이육사 문학관’을 방문,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 정부 수립단계와는 좀 달라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세력들이 미(美) 점령군과 합작해 사실 그 지배체제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느냐'며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해방군(解放軍)'의 허울을 쓴 '독립훼방꾼'을 경모(敬慕)해 왔다. 일일이 따져 보지는 않았지만, 이런 부류(部類)의 잡룡(雜龍)이 무리를 이끌고 다니는 곳은 뻔하다.
     
    물론 총리(總理) 출신이라는 이(李)아무개나 정(丁)모, 또는 그 외의 '그 당' 잡룡(雜龍)들 경우도 크게 다를 바가 없지 싶다. 그들이야 뭐 그렇다 치고...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 윤석열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킨 영웅들과 함께 하겠다”며..."

    이 양반네도 출마선언 이전에 이미 ‘DJ 도서관’을 찾았고, 엊그제는 ‘YS 도서관’에 이어 ‘박정희 기념재단’을 방문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잡룡(雜龍) 반열은 아니지만...

    "이준석 대표는 6월 25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이 대표는 26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의 백범 김구 선생 묘소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보수세력이 김구 주석의 업적을 기리고 추모를 하는 데 소홀한 것이 있었다면 잘못된 것”이라고도 했다..."

    이렇듯 방귀깨나 뀌는 잡룡(雜龍)들과 정치인들이 현재 이 나라, ‘1948년 8월 15일 건국된 대한민국’에서 돌아다니며 하는 짓거리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던가?

    좋다. 저들 입장에서 표(票) 또는 지지율에 득이 된다는 판단 하에 그런저런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다닌다는 밖에야 크게 시비할 바가 못 된다. 다만 그 무슨 ‘시즌’이 닥치기만 하면 서글퍼지는 건 왜일까. 이 나라가 가엾어 보이기까지 하는데...

    저들이 찾는 그 ‘돌아가신 분’들이 이 나라를 위해 나름대로 역할을 한 것은 사실(史實/事實)이다. 그렇다면...

    정작, 건국 대통령은?

    아하... 마음속으로는 깊이 존경하지만, 마땅히 찾아갈 곳이 없다고? 그러고도 깨닫질 못하나.

    번듯한, 아니 그저 제대로 이름 붙여진 기념관 또는 도서관이라도 있는가. 찾아 가려고 해도 갈 만한 곳이 없는 건 당연하다. 더군다나...

    ‘깊이 존경’?... 이름 석 자가 불려 질 때마다 저들이 손가락질이나 해대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할 지경 아니었던가.

    지난해 이맘때쯤 어느 일간지 칼럼에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승만을 국부(國父)로 부르지 않는 건 자유다. 그러나 국부가 있다면 그 사람은 이승만일 수밖에 없다. 이승만이 없었다면 유라시아를 덮은 붉은 물결 끝자락에 보일 듯 말 듯 남은 작고 푸른 점은 없었다. 이승만을 국부로 삼기 싫다면 그냥 국부는 없는 것이다..."

    그 송(宋)아무개 논설위원의 혜안(慧眼)에 무릎을 쳤다. ‘1948년 8월 15일 건국된 대한민국’의 대다수 국민들은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게다.

    허긴 아직 때가 이른가? 정작 선거일에 닥쳐서야... 한편에서는 표(票)를 더해 볼 심산으로, 상대편에서는 그걸 방어하는 차원에서 ‘국립현충원’ 묘역이나 찾을 것이다. 그리고 기껏 지껄이기를...

    "대한민국은 건국 이후 역사에 많은 굴곡이 있었고 역대 대통령들은 공과(功過)가 있었지만 안아야 할 우리의 역사이고 공과(功過)도 뛰어넘어야 할 우리의 과제이다."

    4년여 전, 당시 ‘안경잽이 대권 재수생’이 내뱉었던 상투적인 대사(臺詞)와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그 무슨 공과(功過) 타령은... 다시 지적하지만, 언제 한 번이라도 그 분의 위대한 공(功)을 구체적으로 확실하게 적시해서 국민들에게 내보인 적이 있었던가.

    너무 섣부른 짐작일 뿐이라고? 두고 보자고?

    이 나라 건국(建國)이라는 위대한 업적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심을 기리기 위해 맨 나중으로, 극적(劇的)으로 그분을 찾을 거라고? 그래야 표(票)도 더욱 불어날 테니...

    '천만에 말씀 만만에 콩떡'이라는 저잣거리의 속언(俗言)이 있다. 생색내기 정도라면 모를까...

    단언컨대, 이 나라가 지금의 꼬락서니에서 맴돌고 있는 배경은 다른데 있질 않다고 감히 주장한다.

    장엄한 건국혁명(建國革命)의 이념과 정신이 가물가물해졌다. 그리 만들었다. ‘건국 대통령’을 역사의 뒤안길에 묻어버렸다. 건국과 건국 대통령의 자취를 제대로 찾아볼 기념관·도서관은 엄두도 못 낸다. 아니 아예 내질 않았다. 그리고...

    애비를 잊은 후레자식, 즉 호로자식들이 이 나라 대권(大權)을 훔쳤었다. 지금도 그런 작자들이 기회만 노리고 있질 않은가.

    며칠 뒤... 7월 19일은 건국 대통령 이승만 박사께서 서거(逝去)하신지 쉰여섯해가 되는 날이다. 그날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나라를 한 번 잃으면 다시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우리 국민들은 잘 알아야 하며, 경제에서나 국방에서나 굳건히 서서 두 번 다시 종의 멍에를 매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내가 우리 국민들에게 주는 유언이다."

    설마설마 하면서도... 그분이 남기신 말씀을 크게 외치고는, 실천을 다짐하는 '효자룡(孝子龍)'이 하나쯤은 국민들 앞에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여럿이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 李 竹 / 時事論評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