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지금도 초‧중‧고보다 적어… 학부모, 인건비 피해 받아"… 전교조 주장에 반대
  •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유치원 학급당 유아 수 14명 이하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이를 두고 교사 인건비 부담으로 사립유치원의 운영만 힘들 게 한다고 비판했다. ⓒ뉴시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유치원 학급당 유아 수 14명 이하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이를 두고 교사 인건비 부담으로 사립유치원의 운영만 힘들 게 한다고 비판했다. ⓒ뉴시스
    유치원 교사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은 현재 담당하는 학급의 유아 수가 너무 많아 과밀학급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급당 유아 수 14명 상한 법제화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99.9%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등은 초·중·고교 학급당 학생 수에 비해 유치원 원아 수가 적다며 이 같은 전교조의 조사 결과에 반박했다. 또한 유치원 학급당 유아 수 상한을 두는 것은 교사 인건비 부담을 늘려 사립유치원의 운영만 힘들게 한다고 비판했다.

    유치원 교사 10명 중 8명 "담당 학급 유아 수 너무 많아 과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난 12일 '학급당 유아 수 14명 이하 법제화를 위한 유치원 교사 의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의견조사는 지난달 17~20일 전국 유치원에 근무하는 교원 38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교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담당 학급의 유아 수가 너무 많아 과밀학급이라고 생각하는 교사는 전체의 87.8%로 조사됐다.

    또한 원아 수가 너무 많아 생기는 문제를 복수로 묻자 97.8%는 '감염병 발생 우려'를 꼽았다. 행정업무 증가로 인한 수업 준비시간 부족(96.7%), 안전사고 발생률 증가(96.5%), 기초생활습관 지도의 어려움(96.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지금 담당하는 학급의 유아 수가 몇 명이냐고 묻는 질문에는 전체의 49.3%에 해당하는 1820명이 21명 이상이라고 답했다. 21~25명이 36.9%, 26명 이상이 12.4%인 것으로 확인됐다. 학급당 유아 수 14명 이하는 전체의 19.4%였다.

    학급당 유아 수 14명 상한제 법제화에는 응답자의 99.9%가 동의한다(적극 동의 97.5%, 동의 2.4%)고 답변했다.

    "유치원 학급당 원아 수, 초‧중‧고교 학급당 학생 수보다 적다" 반박

    반면 한유총은 '유치원이 과밀하다'는 주장이 현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유치원 학급당 원아 수가 초‧중‧고교 학급당 학생 수보다 훨씬 적다는 것이다.

    사립유치원은 오히려 출산율 감소 등의 영향으로 원아가 줄어 정원을 제대로 충원하지도 못한다는 게 한유총의 설명이다. 이들은 유치원 학급당 원아 수 상한을 정하게 되면 교사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고, 이는 학부모 교육비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고 주장한다.

    김철 한유총 정책홍보국장은 14일 본지에 "유치원의 입장에서 학급당 유아 수를 줄이면 추가로 학급을 만들기 위해 교사를 고용해야 하니 인건비가 더 든다"며 "운영이 어려운 대부분의 사립유치원은 이 인건비를 충당하고자 교육비를 늘리거나 급식 등 다른 서비스를 줄이게 되므로 결국 피해는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이어 "전교조가 설문조사 질문을 학급당 유아 수에 대해서만 물어봐서 그렇지 이런 요건들까지 고려해서 물어보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정모 씨도 "제한된 공간에서 학급당 유아 수를 줄이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수입이 줄어들게 되고, 그러면 교사들이 직장을 잃거나 월급이 깎이게 될 텐데 그런 부분들까지 다 생각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학급당 유아 수를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