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의 정치에 흙탕물" 국민의당, 김종인 비판… 국민의힘에선 "사과하라" 격한 소리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 되자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살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오른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인사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국회사진공동취재단)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 되자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살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오른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인사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국회사진공동취재단)
    성일종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혹평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속마음을 두고 "안 대표가 지도자로서 준비가 부족하다고 (김 전 위원장이)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종인, 안철수 지도자감 아니라고 생각"

    성 위원은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전 위원장이) 안 대표에 대해 후한 점수를 안 주셔서 (이유를) 개인적으로 물어본 적이 있다"고 운을 뗀 뒤 "(김 전 위원장이 안 대표를) 십수 차례 만났고 오랜 시간 대화도 했다라는 말을 했다"며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가) 지도자로서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느낌을 제가 받았다"고 전했다.

    성 위원은 안 대표를 향해 '건방지다'고 한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만약 당대표였다면 그런 말씀 절대 하실 게 아니다. 또 안 하셨을 것"이라며 "자연인으로 돌아갔으니 그런 의견 내는 것을 뭐라 하겠나"라고 두둔했다.

    성 위원은 이어 4·7 재·보선 개표 당시 안 대표가 '야권의 승리'를 강조하자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과 오세훈의 승리'라고 선을 그은 것도 "승자는 분명히 국민의힘이고 또 오세훈 후보였다"며 "그렇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대표로서 충분히 하실 수 있는 이야기"라고 동조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퇴임 이튿날인 지난 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을 축하하며 '야권의 승리'를 운운했는데 건방진 소리"라며 "안철수는 '국민의힘 승리'를 축하해야 했다"고 날선 반응을 드러낸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나아가 안 대표가 보궐선거 전부터 주장한 '야권통합론'과 관련해서도 "실체가 없는데 무슨 놈의 야권, 무슨 대통합 타령인가"라며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안 대표를 향한 김 전 위원장의 '센 발언'이 보도되자 파급력은 일파만파였다. 특히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의 골은 양당의 30대 청년정치인 간  '대리전'으로 확산했다.

    국민의당 "김종인은 범죄자"… 국민의힘 "문제 삼겠다"

    구혁모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위원장을 향해 "오만불손하고 건방지다"며 "화합의 정치에 처음부터 끝까지 흙탕물만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구 최고위원은 김 전 위원장이 19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에 연루됐다 처벌받은 전력까지 거론하며 "애초에 범죄자 신분"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구 최고위원이) 사과하지 않으면 공개적으로 더 크게 문제 삼겠다"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이 '정도를 넘어섰다'는 반응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당내 중진의원들 사이에서는 "당이 붙잡아 주지 않아 삐친 것인가. 기고만장이다. 심술인가. '태상왕'이라도 된 건가"(장제원·3선), "문재인정부의 독선·오만과 김 전 위원장이 무엇이 다르냐"(홍문표·4선)는 등의 비난이 터져나왔다.

    초선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흔을 바라보는 연세에 서른 살도 넘게 어린 아들 같은 정치인에게 마치 스토킹처럼 집요하게 분노 표출을, 설마 하시겠습니까"라며 안 대표를 두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