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나 실체 밝히겠다" 황하나 남자친구 오모 씨, 경찰 출두 이틀 만에 스스로 떠나오씨 친구 남모 씨도 극단적 선택 '중태'… "억울함 풀어주려 경찰 간다" 파일만 남아
  • 황하나(33·사진)가 집행 유예 기간 중 마약을 다시 투약했다는 의혹을 입증해줄 두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한 명은 중태(의식불명)에 빠졌고, 한 명은 사망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황하나는 남양유업 창업주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의 외손녀로, 수년 전 가수 박유천(35)과 공개 연애를 하며 유명세를 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7일 황하나의 남자친구 오OO(29) 씨와 절친한 사이인 남OO(20대·남) 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이로부터 일주일 뒤 오씨가 인천시 동안구 소재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씨와 남씨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수원 모처에서 황하나와 함께 필로폰 등을 투약한 사이로 알려졌다.

    사망 직후 오씨를 부검한 경찰은 타살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오씨의 휴대전화를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씨 "황하나 부탁으로 거짓 진술" 경찰에 자백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오씨는 사망 이틀 전인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용산경찰서를 찾아가 앞서 경찰에 진술했던 내용 중 일부를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황하나와 함께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오씨는 "황하나가 잠을 자고 있을 때 몰래 필로폰 주사를 놨다"며 황하나의 혐의를 부인하는 진술을 했다. 이에 경찰은 오씨만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모종의 이유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오씨는 3개월 만에 다시 경찰서를 방문해 "당시 황하나의 부탁을 받고 '거짓 진술'을 했다"고 자백했다.

    MBC가 공개한 음성 녹취 파일을 들어보면 지난해 12월 22일 오씨가 지인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남OO 억울한 거 풀어주려고 지금 경찰서에 간다"는 내용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17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남OO 씨는 당시 다른 마약 사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이었다. 오씨와 친구 사이인 남씨는 황하나를 통해 마약 세계에 빠져든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는 왜 남씨가 억울하다고 말했을까? 황하나의 절도 의혹을 경찰에 신고한 B씨에 따르면 황하나는 지난해 11월 B씨의 빈 집에 들어가 명품 신발과 옷 등을 훔쳐 달아났다. 그러나 황하나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고, 화가 난 B씨와 지인들이 황하나를 추궁하며 마약 투약 사실까지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일로 황하나와 지인들의 사이가 멀어졌다는 게 B씨의 전언이다. 특히 B씨의 남자친구였던 남씨 역시 황하나와 큰 다툼을 벌이며 갈등을 겪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황하나, 오씨 사망 후 지인들에게 "유서 봤냐?" 캐물어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오씨가 남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소식을 듣고, 잘못 알려진 '어떤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경찰서를 찾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오씨는 경찰서로 향하면서 A씨에게 "황하나에 대해 솔직하게 (경찰에) 얘기할 것"이라며 "딱 들어가서 '나는 황하나랑 같이 투약했습니다. 몰래뽕 한 적 없습니다, 뽕쟁이는 얘에요'라고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황하나의 관련 혐의를 MBC에 제보한 C씨는 "지난해 9월 마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황하나가 오씨에게 '(자신은) 집행유예 기간이라 이번에 걸리면 징역 2년 스타트'라며 '나 대신 네가 몰래 투여한 걸로 해달라'고 부탁했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C씨를 비롯한 지인들은 오씨와 남씨 둘 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친구들이 아니라며 "오씨가 마지막에 어떤 상태였고, 누구와 연락했는지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하나 의심스러운 대목은 남자친구인 오씨가 사망한 지 이틀 만에 황하나가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고인의 '장례 일정'과 함께 '유서' 내용을 봤는지 여부를 캐물었다는 점이다.   

    "유서에 써있을 거 아냐. OO이는 보지 않았을까 유서."


    남자친구의 장례 일정을 제3자에게 묻는 것도 이상하지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모르겠다"는 지인의 넋두리에, 유서에 나와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한 점도 의구심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오씨가 자택에 남긴 유서에는 놀랍게도 "황하나를 마약에 끌어들여 미안하다"는 취지의 글이 담겨 있었다.

    "황하나에 대해 솔직하게 다 밝히겠다"고 경찰서를 찾아갔던 오씨는 이틀 뒤 자신의 진술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는 유서를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대체 그가 밝히고자 했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마약죄' 자수한 지 한 달 만에 황하나와 '혼인신고'


    지인 B씨 등의 주장에 따르면 황하나와 오씨는 일종의 '애증의 관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오씨도 남씨와 마찬가지로 황하나 때문에 마약에 손을 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환각이 보인다"며 지난해 9월 경찰에 자수했던 오씨는 한 달 후인 지난해 10월 황하나와 혼인신고를 했다.

    법적으로 황하나의 남편이 된 오씨는 지난해 11월 황하나가 지인 집에서 물품을 훔쳐 달아날 때에도 동행할 만큼 사이가 두터웠다. 그러나 이 일로 황하나가 지인들과 다툼을 벌이면서 오씨와의 사이도 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단적인 예로 지난해 12월 17일 황하나는 오씨와 남씨를 겨냥해 "인간 말종아 시작해보자" "XXX야 전화해라"는 욕설이 담긴 글과 함께 자해를 시도한 듯한 사진 한 장을 SNS에 올렸다. 이어 "나이 먹고 이런 거 유치해서 안 하는데, 편집하고 말 바꾸고 일단 다 용서할 테니까. 4억짜리 차 훔쳐 간 거 가져와라"는 글도 남겼다. 공교롭게도 이 날은 마약공범인 남씨가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날이었다.

    현재 황하나의 마약 투약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 용산경찰서는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7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황하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릴 예정이다. 이밖에 황하나의 절도 의혹은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숨진 오씨의 부검수사는 안양동안경찰서에서 진행 중이다.

    필로폰 10회 투약‥ 징역형 집행유예받고 석방


    앞서 황하나는 2009년 12월경 지인들과 서울 강남구 압구정 근처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입건됐으나 2011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후 황하나는 2015년 5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서울 자택 등지에서 일반인 지인에게 매수한 필로폰을 10차례 투약하고, 2018년 4월 향정신성의약품인 클로나제팜 성분이 포함된 약품 2가지를 의사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이듬해 4월 구속기소됐다.

    당시 황하나와 연인 관계였던 가수 박유천은 황하나와 공모해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필로폰 1.5g을 3번에 걸쳐 나눠 매수하고, 총 7번 함께 투약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재판에 회부된 황하나는 2019년 7월과 11월 열린 1·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박유천은 같은 해 7월 열린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