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은정 검사·나꼼수와 있었던 일 공개
  • ▲ 지난 4일 국회에 출석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누군가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문자를 나누는 것이 포착됐다. 상대방은 박은정 검사로 알려졌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4일 국회에 출석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누군가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문자를 나누는 것이 포착됐다. 상대방은 박은정 검사로 알려졌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불법 감찰·수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은정 검사와 관련해 나경원 전 의원이 2011년에 있었던 악연이 떠오른다고 밝혔다. 그는 박은정 검사를 ‘정치검찰’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윤석열 찍어내기’ 논란의 중심에 선 박은정 검사와 저의 악연이 보도된 적이 있다”며 “2011년의 기억과 2020년의 일이 참 묘하게 겹친다”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은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의 허위사실 유포, 그들과 법정 분쟁을 벌였던 일을 소개했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나꼼수와 박은정 검사

    그는 “2005년 어떤 네티즌이 저에 대해 ‘이완용 땅을 찾아 준 판사’라는 허위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표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해당 네티즌은 2006년 4월 재판에 넘겨졌고, 11월 대법원에서 벌금 700만원이 확정됐다. 나경원 전 의원은 당시 자신은 해당 네티즌에 대한 형사처벌이 아니라 ‘게시물 삭제’를 바라고 보좌관이 경찰 수사 단계에서 허위 게시물을 내려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나꼼수가 이 일을 언급하며 “나경원 후보의 남편이 검찰에 해당 네티즌의 기소를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주진우 당시 시사인 기자는 나꼼수를 통해 “나경원 후보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2006년 검찰 측에 나 후보를 비방한 네티즌을 기소해 달라고 청탁했다”며 “검찰이 수사를 안 하니까 김재호 판사가 ‘빨리 기소해 달라. 그러면 내가 처리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방송 이후 파장은 상당히 컸다.

    나꼼수는 또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간 중 “나경원 후보가 연회비 1억원의 피부과에 다녔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 측은 나꼼수 관계자를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고발했다. 선거가 끝난 뒤인 2012년 1월 검찰은 ‘연회비 1억원 피부과’ 주장이 허위사실임을 확인했고, 나꼼수 측은 처벌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 그러자 나꼼수는 “인천지검 부천지청 박은정 검사가 (검찰이) 주진우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검찰 공안수사팀에 ‘나경원 후보 남편인 판사로부터 청탁을 받았다’는 양심선언을 했다”는 방송을 내보냈다.

    이름이 알려진 뒤 박은정 검사는 휴대전화 전원을 꺼놓고 연락을 피했다. 3월에는 검찰 내부망에 사직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당시 나꼼수의 허위사실 유포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공안 2부가 맡고 있었다. 서울중앙지검은 박은정 검사와 김재호 판사의 대질 조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김재호 판사는 출석에 응한 반면 박은정 검사는 조사에 불응하고 휴가를 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는 “이런 게 무슨 검사냐”며 크게 화를 냈다고 신문은 전했다.

    나경원 “박은정 검사는 끝내 진실규명을 회피했다”

    나 전 의원은 남편의 기소청탁 주장과 관련해 “당사자인 제가 처벌을 원치 않는데 제 남편이 박 검사에게 무슨 부탁을 했겠느냐”며 “박 검사실이 작성한 수사 보고서에도 ‘네티즌에게 글을 내려달라고 했으나 거부함’이라는 내용이 명확히 기재돼 있다. 따라서 당시 나꼼수가 박 검사 증언이라며 기소청탁을 주장한 것은 매우 악의적인 허위 음해이자 저에 대한 마녀사냥”이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나꼼수에 대한 검찰 수사 때도 박은정 검사는 끝내 진실규명을 회피했다”고 나 전 의원은 지적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 당시 ‘진실게임’ 양상이 돼 대질조사가 불가피했고, 나 전 의원과 남편은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조사에 기꺼이 응했지만 박 검사는 돌연 휴가를 내고 잠적했었다며 “그는 결국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지 못한 것이다. 저는 지금도 박은정 검사가 거짓말을 했다고 확신한다”고 지적했다.

    “2011년 정치검찰과 2020년 정치검찰 오버랩 된다”

    나 전 의원은 “주진우 기자는 박은정 검사 말을 믿었다며 책임을 회피했고, 기소청탁은 있지도 않은 날조였으니 검찰 수사는 양쪽 다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며 “하지만 저는 이 사건으로 결국 2012년 총선 불출마를 선택해야 했고 2년 반 동안 정계를 떠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나꼼수의 거짓 폭로와 그 발단을 제공한 박은정 검사. 기획되고 의도된 (정치)공작의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며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저를 힘들게 했던 정치검찰 박은정, 그리고 2020년 검찰총장 찍어내기의 핵심에 있는 정치검찰 박은정, 언제쯤 거짓과 탄압의 거악을 끊어낼 수 있을지 씁쓸하다”고 나 전 의원은 글을 마무리 했다.

    박은정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리고도 사직하지 않았다. 2020년 2월부터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권남용죄는 성립이 안 된다”는 검사의 보고를 무시하고, 해당 부분을 보고서에서 빼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회의 중 직속상관에게 소리를 지르며 "장관 지시"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지난 11월 중순에는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의 개인사무실을 이용했다는 <조선일보>의 보도도 나왔다. 이용구 차관은 월성원전 의혹의 몸통으로 의심받고 있는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의 변호인을 맡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