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선> 18일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환호받으며 수입한 한국산 진단키트, 가짜 양성반응 다량 발생” 보도
  • ▲ 한국산 우한코로나 진단키트를 수입한 뒤 한국에 감사를 표하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오른쪽은 부인 유미 호건 여사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산 우한코로나 진단키트를 수입한 뒤 한국에 감사를 표하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오른쪽은 부인 유미 호건 여사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4월 미국 메릴랜드 주로 수출했던 한국산 코로나 진단 키트에서 다량의 오류가 발생해 사용이 중단됐다고 현지 언론 ‘볼티모어선’이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정부가 “K-방역의 성과”라며 자랑했던 코로나 진단 키트 수출 사례인 만큼 상당한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메릴랜드주 수입한 한국산 코로나 진단 키트, 가짜 양성반응

    한국산 코로나 진단 키트를 사용하면 우한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이 양성반응을 보이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지난 4월 큰 환영을 받으며 한국에서 도입한 수십만 개의 코로나 진단 키트에서 신뢰성을 의심할 만한 수준의 가짜 양성 사례가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조지프 드메토스 주니어 메릴랜드의료기관협회장은 “우리는 지난주 일부 시설에서 3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카운티 보건소와 협력해 재진단한 결과 대부분 음성판정을 받았다”는 요지로 신문에 설명했다. “이런 진단 오류는 주 여러 곳의 요양원에서 급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행히 대부분의 요양원에서는 직원들이 지난 몇 달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진단 결과가 가짜 양성임을 눈치채 더 큰 위험을 피했다고 드메토스 회장은 설명했다. 드메토스 회장은 “더욱 우려되는 점은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과 이들을 시설 거주자들로부터 격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그동안 메릴랜드 주에서 우한코로나가 급속히 확산된 곳이 요양원이었고, 여기서만 1만5000여 명의 확진자와 20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소속 메릴랜드 주 상원의원으로 의사 출신인 클라렌스 람 박사는 "가짜 양성 판정을 받은 요양시설 입원자들이 진짜 확진자와 함께 수용되는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메릴랜드대학 연구소 “한국산 진단 키트 문제점 조사 중”

    한국산 코로나 진단 키트에서 가짜 양성반응이 나온 사실은 볼티모어 소재 메릴랜드대 연구소에서도 확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연구소 측은 9월 2일부터 8일 사이 진단한 키트 가운데 양성반응이 나온 것을 다시 조사 중이다.

    이 연구소는 주 보건당국이 메릴랜드 주민들의 진단을 맡기는 곳이다. 메릴랜드 주는 지난 4월 이 연구소에 코로나 진단 키트 분석을 위해 250만 달러(약 28억9000만원)를 지원했다.
  • ▲ 2017년 7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래리 호건 주지사의 환영사를 듣고 파안대소하는 문재인 대통령. 호건 주지사의 별명은 '나주의 사위'로 알려져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7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래리 호건 주지사의 환영사를 듣고 파안대소하는 문재인 대통령. 호건 주지사의 별명은 '나주의 사위'로 알려져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릴랜드대 케빈 P. 켈리 대변인은 가짜 양성반응이 진단 키트가 아닌 바이러스의 양, 진단 대상의 나이, 진단키트 성능 등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지만, 지금까지 조사한 바로는 연구시설과 장비는 정상적으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켈리 대변인은 “이제부터는 한국산 진단 키트 사용을 중단할 것”이라며 “현재 연구소에서 조사를 진행중이기 때문에 더 이상 자세히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메릴랜드 주정부 또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매우 당혹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 정부는 보건당국과 함께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의 사위’ 호건 주지사, 900만+250만 달러 들여 진단 키트 50만 개 구매

    메릴랜드 주에서 논란이 된 진단 키트는 ‘랩지노믹스’가 수출한 제품이다. '한국의 사위'로 유명한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지난 4월 코로나 진단 키트 50만 개를 구입하면서 ‘랩지노믹스’에 900만 달러(약 104억2000만원)를 지불했다. 

    이후 진단 키트 업그레이드 명목으로 250만 달러(약 28억9000만원)를 더 지불한 기록이 있다. 이때 주 정부는 어떤 ‘업그레이드’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랩지노믹스’로부터 구입한 50만 개의 진단 키트는 메릴랜드대 연구소에 37만 개, 민간 연구소 ‘CIAN 디아그노틱스’에 13만 개를 맡겨 사용했다. 

    9월15일을 기준으로 메릴랜드대 연구소는 이 가운데 13만8000개를, ‘CIAN 디아그노틱스’는 7만2000개를 이미 사용했다고 한다. 메릴랜드 주정부에 따르면, 지난 2개월 동안 사용한 진단 키트는 모두 21만 개다.

    이 문제와 관련해 ‘랩지노믹스’ 측은 "해당 문제는 진단 키트의 문제가 아니라 검체오류로 인한 것으로 안다"며 미국 현지에서는 이미 문제가 수습된 것처럼 설명했다. 하지만 21일 현재 '볼티모어선'에는 해당 기사가 그대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