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연출·기획력 구설… 野 "쇼이자 호국영령과 국민에 대한 결례, 책임자 사과해야"
  • ▲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서 해병대가 자막이 잘못 나가고 있다. ⓒMBC 보도화면 캡쳐
    ▲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서 해병대가 자막이 잘못 나가고 있다. ⓒMBC 보도화면 캡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복귀 후 관여한 첫 대규모 행사인 6·25전쟁 70주년 기념행사가 각종 구설에 휩싸여 논란이 거세다. 

    기념식 말미에 각군 총장이 직접 부르는 형식으로 육·해·공군가와 해병대가가 연주됐는데, 육군가와 해병대가는 방송에 다른 가사가 자막으로 나갔다. 애국가를 새로 편곡해 연주한 것은 북한 애국가의 도입부와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6·25전쟁 당시 숨진 국군 147구의 유해를 운구한 '공중급유기'에 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였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다른 공중급유기를 사용한 것으로 30일 밝혀졌다.  

    70년 만에 미국을 거쳐 송환된 147구의 참전용사 유해를 봉환하는 퍼포먼스도 구설에 올랐다. 

    정부는 "개식행사로 진행된 미디어 파사드는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희생을 추모하고 마침내 조국으로 돌아온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내용의 영상을 유해를 모셔온 공중급유기 시그너스(KC-330) 동체에 직접 상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 사용된 공중급유기는 유해를 송환한 급유기가 아니라 공군이 보유한 동일 기종의 다른 항공기였다.

    "모셔온 급유기 동체에 직접 상영"은 거짓말

    정부는 이날 공중급유기에 미디어 파사드를 구현한 뒤 유해를 기체에서 가지고 나오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참전용사의 유해를 실제 운구에 쓰인 공중급유기에서 꺼내 행사를 위해 대기 중이던 다른 공중급유기에 넣어뒀던 것이다. 
  • ▲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서 국군전사자들의 유해가 봉환되고 있다. ⓒ뉴시스
    ▲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서 국군전사자들의 유해가 봉환되고 있다. ⓒ뉴시스
    육군가는 2014년 가사가 일부 바뀌었는데, 이번 행사에서는 개사 전 가사가 자막으로 나갔다. 군은 "행사를 주관한 기획사가 실수한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해병대가는 아예 다른 노래의 가사가 방송을 탔다. 해병대는 '나가자 해병대'라는 군가를 공식 해병대가로 사용한다. 하지만 이날 자막에는 '해병대의 노래'가 나갔다.

    행사를 주관한 국가보훈처는 "대행사 측에서 중계방송사인 SBS에 군가 자막파일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해명했다.

    통합당 "어이없는 일 일어나… 국민에 대한 결례"

    행사를 두고 잡음이 커지면서 탁 비서관의 연출·기획력이 도마에 올랐다. 미래통합당 외교안보특별위원회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특위 차원의 별도 브리핑을 갖고 행사 관련 논란에  "쇼이자 호국영령과 국민에 대한 결례"라고 비판했다.

    외교안보특위 위원장 박진 의원은 "70년 만에 미국을 거쳐 송환된 147구의 참전용사 유해 봉환행사는 엄숙하고 숭고해야 했다"며 "종전선언에만 집착하는 문재인 정부가 보여주기에 급급한 나머지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주관은 형식적으로 국가보훈처지만,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는 청와대 의전에서 기획하는 것으로 리허설까지 거친 것으로 안다"며 "이번 행사 책임자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청와대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탁현민 의전비서관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조태용 통합당 의원은 "공중급유기 시그너스 4대 중 1대가 김해에서 서울공항으로 간 것으로 확인했다"며 "참전용사 유해가 이 기체로 일시 옮겨졌고, 행사를 마친 뒤 다시 김해공항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유해를 송환해온 비행기는 따로 있는데 마치 같은 항공기인 양 속였다. 명백한 쇼"라고 강조했다.

    태영호 통합당 의원은 행사 당시 연주된 애국가 도입부가 북한 국가와 유사하다는 논란과 관련 "도입부 10초가량이 북한 국가와 흡사했다. 내 귀를 의심했다"며 "애국가를 새롭게 연주했지만, 북한 국가와 비슷하게 편곡해서야 되겠는가"라고 경계했다.
  • ▲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뉴시스
    ▲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