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혁신위' '저출산 특위' 등 구성해 '기본소득' 등 정치권 화두…'좌클릭'엔 비판도
  •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4·15 총선 참패 후 미래통합당의 혁신을 위해 등판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음달 1일 공식 활동 한 달을 맞는다. 김종인 비대위의 한 달을 지켜본 당 내부에선 이슈선점은 합격점이나 임기 내에 실질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종인이 불붙이자 박원순·이재명 뛰어들어

    기대와 우려 속 임기를 시작한 김 위원장은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비대위 구성부터 현역 의원(2명)보다 청년 정치인(3명)을 앞세웠고 좌파진영의 의제로만 여겨졌던 '기본소득'을 꺼내 들며 정치권 논의에 불을 붙였다.

    실제로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을 화두로 던지자 여권에선 '이슈를 빼앗긴다'는 위기의식에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잠룡들이 논쟁에 뛰어들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이슈선점은 통합당이 정책 중심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얻었다.

    통합당 한 초선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4차 산업혁명, 미래먹거리, 복지 등 국민들이 관심 가질만한 이슈들을 던지고 있다"며 "통합당이 잊힌 게 아닌 이슈를 만들어내는 정당으로 보이는 점에서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출범 후 위원회 1개 특위 3개 구성

    한 주에 한 개 꼴로 출범하는 위원회도 눈길을 끈다. 김종인 비대위는 출범 후 1개의 위원회(경제혁신)와 3개의 특별위원회(외교·안보, 정강·정책개정, 저출생대책)를 산하에 뒀다. 위원회 구성은 초선 및 비대위원들이 제안하고 김 위원장이 이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초선과 청년 비대위원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기존에 통합당에서 나오지 않았던 이슈들을 선점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본소득, 전일보육제 등 선점한 이슈들을 실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당이 처한 원내 상황이 어려운 데다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에만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통합당 한 3선 의원은 김 위원장이 던진 기본소득에 대해 "미래세대를 위한 정책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총선참패 후 당을 재건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너무 길게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4선 의원도 "실천이 문제다.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4월까지인 김 위원장의 임기 동안 실질적 성과를 가져오지 못한다면 "통합당은 그동안 무엇을 했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김종인 비대위 출범 전부터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잡음이 나왔던 만큼 비대위 후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당대표가 김 위원장의 정책을 그대로 이어나갈 확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비 걸지 말라" 했지만 당내 반발에 식사정치 나서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는 취임 직후 "보수라는 말을 싫어한다"라고 발언하며 당 정체성에 대한 우려를 샀고 취임 후 첫 의원총회에서는 "시비 걸지 말라"며 자신을 향한 지적을 묵살하기도 했다.

    때문에 당의 원내외 인사들과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김 위원장도 이를 의식해 최근 '식사정치'로 내부결속에 나섰다. 초·재선, 중진, 원외 당협위원장 등 그룹별 권역별로 만났으며 가능한 내달까지 모든 원내외 인사들과 오찬 자리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이 '여의도 차르'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강압적인 리더십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합당 4선 의원은 "보수의 가치와 철학은 없어지지 않는다. 당 소속 의원들의 마음을 묶을 수 있는 통합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집권을 위한 대권 주자 물색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김 위원장이 대권 주자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언급한 것과 관련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1야당의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으로서 무척 부적절한 행동과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