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루 새 사망자 121명 증가 등 해외선 우한폐렴 확산일로… 정세균 "정부 믿고 경제활동 하라"
  • ▲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우한폐렴이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의료계는 "아직 속단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권창회 기자
    정부가 연일 "'우한폐렴(코로나19)'이 잘 관리되고 있다"며 경제활동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우한폐렴으로 인한 국내 실물경제 둔화가 심화하자 민생안정에 힘쓰는 모양새다. 그러나 의료계를 비롯한 보건당국은 "아직 속단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견해를 내놨다. 우한폐렴과 관련한 현 상황을 두고 정부와 보건당국의 평가가 엇박자를 내는 셈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회의에서 "우한폐렴 발생 초기 불안이 컸으나 우리의 선진 의료기술과 정부의 방역망 내에서 잘 관리되고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발언했다. 우한폐렴이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정 총리는 또 "국민의 안전과 더불어 민생을 챙기는 일은 국가의 사명"이라며 "정부는 국민 안전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소비를 늘리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일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도 정부를 믿고 안전행동수칙을 참고하면서 일상의 생활을 유지하고, 기업들도 예정된 경제활동에 적극 나서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中 하루 새 확진자 5000여 명 늘었는데… 정세균 "일상생활 지속"

    정 총리는 12일 회의에서도 "중앙부처나 지자체가 주관하는 행사를 무조건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관계부처와 지자체는 철저하게 방역조치를 마련하고, 예정된 행사들을 계획대로 진행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어 "방역은 빈틈 없이 하되, 지나친 위축은 피해야 할 것"이라면서 "국민 여러분께서도 정부를 믿고 일상생활을 지속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총리의 '일상 복귀 독려'는 국내에서 우한폐렴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탓 때문인 듯하다. 국내에서는 이날로 나흘째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으며, 27명의 확진자 중 7명(1·2·3·4·8·11·17번 환자)은 퇴원했다. 나머지 환자들 중 1명만 폐렴으로 산소공급 치료를 받을 뿐, 20명은 안정된 상태를 보인다.

    하지만 해외의 상황은 다소 다르다. 지난 13일까지 중국 내 누적 사망자와 확진자는 각각 1500명과 6만5000명에 달했다. 중국이 우한폐렴 확진 범위에 그간 신규 확진자 수치에서 제외했던 임상진단 병례를 추가한 데 따른 것이다.

    14일(현지시간) 중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13일 하루에만 우한폐렴 확진자 5090명(후베이성 4823명), 사망자는 121명(후베이성 116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미국과 영국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13일(현지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텍사스주에서 우한폐렴 확진자가 나왔다. 중국 우한에서 전세기를 통해 귀국한 미국인으로, 격리 중 감염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CDC는 "중국에서 최근 돌아온 이들 중 추가 확인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보건당국은 같은 날 런던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며칠 전 런던 히스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증상이 나타난 중국 여성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두 중국 방문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중국인 최대 방문국인 우리나라도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의견이 나온다.

    질본도, 의료계도 "우한폐렴 속단 안 돼… 예의주시해야"

    대한의사협회 김대하 홍보이사는 "국내에서 확진자가 며칠 째 멈춰 있는 상황이고, 국내에서 염려했던 만큼 환자가 늘어나거나 중증의 환자,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면서도 "외국에선 지역사회 감염으로 사망자가 나오고, 중국에선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위험도를 절대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국내에서도 지역사회 감염이 아주 위험도가 높다 할 수는 없지만 분명 지역사회 감염사례가 나왔다"며 "지나친 공포심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안이하게 속단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바이러스가 말 그대로 신종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우리가 아직 이 병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가 염려했던 것보다 확진자 증가추세가 둔화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국민들이 그 정도로 경각심을 갖고 대응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당국 역시 우한폐렴 관련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견해를 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3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아직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소강국면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전날에도 "변곡점이거나 낙관·비관할 상태는 아니다"라는 유보적 견해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