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이산화황 농도 급증" 시체소각 의혹… "들어가면 못나온다" 훠선산 병원 괴담 확산
  • ▲ 베이징 질병통제센터에 들어가면서 꼼꼼이 소독을 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뉴시스 신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베이징 질병통제센터에 들어가면서 꼼꼼이 소독을 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뉴시스 신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우한폐렴과 관련이 있는 현장을 찾았다고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매체들이 11일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이 현장에 나와 사람들을 격려했지만 민심의 동요가 가라앉기는커녕 더 흔들리는 분위기다. 해외 언론과 유튜브 등의 의혹 제기가 주요 원인이다.

    시진핑 “우한폐렴, 심각한 상황이지만 경제적 영향은 단기적”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날 베이징 소재 치료 병원과 질병예방센터 등을 찾아 우한폐렴 확산 현황과 통제 상황을 살펴보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 방제는 현재 교착 상태”라며 “의료진은 최전선의 중심이 되어 인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우한과 후베이성 방어 전쟁을 잘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 스스로 우한폐렴이 잘 관리되는 상황이 아님을 인정한 것이다. 그는 “우한폐렴 상황이 여전히 심각하므로, 각급 당 위원회와 정부는 당 중앙의 정책 결정을 반드시 관철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중국 경제가 장기호황이라는 기본 측면에는 변함이 없다”며 “우한폐렴에 따른 충격은 단기적이라는 믿음을 갖고 경기 조정을 강화해 감염병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 주석이 이날 의료용 마스크를 쓰고 베이징을 돌며 시찰을 했지만, 중국인들의 불안감과 위기감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중국인들은 SNS와 유튜브에 올라온 사진과 영상을 보며 불안해하고 있다.

    영국 매체 “우한의 이산화황 농도 급등, 혹시 시체 소각?”

    중국인들을 공포에 빠뜨린 주장은 우한시의 이산화황 농도와 우한시에다 열흘 만에 완공했다는 훠선산 병원 미스터리다.
  • ▲ 윈디닷컴에 뜬 우한시 이산화황 농도. 윈디닷컴의 기상 데이터는 미국 항공우주국 등으로부터 받는 것이다. ⓒ윈디닷컴 화면캡쳐.
    ▲ 윈디닷컴에 뜬 우한시 이산화황 농도. 윈디닷컴의 기상 데이터는 미국 항공우주국 등으로부터 받는 것이다. ⓒ윈디닷컴 화면캡쳐.
    지난 10일 체코의 기상정보 사이트 ‘윈디닷컴’ 커뮤니티에서 이용자들이 “지금 우한시의 이산화황(SO2)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며 “원인이 뭔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남겼다. 이후 ‘윈디닷컴’ 사용자들은 우한시의 이산화황 농도 수치에 주목했다. 평소 100 μ/㎥를 넘지 않던 우한시 이산화황 농도는 이날 1000μ/㎥을 넘겼다. 한때는 농도가 1700μ/㎥까지 치솟았다.

    우한시에 남아 있는 중국인들은 “지금 차도 안 다니고 공장도 가동 안하는데 이상하게 며칠째 스모그가 가득 낀다”고 거들었다. 윈디닷컴 이용자들이 말한 이산화황 스모그일 가능성이 컸다. 이런 가운데 한 네티즌이 “이산화황은 보통 동물 사체를 태울 때 생긴다”고 설명했다. 다른 네티즌은 “우한시 면적에 지금과 같은 이산화황 농도가 검출되려면 최소한 1만 2000여구의 사람 시신을 한 번에 태워야 한다”는 계산을 내놨다.

    사람들은 이산화황 수치 증가와 유기물 사체 소각 이야기를 더해 “중국 당국이 우한시에서 숨진 사람들을 소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우한시에 남아 있는 중국인들은 현재 화장터 여덟 곳이 하루 종일 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과 ‘더 선’은 이 내용을 기사화했고, 대만 영자매체 ‘타이완뉴스’ 등 다른 외신들이 다시 인용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이 의혹에 대해 아무런 입장이나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번 들어오면 나갈 수 없다”는 훠선산 병원서도 괴담


    중국 정부가 인민해방군을 동원해 열흘 만에 완공한 1000병상짜리 ‘훠선산(火神山) 병원’도 의혹의 대상이 됐다. 현재 이 병원은 인민해방군 의료진 1400여 명이 관리 중이다.

    훠선산 병원은 지난 3일 공사를 마치고 환자를 받을 때부터 논란이 됐다. 공사에 참여한 중국인이 몰래 찍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병실 바깥을 향한 창문에는 쇠창살이 설치돼 있고, 배식구는 두터운 이중벽을 통하도록 돼 있다. 병실 문은 안에서는 열 수 없다. 그는 “여기가 무슨 병원이냐? 이건 감옥, 강제수용소다. 한번 들어오면 못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 ▲ 훠원산 병원 준공 전 히말라야 글로벌이라는 반공매체가 폭로한 내부. 사진 속 네모난 구멍이 배식구다. ⓒ히말라야 글로벌 트위터 영상 캡쳐.
    ▲ 훠원산 병원 준공 전 히말라야 글로벌이라는 반공매체가 폭로한 내부. 사진 속 네모난 구멍이 배식구다. ⓒ히말라야 글로벌 트위터 영상 캡쳐.
    이후 중국 보건당국이 병원 구조에 문제가 있었다고 공개 사과를 하면서 문제가 해결되나 싶었지만 아니었다. 미국의 커뮤니티 사이트 ‘4chan’에 자신을 훠선산 병원 연구원이라고 밝힌 사람이 “이곳은 우한폐렴 감염환자만 수용하고 있는데 최근 병원 환자들이 하루에 수백 명씩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이곳에서는 매일 많은 환자들이 군용트럭에 실려 병원 바깥으로 나간 뒤 돌아오지 않고 있으며, 이들의 입원과 후송 기록이 없다”면서 “실려 나가는 환자는 하루 200~400명 정도고, 빈 병실은 인민해방군이 다시 새 환자들로 채운다”고 주장했다. “우한폐렴에 감염된 뒤 갑자기 사망하는 환자가 30%나 되고, 무증상 확진자도 5~10%로 보인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훠선산 병원에는 분명 1000병상이 있는데 86개 병상만 환자 기록이 있고 나머지 병상에는 입원이나 치료, 후송기록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자 가운데 공산당원과 인민해방군은 군의관이 직접 치료하기 때문에 회복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즉 공산당원과 인민해방군이 쓰는 병상 86개만 관리가 되고, 다른 병상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기록을 남기지 않고 시신을 군용트럭에 실어 어디론가 보낼 뿐이라는 주장이었다.

    훠선산 병원이 최근 청소부를 모집하면서 내건 구인광고까지 사람들의 의심을 키웠다. 병원 측은 10명의 청소부를 모집하면서 월급으로 3만 5000위안(한화 593만원)을 제시하고, 숙식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지원 조건은 “55세 이하의 신체건강하고 지시를 잘 따르는 사람”이다. 2019년 베이징과 상하이 전문직 구직자 평균 월급이 1만 1000위안(한화 186만원) 안팎이다.

    현재 세계 언론들은 이런 주장을 외면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시민들은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의혹을 한국어로 다룬 유튜브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 수 90만을 넘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