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간 후지 “北 금봉무역, 대량 밀수해 북한산으로 밤새 위조… 평양 간부들이 사용할 듯”
  • ▲ LG생활건강이 만든 KF94 마스크들. ⓒ오픈마켓 옥션의 판매페이지 캡쳐
    ▲ LG생활건강이 만든 KF94 마스크들. ⓒ오픈마켓 옥션의 판매페이지 캡쳐
    북한은 우한폐렴과 관련해 국가비상방역사태를 선언한 뒤 중국과 인적·물적교류를 전면 차단했다. 그런데 북한이 국경을 봉쇄한 뒤 중국을 통해 한국산 마스크를 대량 구매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군 무역업체 “LG생활건강 마스크 사고 싶다”


    일본 ‘석간 후지’는 지난 6일 “북한 인민무력부 산하 무역회사가 중국 업체에 의뢰해 마스크를 대량 밀수입했다”면서 “특이한 점은 한국의 특정업체가 생산한 특정제품을 요구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한국산 마스크를 밀수입한 것은 지난 2월1일 밤이었다고 석간 후지는 주장했다. 매체에 따르면, 북한 인민무력부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무역업체 ‘금봉합영회사’는 중국 무역업자에게 “남한 마스크를 사고 싶다”고 주문했다. 그런데 ‘금봉합영회사’는 중국 업자에게 “LG생활건강에서 만든 KF94 마스크를 사고 싶다”고 특정했다.

    KF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보건용 마스크 인증표시다. KF94는 미국 질병관리센터(CDC)가 인증한 N95와 거의 비슷하다. KF94는 중국발 초미세먼지를 막거나 방역작업을 할 때 사용한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우한폐렴 예방과 관련해 KF94 마스크 사용을 권장한다.

    “(중국과) 교역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임에도 상품은 신의주세관을 거쳐 북한으로 반입됐다”며 “북한 국가기관이 이번 밀수에 적극 가담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매체는 “북한은 절박한 상황에서 양질의 물건을 구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비사회주의·반사회주의 현상을 강력히 단속하는 현실에서 남한 마스크를 그대로 배급할 수는 없었다”는 북한 소식통의 말도 전했다.
  • ▲ 평양국제공항 직원이 마스크를 쓴 채 방역 지시선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평양국제공항 직원이 마스크를 쓴 채 방역 지시선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군은 이런 이유로 지난 1일 밤, 중국 국경 인근 부대에서 여군 40여 명을 데려와 신의주세관에서 100m가량 떨어진 창고에서 마스크를 북한산으로 위조하는 작업을 벌였다. 소식통은 “여군들은 위조한 마스크의 수를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밤새도록 작업한 것으로 미루어 상당량이라고 추측했다”고 전했다.

    소식통 “북한군이 밀수한 마스크, 평양 등에서 사용할 듯”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은 밀수입한 LG생활건강 마스크를 모두 평양 주변 군부대와 사령관급 지휘관이 이용하는 군 의료시설에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체는 “신의주 장마당에서는 최근 부직포 마스크 가격이 78엔(약 840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며 “마스크를 쉽게 구할 수 없는 북한 상황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중국 관광객을 받지 않는다고 밝힌 것은 지난 1월22일이다. 23일부터 중국에서 귀국하는 북한 사람들을 받지 않았고, 28일에는 중국과 교역·교통을 전면 중단했다. 사실상 쇄국(鎖國)에 들어갔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국가비상방역체제를 선포했다.

    한편 여당은 우한폐렴과 관련해 “북한에 선제적 지원을 해주자”고 주장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6일 국회 정론관에서 “북한 의료현장과 국경에 열감지 카메라, 감염병 진단 키트, 손소독제, 마스크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짐작된다”며 “음압병실 등의 시설이 미비할 것이므로 (우한폐렴) 확진자 발생이 확인된다면 시설 지원 필요성도 있을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선제적 의료지원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