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접어들면서 PAC-2, PAC-3 발사대 북악산으로 이동배치”… 공군, 확인 거부
  • ▲ 2013년 국군의 날 퍼레이드에 등장한 패트리어트 PAC-2 미사일 발사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3년 국군의 날 퍼레이드에 등장한 패트리어트 PAC-2 미사일 발사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청와대 뒷산에 패트리어트 미사일 포대가 배치됐다고 한국일보가 7일 보도했다. 배치된 시기는 이달 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는 과거 북악산 방공포대가 있던 곳이다. 경북지역에 배치됐던 포대를 빼와 청와대를 지키도록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정부·군 “사드 덕분에 방어역량 좋아진 경북 쪽 포대 빼온 것”

    정부와 군 관계자들은 “사드(종말고고도요격체계·THAAD)가 경북 성주에 배치되면서 영남권의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은 향상된 반면 수도권 방어 능력이 취약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패트리어트 포대 이전을 추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청와대뿐만 아니라 정부서울청사·국방부 등 핵심방호시설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북한이 지난해 시험발사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로부터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 등을 지키기 위한 차원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산에는 적 항공기와 순항미사일의 바로 옆에서 폭발, 파편으로 파괴하는 PAC-2 GEM용 발사대와 적 탄도미사일에 직접 부딪쳐 파괴하는 방식(Hit to kill)의 PAC-3 발사대가 함께 배치됐다. 발사대가 최소 하나씩이라면 PAC-2는 미사일 4기, PAC-3는 미사일 16기가 배치된 셈이다.

    공군 측은 이와 관련해 “해당 자산과 부대에 대한 내용은 군사정보에 해당해 확인이 어려우니 양해해달라”고 답했다.

    한국군 패트리어트 포대 중 40% 수도권 배치

    한국은 2010년 독일군이 보유했던 패트리어트 PAC-2 GEM(성능개량형)과 발사대 48기를 1조원 들여 구매했다. 8개 포대 2개 대대 분량이다. 이후 국내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이것으로는 북한 탄도미사일 요격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2012년부터 이를 PAC-3로 개량하는 사업을 벌였다. 동시에 최신형 PAC-3 MSE를 도입하는 사업도 추진했다.
  • ▲ 2017년 8월 오산 공군기지에 배치된 패트리어트 PAC-3 앞에서 포즈를 취한 한미 연합군 수뇌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8월 오산 공군기지에 배치된 패트리어트 PAC-3 앞에서 포즈를 취한 한미 연합군 수뇌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를 통해 한국군은 현재 2개 방공여단 예하에 10여 개의 패트리어트 포대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은 모두 PAC-3/Conf 3 이상 버전으로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하다. 이 가운데 북한산과 서울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에 4개 포대가 배치됐다.

    주한미군은 제35방공여단 예하 2개 패트리어트대대가 수원·평택·오산에서 64기의 발사대를 운용한다. 미사일은 최신형인 PAC-3 MSE로 모두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하다. 여기에 경북 성주에 같은 여단 소속 사드 포대 1개가 있다.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청와대를 지키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한미 연합군이 현재 보유한 요격미사일이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국방백서 등에 따르면 북한은 노동·스커드 등 단거리탄도미사일을 1200여 발 보유했다. 반면 한미 연합군의 요격 미사일은 700여 발 남짓에 불과하다.

    이런 현실에서 청와대 보호를 위해 패트리어트 포대가 우선 배치되는 것을 두고 2017년 12월 당시 청와대의 탄저균 백신 구입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