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김정은 부산 방문 '깜짝쇼' 가능성… '경제' 강조하지만 하락 경기 반전 카드 없어
  •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블랙홀처럼 정국의 주요 이슈를 삼켰던 '조국 리스크'가 조 전 법무부장관의 사퇴로 국면전환되면서 청와대가 반전 카드를 모색 중이다. 당분간 경제 활력, 남북 평화 분위기 조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오후 조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극한대립 속에서 정치가 실종됨에 따라 사실상 국정동력을 잃어버렸던 상황을 풀어갈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이탈한 중도층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대내적으로 특권과 불공정을 바로잡는 '이미지 쇄신'을 보여줘야 한다는 요구도 받게 됐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중도층 이탈 현상을 보이며 역대 최저치를 갱신했다. 매주 정기적으로 조사를 하는 한국갤럽의 9월 셋째주(9월17~19일) 조사에서 최저치인 40%를 기록했고, 리얼미터가 지난 7∼8일, 10∼1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2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전주보다 3.0%p 하락한 41.4%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청와대는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심리적 마지노선인 대선 득표율(41%)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야권의 압박도 거세다. 김명연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15일 논평을 통해 "비상식, 불공정, 비도덕의 사회를 현실화한 조국이 사퇴한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과 민생을 정상화하기 위한 국정 대전환의 적기"라면서 "대통령은 국민적 분란뿐만 아니라 경제·외교·안보 3대 파탄을 일으킨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라"고 주문했다.

    文, 당분간 경제 이슈에 집중할 듯

    문 대통령은 분열된 국민여론을 보듬고 민생경제 이슈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1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광장에서 국민들이 보여주신 민주적 역량과 참여 에너지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이제는 그 역량과 에너지가 통합과 민생, 경제로 모일 수 있도록 마음들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 저부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충남 아산으로 내려가 삼성디스플레이의 13조원 투자를 격려한 데 이어 이번주에도 경제행보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경제는 실업률·경제성장률·소비자물가지표에서 부침을 겪는 중이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지만, 세계경기 하강의 영향으로 단시간 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5일 "경제 활력을 다시금 살려내야 하는 것, 그리고 글로벌 경제가 많이 좋지 않은 상황인 것은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바"라면서 "분명 민생, 경제, 무엇보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제도적 보완책들, 이런 것들을 꼼꼼하게 챙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돌파구 마련을 위한 대외적 기회도 있다. 얼어붙은 남북관계·한일관계를 풀어낼 경우 지지율 회복이 가능하다. 남북관계는 미북 실무협상 결렬, 평양축구 중계 불발 등 여전히 교착상태이지만, 11월 김정은의 부산 방문을 무슨 일이 있더라도 성사시키기 위해 '깜짝 쇼'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

    22일 일왕 즉위식도 임박했다. 이 자리에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들고 특사로 참석할 예정인 이낙연 총리가 아베 총리에게 전향적인 방침을 보여 화해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靑, 조국 후임 고민 중… 일각선 '전해철' 거론

    한편 청와대는 조 장관 사퇴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만큼 벌써 후임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물론 고민은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출신이다, 인선 시기는 언제다 하는 것은 의미 있게 드릴 수 있는 이야기는 지금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법률가이면서도 청문회 통과가 상대적으로 보장되는 정치인 출신이 유력할 것이란 말이 나돈다. 문 대통령 측근 중 비교적 도덕적인 인물인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유다. 그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이면서 노무현 정부 민정수석, 국회 법사위원을 지냈다.

    박지원 대안신당(가칭) 의원은 14일 MBC 라디오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과 인터뷰에서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과 국회 법사위원으로서 평가를 받은 개혁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전 의원이 적임자라는 생각이 든다"며 "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 또 국민이 바라는 검찰개혁을 위해서 적임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