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과잉진압”… '탈북 아사 모자 비상대책위’ 관계자 석방 촉구 기자회견
  •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집회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에 물리적 충돌이 생겨 40여 명이 연행되고 이 중 3명이 구속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연행된 사람 대부분은 광화문 집회 참가자가 아니라 굶어 죽은 탈북 모자를 추모하던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탈북 아사(餓死) 모자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라며 청와대로 행진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탈북 아사 모자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4번 출구 앞에 설치한 분향소에서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경찰이 좌파단체에는 아무 말 못하면서 탈북자 단체에는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며, 당시 구속된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의 석방을 촉구했다.

    비상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허 위원장을 비롯해 연행된 사람들은 경찰에 폭력을 가하지도 않았고, 경찰저지선을 넘은 탈북자들을 연행할 때 경찰이 강압적이고 무리하게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경찰이 탈북자들을 연행할 당시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도 않았고, 허 위원장이 구금된 이후 변호사가 도착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조사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지난 4월 민주노총이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의 뺨을 때리고 국회 담장을 허무는 폭력을 행사할 때는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더니 아사한 탈북모자 문제에 항의하는 탈북자단체 간부는 즉각 구속했다”며 “허광일 위원장의 구속에는 문재인 정권의 의도가 숨어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탈북 아사 모자 비상대책위원회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 ▲ 지난해 5월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5월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성  명  서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처럼 지난 10월 3일 탈북민들은 아사한 탈북모자 고 한성옥 씨의 2차 애도집회를 가지고 탈북자들의 차오르는 억울한 마음을 전하고 실질적인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하기 위하여 청와대로 운구를 메고 찾아갔다.

    하지만 경찰은 저희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 청와대의 관계자들을 만나도록 해 줄 대신, 키 높은 차단벽을 세우고 압도적인 수의 전투경찰을 배치하여 운구 행렬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렇다고 저희들은 문재인 대통령님에게 고 한성옥 씨를 굶겨 죽인 정권의 책임을 꼭 묻고 싶은 울분을 포기할 수 없어 적수공권이지만 중무장한 경찰의 저지선을 넘어 청와대로 들어가려고 시도하였다.

    이에 앞서 9월 21일에 청와대에 찾아왔을 때에도 경찰을 내세워 우리들의 앞길을 가로막았던 경찰이 이번에는 전투경찰을 내세워 막은 것에 대한 탈북민들의 분노가 순간에 폭발하였다.

    하지만 경찰은 경찰 저지선을 필사적으로 넘어 간 탈북자들을 무려 23명이나 현장에서 체포하여 이틀 동안이나 서울지역 4개 경찰서에 분산 유치하였고 이들을 선동하였다는 이유로 허광일비대위원장을 풀어주지 않더니 6일에는 검찰에 의해 보복성, 기획성으로 구속되었다.

    법원(김용찬 판사)은 허 위원장의 범죄혐의가 소명되었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실질 심사 후 8시간 만에 영장을 발부했다.

    이것은 허광일 위원장이 그동안 국내외적으로 북한 인권을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해 온 점, 특히 이 정권이 탈북자들을 굶겨 죽이고도 쉬쉬하며 지난 9월 21일 광화문에서 거행된 장례식에 시신조차 내주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지난 개천절 날 “탈북 아사 모자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한 점을 빌미로 보복 수사, 별건 구속, 기획 구속을 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로, 경찰이 저지선을 넘은 것은 비단 이들 2명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날 적수공권으로 완전 무장한 전투경찰의 저지선을 넘은 탈북민은 모두 23명이고 더욱이 이들 중 여성들이 14명으로서 훨씬 더 많았다. 14명의 여성들 다수는 엄마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어린 아이들의 어머니들이고 특히 한 부모 가정의 가장들이었다.

    그날 경찰 저지선 앞에서 집회를 가진 탈북민들이 수백 명이었고 젊은 남성들도 많았는데 허광일 위원장이 여성들을 사촉하고 선동하여 경찰의 저지선을 허물려 했다고 하는 것은 분명하게 없는 죄를 만들어 낸 것이다.

    둘째로, 경찰은 위 두 사람이 경찰을 폭행한 죄로 구속기소를 한다고 알려졌는데 수많은 유투버들이 올린 영상들을 모두 판독해 보아도 이 들 두 사람이 경찰을 폭행하는 영상을 찾아 볼 수 없다.

    셋째로, 오히려 경찰은 안간힘을 써서 경찰 저지선을 넘어간 탈북여성들을 000이라는 경찰을 포함하여 남성 경찰들이 힘과 위력으로 난폭하게 제압하였고, 미란다 고지의 원칙도 지키지 않고 체포하여 경찰차로 압송하여 주변 경찰에 억류하였다. 특히 광진경찰서 지능수사팀의 9명의 남녀경찰이 달라붙어 이설화 탈북여성의 팔과 다리, 몸을 누르고 손가락까지 상해를 입히면서 강제적으로 지문을 채증하는 폭거를 감행했다.

    이날 경찰 저지선을 넘어간 탈북민들을 경찰이 여성이건, 남성이건 신변기구로 때리고 몸을 비틀어 제압하는 등 과잉진압은 도를 넘었고, 현재 부상을 당해 병원에 입원한 탈북민만 하여도 4명이나 되고 크고 작은 상해를 입어 통원치료를 받는 사람이 도합 7명을 넘는다.

    넷째로, 더욱이 허 위원장은 변호사가 “지금 종로경찰서에서 용산경찰서로 가는 중”이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변호인이 도착하기도 전에 조사를 시작했다. 이것 또한 다분히 의도적으로 경찰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우리 헌법이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 명백한 피의자의 권리이다. 따라서 이 건은 적법절차를 위반한 사건으로 경찰이 징계를 받아야 할 사안이다.

    다섯째, 검찰은 문재인 정권 들어 발생한 시위와 집회사건에 대한 처리결과와 비교해 볼 때에도 분명한 이중 잣대를 들이댔고 편파적인 보복을 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월, 민노총이 시위과정에서 경찰 빰을 때리고 국회 담을 허무는 등 극악한 폭력을 행사했음에도 불구하고 25명을 모두 11시간 만에 석방했음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러니 이번 허광일 위원장의 구속은 100% 보복 구속, 별건 구속이 분명하다.

    수백만이 동원된 국민들의 대중적 집회에 대한 엄벌의 맛보기로 돈도 없고 백도 없는 소수계층인  탈북자들을 향해 무거운 징계를 내리려는 이 행동이야 말로 참으로 가소롭고 비열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정권의 사촉 하에 경찰이 탈북민 사회 지도자들을 어떻게든 구속하여 큰 몽둥이맛을 보여주기 위해 사건을 날조한 것은 다음과 같은 사실에서 입증할 수 있다. 

    그러고도 경찰이 과잉진압에 대하여 반성할 대신, 탈북민들에게 각목이요, 폭행이요 하는 것은 권력에 아부하는 나쁜 관행 외엔 아무것도 아니다.

    증거인멸을 수없이 행한 정경심을 구속하고, 도주할 곳도 여력도 없는 탈북자 허광일위원장을 석방하라는 것은 최소한의 정의 실현 요구이며 민노총 불법 폭력 시위와 그 위반자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고 유약하던 공권력이 자유체제 수호를 부르짖는 이들에 대해서는 가혹하기 그지없게 굴면서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다.

    날로 심해지고 있는 친북적인 문재인 정권의 탈북민 탄압과 밀려오는 생존의 위협 앞에서 저희 탈북민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절규와 필사적인 몸부림을 칠 수밖에 다른 길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저희 탈북민들은 더 이상 밟힐 수는 없다.

    우리는 문재인 정권이 아사한 탈북모자의 정확한 사인규명을 밝히고, 통일부가 아사참변이 재발되지 않도록 탈북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3만 5천여 탈북민들과 그리고 아사 참변에 눈물을 흘려주고 용기를 주고있는 수많은 국민들의 지지 속에 청와대와 정부를 향해 끈질긴 투쟁을 계속 할 것이다.

    허광일 위원장에 대한 무죄를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장을 발부한 법원은 각성하라!
    탈북자들을 함부로 가두고 탄압하는 검찰을 규탄한다!
    불법적으로 구속한 탈북민 비대위 허광일위원장을 당장 석방하라!
    고 한성옥 씨 모자의 사인을 솔직하고 똑똑하게 규명하라!
    다시는 탈북민들이 굶어죽지 않고 안정적으로 조기 정착할 수 있는 대책을 세우라!

    고 한성옥 모자 사인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탈북민비상대책위원회

    2019년 10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