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21일 대규모 장외집회… "조국 게이트=문재인 게이트" 파면 촉구
  • ▲ 자유한국당은 21일 ‘지키자 자유 대한민국, 文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대회’를 개최했다. ⓒ박성원 기자
    ▲ 자유한국당은 21일 ‘지키자 자유 대한민국, 文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대회’를 개최했다. ⓒ박성원 기자
    “이 나라를 망치고 있는 두 사람이 누구입니까 여러분!”(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문재인!” “조국!”  

    21일 오후 1시 광화문 광장 일대. ‘근조’를 상징하는 흰색, 검은색 피켓으로 뒤덮였다. 세종문화회관 앞부터 모여든 인파는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세종대로 사거리까지 가득 찼다. 집회가 본격 시작되면서부터는 광화문 광장 좌측 5차선 도로를 전면 통제할 정도였다.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을 규탄하는 5만 시민(주최 측 추산)의 목소리였다.

    한국당은 이날 ‘지키자 자유 대한민국, 文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대회’를 개최했다. 전국 각지에서 몰린 시민들은 ‘자유 대한민국은 죽었다’ ‘文정권 헌정유린 중단’ 등 피켓을 들고 “문재인 사과하라” “조국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6살 딸과 함께 집회에 참가한 신모씨(40‧남)는 “조 장관이 임명됐을 때 국민으로서 내 존재자체가 부정당한 기분이었다. 딸에게 부정(不正)한 나라를 물려주고 싶지 않아 나오게 됐다”며 “문 대통령이 하루라도 빨리 조 장관 임명을 철회하고 정의를 바로 잡아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특히 2030세대 청년들의 참여율도 두드러졌다. 김모씨(22‧여)는 “친구와 근처에 약속이 있어서 왔다가 조국 퇴진 집회를 한다기에 참석했다”며 “하루가 다르게 더 많은 의혹들이 쏟아지는데 문재인 정부가 왜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이것(조국 사태)은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표 연사로 나선 청년‧법조인‧정치인… “공정‧정의 질서 무너졌다”  

    청년 대표로 규탄사에 나선 신주호(인하대 정치외교학과) 씨는 “우리의 자유와 활력이 통째로 사라지고 있는 개탄스러운 현실”이라며 “청년들은 꿈을 잃어가고 있다. 국민들은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대한민국이 존속될지 의심마저 되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씨는 “이번에 조국 사태를 보며 어머니가 ‘조국 같은 부모가 아니라 미안하다’고 하셨다. 억장이 무너졌다. 비단 저희 집만의 일은 아닐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특혜와 반칙이 허용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자신들에 대해서는 특혜와 반칙이 허용되고 힘없는 국민들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이중 잣대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양윤숙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대변인은 “많은 법조인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어제 변호사 시국선언에 800명 넘는 변호사들이 서명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문 대통령의 권력은 국민들이 부여한 것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국민 과반수가 반대해도, 많은 의혹들로 국민들에게 상처를 준 장본인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며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의혹 투성이의 수사 대상이 공정한 법질서를 어떻게 확립할 수 있겠나”라고 울분을 토했다. 

    정치인 대표로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나섰다. “정계은퇴한 지 15년이 지났는데, 문재인 정권에게 경고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연단에 오른 박 전 의장은 야당을 향해 “문 정권의 강력한 견제 세력이 돼야 권력이 제대로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견제세력’이다. 야당, 언론, 국민이 견제해야만 권력이 독재로 가지 않고 제대로 간다”며 “여러분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확인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나는 문 대통령을 잘 안다. 소신이 없고 매사에 정의롭지 못한 사람”이라며 “국민이 싫어하는데 고집한 사람 치고 잘 되는 사람 못 봤다. 국민 뜻 따라서 잘못된 것을 못 봤다. 국민 뜻을 따르라”고 문 대통령에게 경고했다. 

    한국당 의원들 총출동… 원내외 병행 투쟁 의지 ‘활활’ 

    한국당 의원들도 총출동했다. 황교안 당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지역구 당협위원장들까지 나섰다. ‘총선 전 공천용’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전날(20일)부터 삭발 투쟁을 중단한 한국당 의원들은 앞으로 원내외 병행 투쟁을 통해 동력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다. 
  • ▲ 연단에 오른 황교안 한국당 대표. ⓒ박성원 기자
    ▲ 연단에 오른 황교안 한국당 대표. ⓒ박성원 기자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국이 임명된 지 13일이 됐다. 13일 동안 피의자 조국은 무엇을 했나. 국회를 온통 휘젓고 다니고, 어제는 검사와의 대화를 하며 검찰청에 가서 피의자 심문 받아야 할 사람이 검찰개혁을 운운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자리에서 기개 있는 검사가 ‘검찰개혁을 조 장관이 꺼내는 건 유승준이 국민들에게 군대 가라는 것과 똑같다’고 했다. 조국은 검찰개혁이 아니라 가족개혁부터 하라”고 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조국 게이트가 ‘정권 게이트’였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조국 처남의 해운사가 북한 석탄을 운반선을 소유하고 있다더라. 조범동(조 장관 5촌 조카)이 ‘밝혀지면 장관을 낙마할 수밖에 없다’고 했던 익성(코링크PE의 핵심 투자처인 배터리 업체)은 2차전지가 국정 과제로 발표되기로 전에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최근 자신에 대해 ‘원정출산'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여당이) 조국을 감싸기 하다못해 물타기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 딸·아들, 조 장관 딸·아들, 황교안 한국당 대표 딸·아들, 제 딸·아들을 특검하자”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가장 마지막으로 연단에 황교안 당대표가 등장하자 시민들은 황 대표의 이름을 연호하며 크게 격려했다. 황 대표는 “엊그제 14개, 어제 7개에 이어 오늘 아침에도 조국 관련 의혹이 다수 드러났다”며 “조국의 아내 정경심은 재산공개를 앞두고 증권사 직원에게 차명투자 관련 상담을 받았다더라. 이게 바로 증거인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황 대표는 “조국은 아내의 사모펀드 투자에 대해 ‘몰랐다’로 일관하는데, 남편에게 얘기도 안 하고 코링크PE(사모펀드 운용사)에 5억을 대는 게 말이 되나. 거짓말하는 사람이 법무부 장관으로 앉아서는 안 된다”며 “이 나라는 정의가 아니라 부정의, 공정이 아닌 불공정한 나라가 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힘을 합치면 반드시 조국을 구속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지켜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2시간가량의 본 행사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청와대 앞까지 가두 행진을 벌였다. 

    한편 한국당은 10월 3일에도 최대 규모의 장외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날은 김무성‧심재철 한국당 의원, 오세훈‧홍준표‧김문수 등 정치인, 이문열 작가 등이 참여하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도 범국민투쟁대회를 예고해 범우파 ‘반(反)조국’ 장외 투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