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인사?… 야당 예방 신청했다 퇴짜 맞은 조국

조국 법무부 장관이 17일 취임 인사차 국회를 찾았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을 예방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도 방문을 신청했으나 거부 당했다. "일가족이 수사받는 법무부 장관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도 "검찰 개혁의 적임자는 조국"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이 대표를 예방한 조국 장관은 "특별한 입장을 밝힐 것은 없고, 찾아뵙고 말씀을 들으러 왔다"며 "여러모로 국민과 당대표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보다 겸허한 자세로 업무에 임하도록 할 것이며 개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짤막히 입장을 밝혔다.

이해찬 대표는 "어려움이 있을 거라 생각은 되지만, 법무·검찰개혁을 이제 시작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잘 임해주시길 바란다"며 "권력을 상실했던 쪽의 저항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는데 충분히 이 부분은 잘 설득하고 소통해서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공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경중과 선후를 잘 가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이 대표 예방에 이어 이인영 원내대표를 만났다. 이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조 장관을 지명한 것에 뜻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조국 장관을 지켜봤다. 우리 시대 과제인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은 반드시 해야하고 그 적임자는 조국"이라고 했다. 또 "맡겨진 소임을 다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조 장관은 정의당도 예방했다. 정의당은 당초 조국 장관을 '데스노트'에 올리는 방안을 고심하다가 막판에 임명 찬성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축하만 드리긴 어려운 사정이다. 청년들의 좌절과 상처를 접하면서 정의당 역시 고심이 컸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그러나 사법개혁에 대한 문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와 촛불로 시작된 개혁이 수구보수 장벽에 막혀 좌초돼선 안 된다는 믿음으로 대통령 임명권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사법개혁과 정치개혁 이 두가지는 적어도 촛불 정권 하에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개혁과제"라고 강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과의 만남은 불발됐다. 양 정당이 조 장관의 예방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한국당에서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조국 장관 임명 반대'를 외치며 광화문에서 삭발을 강행했다. 이어 오후에는 강효상 의원도 동대구역에서 삭발식을 진행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야권과 만날 계획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 장관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예방 일정도 다시 잡을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사모펀드 의혹 및 5촌 조카 구속, 딸 특혜 의혹 등 현안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야권에서는 이날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조국 장관 예방을 받아준 것을 두고 "야당을 약올리겠다는 제스처"라고 비판했다. 김수민 바른미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국회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모두 조국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이를 받아주는 것은 조국 의견은 들어도 야당 의견과 요청은 안듣겠다는 의사표시"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건 야당을 약올리겠다는 제스처다. 센스 수준이 이 정도인 민주당과 협의를 해야하는 바른미래당 입장에선 답답하기 짝이 없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