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나경원은 안 하나?", 이재정 "삭발 말고 일을"… 잇달아 '조국사태' 물타기
  •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하며 삭발투쟁을 강행했다.ⓒ정상윤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하며 삭발투쟁을 강행했다.ⓒ정상윤 기자
    여성의원들의 잇단 삭발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삭발까지 이어지며 정국이 급속히 냉각됐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냉소와 조롱으로 일관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삭발 말고 일을 하라"며 비아냥거렸고, 정청래 전 의원은 "머리 깎고 돌아다니는 사람들 많겠다"며 조롱했다.   

    이 대변인은 16일 오후 현안 브리핑에서 "제1야당 대표가 해야 할 것은 삭발이 아니라 일"이라며 "황 대표에게는 국회라는 공간에서 일하고 투쟁할 권한이 있으나, 한국당은 이미 합의된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첫 일정마저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지금은 장외투쟁과 단식, 삭발로 분열과 혼란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민생을 챙겨야 할 시점"이라며 "여야 간 초당적 협력과 노력이 절실하다. 국회가 스스로 권위를 세우고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들도 '황교안 삭발'에 각개전투

    민주당 공식 브리핑에 이어 소속 의원들 역시 각개전투에 나선 모습이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개인적으로 국회의원이 단식이나 삭발을 안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국회의원은 얼마든지 언론을 접해 의견을 낼 수 있다"며 "삭발하면 그 자체가 화제가 돼 문제가 희화화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안 되는데 하는 조롱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금 의원은 황 대표의 삭발을 한국당 내부 문제로 치부했다. 그는 "야당 대표가 삭발한다고 극단적 수단까지 나오는 건, 밖에서 홍준표 전 대표 같은 분들이 '조국 낙마 못 시키면 당 지도부는 관둬라' 식의 공격을 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다 보니 한국당 내부 사정 때문에 삭발 이야기가 나온 게 아닌가 한다"고 추측했다.

    정청래 민주당 마포을 지역위원장 역시 이날 SNS에 "가출과 출가의 차이점은, 가출은 집 나간 지 얼마 안 돼 돌아오고, 출가는 오랫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는 것"이라며 "황 대표가 출가 목적은 아닐 테고, 잠시의 일탈이겠지만 머리 깎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겠다"고 비꼬았다. 또 "나경원은? (안 깎나)"이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해찬·이인영, '조국' 언급 삼가며 '민생' 수차례 강조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엄호와 언급을 자제하는 등 '삭발 릴레이'로 상징되는 야권의 강한 반발에 '반응'했다. '민생'을 강조하는 방법으로 '조국 정국'을 피해 가려는 모습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남은 20대 국회가 일하는 국회가 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민생국회, 경제국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번주부터 국회 시간은 오직 민생을 위한 국민의 시간이어야 한다"며 "국민은 '정쟁이냐 민생이냐'를 묻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국회를 민생으로 일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조 장관을 직접 거론하는 것을 최대한 삼가는 모습이었다. 

    이를 두고 한국당은 '진정성'을 강조하겠다는 방침이다. 황 대표 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사실 삭발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말이 많았다"면서 "저쪽에서(민주당에서) 이번 사안의 본질을 희석시키려 하겠지만, 그런데 어찌됐건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당대표 삭발로라도 결연한 의지를 드러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한편, 국회는 17일부터 정기국회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의 합의 실패로 무산됐다. 당장 17일 예정됐던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도 차질을 빚게 됐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피의자가 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참석하는 것이 맞냐는 부분을 두고 이견이 있어서, 이번 주 정기국회 일정은 일단 진행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