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이어 두 번째 여성의원 삭발… 황교안 "할 수 있는 모든 일 다 할 것"
  • ▲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을 한 지 하루 만인 11일 박인숙(서울 송파 갑) 자유한국당 의원도 국회 본관 계단에서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을 강행했다.ⓒ이종현 기자
    ▲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을 한 지 하루 만인 11일 박인숙(서울 송파 갑) 자유한국당 의원도 국회 본관 계단에서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을 강행했다.ⓒ이종현 기자
    박인숙 자유한국당(70·서울 송파갑) 의원이 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반발하며 삭발을 강행했다. 전날 이언주 무소속 의원의 삭발에 이어 여성 국회의원으로 두 번째다. 이날 한국당 지도부는 박 의원의 삭발식을 지켜본 뒤 위로의 포옹과 격려의 악수를 건네 향후 야권의 '삭발 챌린지' 운동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 '문재인 OUT, 조국 OUT' 이라는 피켓을 들고 "민주주의는커녕 기본 상식과 도덕마저 무참히 무너지고 있는 대한민국 현실을 보며 참담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조 장관은 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은 의혹과 반칙, 특권, 부정, 불법을 자행해온 인사"라고 비난했다.

  • ▲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오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조국 법부부 장관 임명에 항의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오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조국 법부부 장관 임명에 항의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 文은 조국 해임하라"

    박 의원은 서울대 의대 졸업 후 울산대 의대 교수를 거쳐 '선천성기형 및 유전질환유전체 연구센터' 센터장을 지낸 소아심장 전문의 출신이다. 재선의원인 박 의원은 조국사태, 특히 딸의 제1논문 저자 논란이 본격적으로 떠오를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의학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사건"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앞에서는 정의를 말하면서, 뒤에서는 본인과 가족의 사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수많은 언론매체가 함께한 기자회견장에서, 또 국회 청문회장에서도 눈 하나 깜짝 안하고 끝까지 거짓말을 했다"고 성토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많은 의혹이 제기된 조국을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의혹 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안 좋은 선례'라면서 결국 임명을 강행하는 아주 나쁜 선례를 남겼다"며 "범죄 피의자를 법무장관에 앉히며 '개혁'을 입에 담는다는 건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검찰총장에게 '살아 있는 권력에도 엄정히 대하라고 부탁했으나, 조국 사태에서 드러난 정부여당의 대응은 '우리 사람은 빼고'였다"며 "즉시 조국을 해임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 조국과 그 일가를 둘러싼 모든 의혹에 철저한 수사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이날 삭발에 나선 배경을 두고 "삭발로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우리의 몸부림이 건국 이후 70년간의 기적을 이뤄냈음에도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대한민국을 일으키는, 작은 밀알이 되고자 했다"며 "자신들만이 정의요, 절대 선(善)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무참히 훼손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 퇴진에 함께 싸워달라"고 호소했다.
  •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해임을 요구하며 삭발한 박인숙 의원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이종현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해임을 요구하며 삭발한 박인숙 의원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이종현 기자
    당협위원장도 같은 장소서 삭발…지켜본 당 지도부

    이날 박 의원에 이어 김숙향 한국당 서울동작갑 당협위원장도 같은 장소에서 삭발을 강행했다. 당초 국회 사무처는 '국회의원이 아닌 사람은 본청에서 삭발이 불가능하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가 5월 패스트트랙 정국 때 현직 의원 및 당협위원장이 함께 삭발한 전례를 들면서 삭발식이 진행됐다.

    한국당 소속 의원의 첫 삭발이었던 만큼, 이날 삭발식에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비롯해 김도읍·김성태·정양석 의원 등이 함께 자리했다. 황 대표는 엄중한 표정으로 박 의원의 삭발식을 지켜본 뒤 위로의 악수를 건넸다. 삭발 과정에서 박 의원이 눈을 질끈 감자 당 관계자들은 '힘내시라' '응원한다' 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국당 지지자 일부도 몰려와 "나경원이 (머리를) 밀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외치기도 했다.

    황 대표는 "국민의 뜻을 거스른 조국 임명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그리고 반드시 잘못된 조국 장관 임명을 끝장내도록 하겠다. 그 선두에 우리 의원과 당협위원장이 삭발했다. 당원 모두가 저부터 가슴에 새겨서 반드시 이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도록 하겠다. 가열찬 투쟁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당대표 차원의 릴레이 삭발 독려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강구하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를 두고 한국당 한 관계자는 "대표 등이 직접 나서서 릴레이에 동참하기는 어렵지 않겠나. 다만 나 원내대표도 삭발투쟁을 존중한다는 발언을 한 만큼, 릴레이 바람이 이어질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