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KBS가 민노총 방송 돼… 공영방송 사장 자질 없다"
  • ▲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다.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20일 논평을 내고 "양 후보자는 공영방송 사장의 능력과 자질이 없다. 자진사퇴하라"며 국회 일정 보이콧에 들어갔다. 그러나 더욱 눈길이 가는 점은 여권에서조차 양 후보자를 향해 "균형을 유지하라"는 주문을 했다는 점이다.

    이날 송희경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양승동 후보자는 공영방송 KBS 사장으로서 능력과 자질이 부족한 것은 물론 도덕성에도 흠결이 있는 부적격 인사"라며 "시민들 앞에 부끄럽지도 않은가.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국민께 사과하고 자진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송 대변인은 "양승동 후보자는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 참석 문제에 대해 지난 청문회, 국정감사, 이번 청문회까지 논란을 이어가며 명쾌한 해명과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며 "거짓말과 모르쇠로 일관하다 증거가 나오자 마치 제3자의 행위를 묘사하듯 대답하는 양 후보자의 모습이 실소를 넘어 안쓰럽기까지 하다. 청와대는 KBS를 더 이상 정권의 낙하산 놀이터로 만들지 말라"고 촉구했다.

    야권 "KBS는 민노총 위한 방송인가" 질타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탈세 의혹, 세월호 당시 음주가무 의혹,  편파방송 논란 등에 대한 야권 의원들의 해명 요구에 휩싸였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양승동 체제의 KBS는 오로지 민주노총을 위한 방송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KBS의 경영 악화 상황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KBS가 올해 583억 원의 적자를 냈다"며 "양 후보자가 경영에 대한 기본적 지식도 부족해 회사를 망하게 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당 최연혜 의원 역시 "7개월의 임기 동안 경영은 피폐화됐고, 직원 메일 사찰 등으로 신(新)공안정국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3월 인사청문회 당시 논란이 됐던 세월호 당일 음주가무 의혹도 다시 한번 도마에 올랐다. 양 후보자는 이날 "노래방은 갔지만 노래는 하지 않았다. 어쨌든 참사 당일 그런 모임을 가진 것은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송구하다"는 대답을 내놨다.

    여당에서조차 "노사 일체화 옳지 않아" 지적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현 KBS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사내 구성원이 많이 분열된 만큼 갈등 봉합을 위해 이제는 어느 정도 균형을 찾았으면 한다. 노사의 일체화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성수 민주당 의원 역시 "근현대사 프로그램에 대해 역사 왜곡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20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양승동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자유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으로 이날 일정은 모두 취소됐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해임된 고대영 전 사장의 잔여 임기를 수행 중인 양 후보자는 청문회 이후 대통령 재가를 받으면 사장직을 연임하게 된다. 새 임기는 24일부터 향후 3년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