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 6일 일정 없어… 9~13일 인도 싱가포르 순방 귀국 후 17, 18일 또 일정 없어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대전 장태산휴양림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여름휴가를 맞아 방문했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대전 장태산휴양림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여름휴가를 맞아 방문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공개일정이 줄어든 모양새다. 청와대는 8일 "대통령의 공개일정이 없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9일에도 이렇다 할 공개일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다녀온 것은 지난주. 업무에 복귀한 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도, 이틀이나 연속해서 공개일정이 잡혀 있지 않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연초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숨가쁜 일정을 시작, 남북정상회담 등을 소화하며 광폭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6월 이후 급격하게 일정을 줄였다. 6월 말에는 '감기몸살'을 이유로 급작스럽게 일정을 취소하고 휴가를 쓴 적이 있다.

    7월에는 공개일정이 없는 날이 무려 1주일에 달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4일, 6일, 17일, 18일에 대통령 공개일정이 없었다"고 했다. 그 중간에 끼인 7월 9일부터 13일까지는 인도~싱가포르 순방이었다. 이 점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은 보름 동안, 격일로 공개 일정을 갖지 않은 것이 된다.

    '공개일정' 없다고 쉬는 건 아니겠지만…

    물론 공개일정이 없다는 것이, 관저에서 쉬면서 하루를 보냈다는 의미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청와대는 대통령 일정을 사후에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대통령 일정이 없다"고 브리핑했던 지난 7월 4일, 대통령은 여민관 집무실에서 안보실·정책실·비서실 업무 현안보고와 일일 현안보고를 받았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다만 이 일정은 공개되지 않는 것들이어서 언론이 청와대 발표를 직접 확인할 수는 없다. '깜깜이' 일정인 셈이다.

    끊이지 않는 '대통령 건강 이상설'

    일각에서 제기한 '대통령 건강 이상설'이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는 배경에는 '비공개 일정'이 갑자기 급증한 탓도 크다. 국내외 현안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한시가 급할 상황이다. "그런데 대통령 일정은 오히려 줄었든 것이 이상해 보인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성적표는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이후,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정부는 6.12 미북 정상회담 이후 '종전선언' 등을 통해 남북관계를 계속 이어가려는 구상을 하고 있지만, 미북 간 비핵화 이행 논의에서 속도가 나지 않으면서 애를 먹고 있다. 기무사 개혁, 국정원 개혁 등 적폐청산 움직임도 계속 가져가고 있지만 지지율이 크게 반등하지 않는 등 여론의 반응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자리 역시 문 대통령의 공약을 크게 밑돌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경기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뒤를 따랐다. 지지율이 살짝 반등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전반적으로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A4 용지를 들고 이야기를 한 데 대해서는 당시에도 논란이 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월 27일 "내가 이만큼 준비를 철저히 해왔다는 성의 표시로 알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했다는 점을 환기시켜드리고 싶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靑 "빡빡한 일정은 무리" 인정한 셈

    청와대는 "일정을 과하지 않게 조정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오전 "와 달라거나 올라오는 일정은 많지만, 현실적으로 전부 소화하긴 어렵다"며 "의미가 적은 일정은 줄이려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급적 3일 연속으로 일정을 잡는 경우도 지양하려 노력한다"면서 "(그렇게 하면) 대통령은 물론이고 참모진들도 힘이 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체력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은 셈이다.